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신한중 기자 | 178호 | 2009-08-19 | 조회수 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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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기술발달에 힘입어 2~3년 사이 비약적 성장
도심 속 미디어파사드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왼쪽은 신문로의 금호아시아나 본관, 오른쪽은 강남구 신사동의 BK성형외과.
대기업들 빌딩에 속속 설치되다 최근엔 생활형 매장으로 침투 마케팅적 가치 어마어마… 관련 법·제도 정립 등 과제 남아
‘도시의 표정을 디자인한다’ 얼마 전 금호건설이 각종 인쇄 매체와 온라인 플래시 광고 등을 통해 선보였던 헤드 카피다. 그런데 이 헤드카피와 함께 내세우고 있는 광고의 메인 이미지는 바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빌딩이다. 금호건설이 다른 이미지 대신 자사 빌딩을 광고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데에는 그만한 가치와 충분한 이유가 있다. 금호아시아나 본관 빌딩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할 정도로 화려한 자태를 갖춘 모습으로 올 봄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 빌딩이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면서 도시의 랜드마크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은 다름아닌 미디어파사드의 힘이다. 신문로의 기존 사옥(금호아시아나 1관)과 마주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본관은 연면적 약 6만㎡, 높이 119.5m, 지상 29층, 지하8층 규모의 건물. 그 건물 높이의 약 75%에 해당하는 91.9m 높이와, 폭 23m의 미디어파사드가 연출돼 있다. 사용된 LED 소자만 무려 6만 9,000여개에 달하며 단청 컬러로 표현한 서울의 영문명칭 ‘SEOUL’, 종이비행기, 한글 훈민정음 등 26개의 동적인 영상이 구현된다. 이 건물처럼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건물 외벽에 동적인 그래픽이나 영상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파사드는 21세기형 뉴미디어로 무한 가치와 잠재력을 지닌 무서운 매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 국내 설치 현황은 국내 미디어파사드의 출발점은 2004년도에 제작된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이다. 홀로그램이 부착된 지름 83㎝의 유리디스크 4,330장을 부착해 외벽을 꾸미고 유리디스크 뒷면에 RGB 컬러 한 조씩 적용해 프로그래밍화한 LED조명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동적으로 연출한다. 이후 2006년도 서울시청사 주변의 삼성화재, 역삼동의 GS타워, 스타타워 등을 통해 미디어파사드 설치가 본격화됐다. 지난해에는 상암DMC LG텔레콤과 LG CNS 신사옥이 대형 미디어파사드와 함께 그 위용을 드러냈으며, 올 들어선 신문로의 금호아시아나 본관 설치 사례가 미디어파사드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같이 미디어파사드는 대기업의 사옥에 설치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최근 대기업이 아닌 일반 병원 건물에도 미디어파사드가 등장해 주목된다. 강남구 논현동의 BK성형외과가 그것인데, 이곳에 미디어파사드가 들어서자 이에 질세라 병원 길 건너에 있는 미성형외과 역시 미디어파사드를 경쟁적으로 설치했다. 그런가 하면 미디어파사드가 고층빌딩에만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아디다스 명동 매장이나 삼성생명 강동고객센터와 같이 1~2층 정도의 매장형 건물에도 도입되고 있으며, 음식점에 설치된 사례까지 나와 생활 속으로 더 깊숙하게 침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디어파사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첨단 미디어 기법과 다량의 광원이 투입돼 제작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아직까지 개인 사업자가 접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 왜 미디어파사드인가 그렇다면 대기업 뿐 아니라 자본력을 지닌 일반 점포들까지 미디어파사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빌딩에 강한 ‘엣지’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형형색색의 풀컬러 LED가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그래픽이 빌딩을 타고 흐르면 보행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으며, 오랜 여운마저 남긴다. 이같은 점을 겨냥해 기업들은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마케팅 효과를 얻으려고 한다. 따라서 미디어파사드에 구현되는 이미지들은 대부분 기업의 정체성을 반영한 것들이다. 미디어파사드는 랜드마크적인 가치도 함께 상승시킨다. 뉴욕의 타임스퀘어스에 세워진 화려한 전광류 광고물들이 관광객들의 사진 배경이 되듯이 하나의 명물로 관광, 만남, 휴식 공간이라는 가치가 유발된다. 연관산업 발전도 무시할 수 없다. 일례로 빌딩의 규모에 따라 수천에서 혹은 수만개의 LED 조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LED 업계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이를 기획하고 제작 설치하는 과정에서 기획자, 조명디자이너, 조명기술자 등 다수 관련 전문가들의 일자리 창출이 수반될 수 있다.
◆성장 배경은 무엇인가 국내 미디어파사드는 최근 1~2년 사이에 두드러지게 증가한 모습이다. 미디어파사드가 최근들어 급성장한 주된 배경은 LED조명 산업의 가파른 성장에 있다.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수성 등 옥외 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지고, 탁월한 휘도와 총천연 컬러의 구현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별 조명을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러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미디어파사드의 동적인 이미지들을 제어하는 핵심 장치가 바로 컨트롤러이기 때문이다. 컨트롤러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디어파사드 위의 이미지들은 보다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컨텐츠 개발의 중요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대륙기술 최운용 팀장은 “미디어파사드 구축에 있어 하드웨어 디자인 이상으로 콘텐츠의 개발이 중요하다”며 “아무리 우수한 디자인이라도 그 디자인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홍보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 앞으로의 전망은 미디어파사드가 계속 성장해 나가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외국의 경우 미디어파사드를 광고유치 수익원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통해 광고를 할 경우 옥외광고물등관리법상 불법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미디어파사드의 콘텐츠가 대부분 예술작품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미디어파사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측은 “미디어파사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는 연간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같은 마케팅적 가치로 인해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미디어파사드에 주목하고 있다. TBWA 관계자는 “최근 도심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는 빌딩 사막에 조성된 오아시스로 느껴질 정도로 도시 풍경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으며, 하나의 소통매개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디어파사드가 미디어의 새로운 대안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며 이를 위한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6면,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