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80호 | 2009-09-16 | 조회수 2,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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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경기불황 겹쳐 매출 ‘뚝’… 사상 최악의 동면기 생존 자체가 목적… 장기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 찾기 부심
실사출력업계가 공급과잉에 따른 과당경쟁과 단가하락, 정부와 지자체의 입체형 광고물 장려 및 출력물 규제정책, 경기불황 여파 등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사장비 공급업체들이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불과 2~3년전까지만 해도 활황을 누렸던 실사출력장비시장은 실사출력장비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1990년 후반 이래 최악의 동면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장비 국내 총판을 통해 장비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대리점들의 수도 크게 줄었고, 많은 업체들이 직원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살아남기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한동안 엄청나게 팔려나갔던 중국산 솔벤트 장비의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관련 공급업체들은 상당수가 정리가 된 상황이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산 장비의 매기도 거의 끊기다 시피 했다. 국내 실사출력시장의 4대 메이저 업체라고 할 수 있는 디지아이, 마카스시스템, 코스테크, 태일시스템 등도 급격한 시장 위축과 판매 하락으로 고전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 실사출력업계가 다소 활력을 찾는 분위기이고 잉크, 소재 등 소모품의 판매량도 늘고 있는 등 바닥을 점차 확인해가는 모습이다. 여름 비수기를 지나 가을 문턱에 들어선 상황에서 실사출력장비공급시장의 지형도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4대 메이저 업체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토종 라지포맷프린터제조업체인 디지아이는 원화 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축적된 기술력을 무기로 수출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내수 매출 부진을 보전해 온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움츠러든 내수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엔화,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수입장비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제조메이커로서의 강점을 살려 ‘안방’을 지키는데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4색 더블헤드의 고속·고해상도 대형 솔벤트장비 ‘PS-3204D’를 필두로 품질 안정화를 이룬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솔벤트장비의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장비 세분화 전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디지아이, 제조사의 경쟁력 무기로 내수 지배력 강화
폴라젯의 컴팩트형 모델에 해당하는 1.8m폭의 솔벤트장비 ‘PS-1804’, 스펙트라 헤드를 6색 더블로 장착한 최상위급 모델 ‘PS-3206D’ 등의 신장비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들어 8월 광주옥외광고대상전, 9월 경기디자인페스티벌 등 지방 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침체된 시장상황 속에서도 리딩컴퍼니로서 시장의 수요를 창출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마카스, 직판체제·잉크· 풍부한 라인업 무기로 ‘선전’
일본의 제조메이커로부터 장비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마카스시스템, 코스테크, 태일시스템은 지난해 말 불어닥친 엔고 쇼크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한바탕 곤혹을 치른 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시장위축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전’에서 버틸 수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미마키의 국내총판인 마카스시스템은 업계에서 가장 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직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수성, 솔벤트, UV까지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풍부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성안료장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JV4-160의 후속으로 출시된 뉴 엡손헤드의 JV5 시리즈와 JV33시리즈가 월등히 향상된 출력속도와 합리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1세대 엡손헤드 수성장비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고, 올 상반기 출시된 프린터&커팅 복합기 CJV30시리즈는 가격 대비 높은 효율을 메리트로 틈새시장을 만들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올 상반기 수십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UV프린터의 라인업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높다. 미마키가 선도적으로 UV프린터시장을 이끌어 오고 있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마카스시스템은 고정밀·소형 UV프린터 ‘UJF-605CⅡ’, 최근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출시된 LED방식의 대형프린터 ‘JFX-1631’, LED방식 롤 타입 UV프린터 ‘UJV-160’ 등 다양한 제품구색을 무기로 UV출력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토의 국내총판인 코스테크는 지난해 엔고 쇼크로 부침을 겪였으나 조직 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효율성 극대화에 주력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안정화를 이뤘다. 하반기 들어서는 매출이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무토에서 뮤바이오 잉크 뿐 아니라 다양한 잉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밸류젯 하이브리드의 버전업 모델 ‘VJ-1608H’를 출시하는 것에 맞춰 가죽(레자), PVC, 종이, 목재, 폼보드 등 다양한 소재에 적합한 잉크를 개발·공급하며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테크는 개선된 장비성능과 강화된 잉크 적용성, 그리고 여타 UV프린터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하반기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롤랜드의 국내총판인 태일시스템은 ‘하이파이젯프로2(FJ-740K)’라는 효자 장비로 여전히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완제품 수입이 아닌 본사 공장에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따르는 코스트 절감 요인이 있고, 180폭이 시장에서 어필하는 부분이 있어 엡손 1세대 헤드를 장착한 구형장비 임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건재하다. 그러나 솔벤트장비 라인업이 취약한데다 하이파이젯프로2를 잇는 차세대 전략장비가 부재하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태일시스템은 또 오래 전부터 디지털날염(DTP) 사업에 주력해 왔는데, 시장의 개화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국내시장에서 파급력을 가져올 만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코스테크·태일, 조직개편 등 전열 재정비하고 ‘기지개’
이런 가운데 시장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생산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후속모델 ‘아라크네S’, ‘아트릭스E’ 등을 지난 9월 초 열린 ‘프리뷰인서울2009’를 통해 선을 보여 눈길을 모았다. 한편으로 이들 DTP장비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양장·제본, 스크린인쇄 대체 등 다양한 틈새시장 찾기에도 부심하는 모습이다. 장비공급업체들에 있어 장비의 공급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소모품인 ‘잉크’다. 잉크라는 방대한 부가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요즘 같이 장비 판매가 극히 저조하고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특히 ‘잉크’가 장기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전략 무기가 될 수 있다. 터널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잉크’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고 있는 공급업체들은 오래 버틸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들 메이저 공급업체들은 잉크공급 전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경험을 하기도 했다.
‘잉크’를 잡는 자가 웃는다… UV시장에선 일리정공 두각
한편 360노즐의 뉴 엡손헤드를 탑재한 고속·고화질 장비로 성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정품잉크 사용에 따르는 부담 때문에 일반 실사출력시장에 접목이 더디게 진행됐던 ‘엡손 스타일러스 프로 11880’의 경우 지난 7월 품질 안정화를 이룬 업그레이드된 벌크잉크시스템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UV프린터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불황과 시장경기 악화 요인 등으로 당초 업계가 기대했던 만큼의 시장 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입산 UV프린터의 경우 특히 장비가격이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국내제조업체로서 UV출력시장을 초기 때부터 선도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는 일리정공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월등해 개선된 제품력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고시장보다는 건축·인테리어 등 여타 산업분야에의 접목이 더 활발하다. 가격 경쟁력이 탁월하다는 점도 시장에서 크게 어필하는 대목으로 손꼽힌다. 일리정공은 올해 들어 2월 경향하우징페어, 7월 MBC건축박람회, 8월 국제특수인쇄산업전 등 잇따라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며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잉크테크가 미드레인지급 UV프린터 ‘제트릭스’를 출시하며 경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