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78호 | 2009-08-19 | 조회수 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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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사거리에 위치한 삼성생명 강동센터. 꽃 등 식물의 이미지로 4계를 연출하고 있다.
미디어파사드 겨냥한 관련 규정 부재
사명 등 문자 사용하면 광고로 해석해 불법 문자 대신 이미지 연출 사례가 대부분
최근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고 있는 미디어파사드에는 사명 등 문자 대신 종종 특정 작가의 예술작품 등 이미지들이 동적으로 연출된다. 거대한 제작비를 들여 제작한 미디어파사드에 이왕이면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문구를 넣으면 좋겠지만, 그대신 화려한 이미지 전달만이 넘쳐나는 이유는 바로 규제 때문이다. 미디어파사드는 신종 파사드 기법이라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를 겨냥한 관련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명이나 기업을 홍보하는 문자를 직접 사용할 경우 이는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따라 광고물로 간주된다. 따라서 대부분이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천호사거리에 위치한 삼성생명 강동고객센터 미디어파사드의 경우, 다양한 꽃과 나무, 새 등의 이미 약 40컷이 표출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홍지윤 퓨전동양화가의 작품 중 사계와 관련된 부분을 사용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 미디어파사드 제작을 담당한 실버피쉬 홍경태 대표는 “건물의 외벽이지만 상업적 공간이기 때문에 문자의 사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미지 표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례와 달리 만약 문자가 적용되고 광고물로 해석하게 될 경우,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 제31조에서 정하고 있는 ‘네온 및 전광류의 표시방법’ 중 ‘교통신호기로부터 보이는 직선거리 30미터이내에는 빛이 점멸하거나 신호등과 같은 색깔(적색·황색 또는 녹색)을 나타내는 광고물을 표시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내용과 직접적으로 충돌한 소지가 크다. 그런가하면 지자체마다 광고물 관련 규정이 다르고, 이에 따라 해석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혼란 또한 가중되고 있다. 문자가 없으면 광고물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삼지 않는 지자체도 있지만, 이미지가 다분히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 해당 기업을 연상케 하므로 광고물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같이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게 되면 많은 사례들이 불법으로 규정될 소지가 있고, 지자체마다 형평성 문제 또한 불거질 수 있다. 이같이 미디어파사드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가운데 최근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이 개정을 앞두고 있어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 지역녹색성장과 정진호 사무관은 “문자가 들어가면 당연히 상업 광고물로 보기 때문에 모두가 불법이 되지만 대부분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어 크게 문제될 소지는 없다”며 “법 개정 전에 관련 규정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미디어파사드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파사드에 광고를 유치할 수 있다면 그 매체적 가치가 엄청날 것”이라며 “옥외광고물관리법과 충돌의 소지가 줄어들 수 있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경쟁력있는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다면 글로벌 광고 유치의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_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 공공디자인 담당관 김성보 팀장
“지나치게 상업적·빛 공해 유발 등 문제 많아” “미디어파사드 관련한 조속한 대책 마련중”
-공공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관련 정책들을 추진하는 서울시인만큼 미디어파사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어떤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관련 사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 미디어파사드를 공공적인 차원에서 시도하기도 하지만 상업적인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도시환경의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
-도시공해를 유발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빛도 엄연히 공해이다. 보행자나 인근 주민들에게 빛 공해를 유발하고,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또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한다면 인근의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생태환경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파사드의 바람직한 설치 방향은 무엇인가. ▲설치해야 하는 장소의 지역적 특성과 주변 환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고, 빛 공해 방지 차원에서 조도나 속도 등 기술적인 부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대응방안을 마련중인지. ▲시는 지금 미디어파사드의 무분별한 난립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조속한 대책 마련을 수립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