신한중 기자 | 178호 | 2009-08-19 | 조회수 5,432
Copy Link
인기
5,432
0
지난 5일 일산의 한 개인병원에서 발생한 간판 화재 현장, 화재로 인해 시커멓게 타버린 LED 채널사인과 SMPS의 모습이 보인다.
안전인증 없는 SMPS 사용시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 있어 방수기능·과전압보호 기능 등 SMPS 자체적인 안전성 갖춰야
불법 SMPS 사용에 따른 LED간판의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 위치한 6층 건물의 3층에 설치된 한 개인병원의 LED간판이 시커멓게 타버리는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주민신고에 의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간판추락이나 화재 여파에 따른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실로 위험천만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병원의 간판은 3구형 모듈이 내장된 알루미늄 캡채널 사인으로 올 2월경 설치돼 약 6개월간 사용됐다. 간판에서 불이 난 부분은 업소명 우측 업소의 층수를 표기한 소형 채널사인과 그 아래 설치된 두 개의 SMPS였다. 이번 화재의 원인에 대해 관할부처 공무원 및 관련 전문가들은 SMPS의 과열로 인해 발생한 사고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공부주의로 일어난 사건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설치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화재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 화재는 채널사인 내부에서 불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옮겨 붙은 것으로 채널의 밑에 설치된 SMPS로부터 발생한 불이 상단의 채널사인으로 옮겨 붙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 현장을 살펴본 한 전문가는 “플라스틱소재의 밀폐된 방수케이스 속에 들어있던 SMPS의 발열이 높아짐에 따라 쿨링펜이 과도하게 작동되고 이로인해 전류의 공급이 과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인해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화재의 원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자체적인 방수기능이 없는 산업용 SMPS는 간판 작업을 위해 옥외환경에 설치할 때 필수적으로 플라스틱 소재의 방수케이스를 씌어야 한다. 하지만 발열량이 매우 높은 SMPS를 밀폐된 용기 속에 가둬 놓을 경우 제품에서 발생한 열이 외부로 배출되기 어려워 온도상승에 따른 화재발생의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이번 사건현장에서 사용된 SMPS의 경우 KC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제품으로 현행법상으론 명백한 불법제품이다.
LED간판에 사용되는 SMPS는 산업용과 조명용의 구분 없이 혼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007년 7월 발효된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전기용품 및 공산품 중 구조·사용방법 등으로 인해 화재·감전 등의 위험 및 장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는 제품은 관련법에 의해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전기제품안전협회의 김주삼 과장은 “현재 조명기구용 컨버터에 대해서는 모든 제품이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LED용으로 나온 SMPS라면 필수적으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80% 이상이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며 “안전성이 검증되기 않은 산업용 SMPS는 옥외환경에 노출됐을 때 화재 등 안전사고의 발생소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안전인증도 중요하지만 이도 최소한의 기준일 뿐 SMPS 자체적으로 방수기능, 과온도 방지, 과전압 및 과전류 방지 기능과 같은 안전장치가 내장돼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ED간판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금 LED를 사용해 어떻게 간판을 꾸밀 것이냐를 생각하기에 앞서 안전성의 문제부터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