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78호 | 2009-08-19 | 조회수 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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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잡아라’… 글로벌 기업들의 ‘관문(關門)’ 쟁탈전 이색적인 입체형 광고물 ‘눈길’
반도와 섬으로 이루어진 말레이시아는 지리적인 특징과 다민족 국가라는 성격 때문에 중국·인도·이슬람 문화와 동남아시아의 고유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다민족, 다언어, 다문화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중할 수 없는 다양성이 도시 전체에 존재하며, 그런 만큼 첫 인상은 복잡하면서도 신기하다. 각기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그리고 현란한 광고판들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이미지를 뿜어낸다. 쿠알라룸푸르의 옥외광고는 문화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채롭다. 규제가 까다로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과 형태의 광고물들이 도심 풍경에 색다른 이미지를 덧씌우고, 이곳이 ‘다양성’의 집약체인 말레이시아의 중심, 쿠알라룸푸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쿠알라룸푸르의 광고문화를 들여다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이번 호에서는 말레이시아의 관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고속도로의 야립 광고물을 사진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삼성의 ‘관문 마케팅’ 눈길
삼성은 전세계 공항에서 ‘관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출국수속을 밟기 위해 향하는 길목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삼성의 대형 라이트박스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출국 게이트를 나서면 이번에는 대형 LED전광판의 프레임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SAMSUNG’이라는 글자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등장하는 첫번째 야립광고의 주인공도 삼성이다. 삼성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길목 길목의 가장 좋은 목을 선점, 글로벌 기업들과의 광고 경쟁에서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 가운데서는 금융업체들이 광고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사진은 말레이시아 투자은행인 CIMB와 RHB의 야립광고.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는 수십여개의 옥외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기업들이 공항 광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각국의 가장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통과하는 관문이기 때문. 국내기업으로는 삼성,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이 야립광고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야립광고는 단순한 평면적인 형태가 아닌 입체형으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차를 세우고 난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남녀의 모습을 조형물로 제작한 점이 특이하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니콘 등 일본기업들은 쿠알라룸푸르의 관문인 국제공항부터 쇼핑1번지 부킷 빈땅까지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치며 적극적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공항 고속도로변 야립광고의 상당수도 일본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샤프는 심플하게 브랜드 로고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브라운관 밖으로 빠져 나온 표범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역동적인 느낌을 살린 광고로 시선을 모은다. 많은 일본 브랜드 속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IT 가전기업인 하이얼의 광고판도 눈에 띈다.
쿠알라룸푸르의 옥외광고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입체형의 광고물들.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나 이미지의 일부분이 사각 프레임 밖으로 빠져 나오도록 제작해 시각적 재미요소를 주고 높은 주목도를 끌어낸다. 말레이시아 최대 정유사인 페트로나스, 동양 최대의 워터파크를 갖추고 있는 선웨이라군 리조트 등의 입체형 광고가 눈길을 끈다. 도요타의 브랜드 히노는 로고를 입체형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