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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4 18:32

지방중소도시 간판정비사업 공모 불공정성 논란

  • 이승희 기자 | 182호 | 2009-10-14 | 조회수 2,52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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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참가업체들에 상이한 기준 적용 
참가 업체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비난
 
한 지방의 중소도시 자치구인 D구가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불공정한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D구는 지난 7월 도시경관을 저해하고 있는 무질서한 간판을 지역특성에 맞게 정비한다는 명목 아래, 약 300m 이상되는 구의 중심상업지역을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조성키로 했다. 약 7억원을 투입해 160개 업소의 400여개 간판을 교체하는 사업이었다. 
이를 위해 협상에 의한 계약(제안 공모)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지역 제한을 두지 않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모인 만큼 전국 각지의 업체들이 해당 공모에 지원해 경쟁에 나섰다.
1차적으로 참가요건을 충족한 9개 업체들이 제안서를 준비해 제안 발표가 있는 당일 행사장에 모였다. 그런데 업체들의 발표가 있기 직전 한 업체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제안서 분량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D구는 제안 요청서를 통해 제안서 쪽수를 20쪽 이내로 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던 것. 이에 따라 제안서 분량을 초과한 3개 업체가 당일 발표 현장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탈락당한 N사 관계자는 “대부분 공모가 이같은 분량 규정을 두고 있지만 보통 업체들은 성의를 보이기 위해 30~50쪽  정도의 제안서를 만든다”며 “ 때문에 발주처 쪽에서 이런 부분은 관례적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제안서 접수 당일 고지를 해주고 분량을 조정해 오도록 사전에 권고한다”고 전했다.
원거리까지 가서 당일 탈락당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모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발주처 측에 제안서 분량 재확인을 요구했는데, 확인 결과 발표에 참가했던 일부 업체도 역시 20쪽의 분량 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어떤 업체는 20쪽 규정을 초과해 준비한 제안 발표도 못했는데, 어떤 업체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도 버젓이 발표에 참가했던 것. 게다가 어떤 제안서는 제본도 되지 않은 채 좌철로 만들어져 제출됐다.
그런가하면 발표에 참가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발표 직전 공모의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K사 대표에게 다가가 “이야기 다 됐으니 편하게 발표하고 나와”라는 말을 주고 받은 현장을 목격하기도 해 이번 공모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발주처와 특정업체 간 ‘짜고치는 고스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N사 관계자는 “분량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우리 잘못이지만 분량 규정을 초과한 일부 업체를 참가시켰다는 것은 서로 상이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불공정한 처사”라며 “한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번 사업은 여러 가지로 의혹이 많았다”며 “입찰 공고 당시 공고문의 ‘지역업체 가산점’ 부분에서 지역업체와 함께 컨소시엄하면 5점 주는게 있었는데(컨소를 하면 누가 주관사가 되든 간에 5점을 주는 관계), 현설 당일에 컨소 중 지역 업체가 대표가 돼야 5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을 바꾸기도 해 현설 현장이 웅성웅성 거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이번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K사는 지역 업체”라며 “이같은 조건 바꾸기도 전부 이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협상에 의한 계약은 사전에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각 공급자들의 제안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평가위원들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때문에 평가위원들에 대한 로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번 사례처럼 결국 지역업체를 밀어줄 거라면 애초부터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지 뭐하러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 경쟁을 벌여 피해자만 더 크게 만들어냈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이같은 공모의 폐단도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희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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