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179호 | 2009-09-02 | 조회수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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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석 지부장, 수의계약 업체 물색 명목으로 수천만원+자재공급권 챙겨
중구청, 지부장이 물색한 외지업체와 4억2천만원 공사 수의계약 실제 공사는 지역업체들이 지부장으로부터 헐값에 하청받아 진행
대구의 한 구청이 발주한 간판 정비사업에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구지역 옥외광고 사업자들이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있다. 구청이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외지 업체에 수억원대의 간판공사 사업권을 수의계약으로 넘겨주고 이 과정에서 옥외광고협회 현직 지부장이 수의계약 업체 물색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리 의혹과 함께 협회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뒷말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사업자들은 관청의 담당부서 공무원들 및 현직 지부장이 직접 관여된 일이라 드러내놓고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협회 관계자들은 계약업체가 아닌 지부장이 계약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지역 회원사들에 공사를 하청으로 맡겨 진행한데다 공사에 필요한 주요 자재들에 대한 공급권까지 독점했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옥외광고협회 대구지부 및 중구지회 소속 회원들에 따르면 대구 중구청은 올해 초 총사업비 12억5,000만원 규모의 동성로 거리개선사업을 전개하면서 약 4억2천만원(부가세 제외시 약 3억8천만원) 규모의 간판정비공사 사업권을 인천에 소재한 B사에 넘겨줬다. B사는 한 국가유공자단체가 설립한 법인사업체다. 중구청 관계자는 “예산회계법상의 예외규정에 근거해서 수의계약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계약이 이뤄진 직후 노민석 대구지부장이 B사 20%와 자신 몫 10%를 제외한 70%의 금액으로 대구지부 산하 중구지회에 공사를 넘겨주려 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초 구청측과 대구지부 및 중구지회 관계자들 사이에는 정비사업의 혜택이 관내 사업자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수의계약 방법을 거쳐 지회에 공사를 넘기는 쪽으로 공감대가 마련돼 있었기 때문. 그러나 노 지부장이 공사예산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고 중구지회에 넘겨주자 지회는 긴급 회원총회를 소집, 토론과 투표 끝에 포기를 결정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하자는 회원사도 있었지만 껍데기만 넘겨받는 꼴이어서 하지 말자는 회원들이 더 많았다”면서 “회의에 노 지부장이 직접 참석해 B사에 수수료로 20%를 주고 자신은 10%를 먹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B사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회가 하청을 포기하자 노 지부장은 지역업체들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을 벌여 8개(1개사는 중도 포기)를 선정, 하청을 맡겼다.
결국 공사는 점포주 동의서를 받는 일부터 제작 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사 과정이 이들에 의해 진행됐으며 B사와 노 지부장 업체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노 지부장은 한편으로 하청업체들이 간판 제작에 들어가는 주요 소자재인 프레임, 채널, LED, SMPS를 자신으로부터 독점 공급받도록 했으며 이에 일부 회원들로부터 이중으로 이권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한 회원업체 관계자는 “B사는 공사를 가져오기 위해 동원한 명목상의 계약자일 뿐이고 실제 사업권을 쥐고 흔드는 것은 노 지부장”이라면서 “노 지부장이 B사를 연결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는데 이익은 독차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B사에 수수료 20%를 주어야 한다고 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면서 “지부장이 처음 B사와 수수료를 거론할 때는 대부분 회원들이 광고물조합의 통상 수수료(4~6%) 정도를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에 참여한 지역 하청업체들은 본지의 취재 질문에 한결같이 “말하기 곤란하니 지부장에게 물어보라”고 회피하면서도 노 지부장으로부터 일을 받아 하는 것임을 확인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부장이 일을 갖고 와서 하는 것인데 계약은 지부장하고 했다고 할 수도 있고 안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게 내용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직접 계약을 하지는 않고 하청받은 개념”이라면서 “얘기하기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 지부장에게 전화해보라”고 말했다.
노민석 지부장 문답
“B사 찾아내는데 개인비용 많이 투자돼 내몫 주장하는 것”
-공공사업에서 개인몫 10%를 주장하는 근거는. ▲B사를 찾는데 많은 개인비용이 투자됐다.
-온라인시대에 업체 하나 찾는데 수천만원이 들어가나. ▲사업건 때문에 B사를 알게 됐고 그 사업건 추진에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사업 때문에 알게 됐으니까 그 사업에 들어간 비용 전체가 찾는비용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B사와는 어떤 관계인가. ▲다른 사업건을 추진하면서 알게 됐고 지금은 내가 B사 영남지사로 별도의 사업자등록이 돼있는 상태다.
-하청업체들에 대한 자재 공급을 독점해서 이중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자재를 싸게 하기 위해 전체 물량을 공급한 것이다. 업체들한테 이익이다. 나중에 업체들은 직접 네고를 해서 더 싸게 공급받았다.
-지부장이 회원들의 이익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있는데. ▲지부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 문답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는 검토해봐야 알 수 있어”
-B사와 수의계약을 하게 된 배경은. ▲B사가 찾아와 참여를 요청해서 예산회계법상의 예외규정에 근거해 4억몇천에 수의계약했다.
-사전에 협회 관계자를 만나 수의계약 방법을 활용하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 사실 없다.
-계약서에 공사를 하도급줄 수 있도록 돼있나. ▲하도급에 관한 내용은 없다. 다만 B사가 다 못하고 인력이나 장비를 지역에서 쓸 텐데 그럴때는 가급적 관내 업체들을 써달라는 의사를 밝힌 적은 있다.
-계약업체가 20%, 업체를 소개해준 사람이 10%를 챙기고 공사는 남은 금액으로 지역업체가 100% 하청처리했는데 이런 사업 진행이 문제가 안되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는 검토해 봐야 안다.
-지부장이 소개료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챙겨서 회원들이 문제삼고 있는데. ▲모르는 일이다.
동성로 간판정비 사업은… 대구역~대구백화점 670m 간판 120여개 교체 대구지역 옥외광고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동성로 간판정비 사업은 중구 동성로변 대구역에서 대구백화점에 이르는 670m 구간을 대상으로 중구가 전개하고 있는 가로개선사업 중 2개 건물의 120여개 간판을 교체하는 사업. 전체 개선사업의 사업비는 정부 교부금과 시비,구비를 합해 12억5,000만원이며 이 가운데 간판정비 사업비만 부가세 포함 4억1,900만원이다. 중구는 설계안을 공모로 선정한 뒤 이를 토대로 사업물량을 쪼개 총 9차례 수의계약과 공개입찰로 발주했으며 규모가 가장 큰 간판정비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했다. 중구는 사업자선정 직후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방침에 따라 계약금의 70%를 지급했으며 지난 3월에 간판 정비를 시작해 7월 말경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점포주 동의절차 등으로 늦어져 구청측은 9월 중순경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 선정 이후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사업권을 둘러싼 내적 갈등이 밖으로 드러나지만 않은채 커져 가다가 최근 일부 회원사들이 본지에 조직적인 부정·비리라며 제보를 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노민석 지부장이 공공 사업에서 막대한 이권을 챙겨 지회 회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고 그 때문에 언젠가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내 옥외광고 사업자들에게 간판정비사업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심하던 대구시의 다른 구청들이 공개입찰로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는 얘기가 대구지역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