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83호 | 2009-10-29 | 조회수 5,101
Copy Link
인기
5,101
0
② 간판도 이제는 친환경 시대
간판 시장에도 친환경 바람 가속화 친자연·에너지 절감 앞세운 제품 개발 ‘속속’ 가격 경쟁력 제고가 시장 성장의 과제
지금 옥외광고 시장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동종업계간 치열한 경쟁으로 제살깍기식 과당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급진적인 옥외광고물 규제책이 쓰나미처럼 몰아닥치고있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촉발된 경기침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변화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 이에 현재 옥외광고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과연 업계는 어디에 ‘퍽(아이스하키에 쓰는 공)’을 날려야 하는지 전망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자연으로부터 채취한 목재 간판의 사용이 국립공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CCA제로 방부처리된 목재의 환경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이의 대안으로 WPC라는 합성목재가 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은 한강안내간판에 적용된 WPC. 오른쪽은 울산 학성로 간판정비사업에 활용된 모습.
조명의 발전 동력을 자연으로부터 획득하는 태양광 발전 간판의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가 시범적으로 설치한 태양관 간판으로 큐베스트가 개발한 제품.
태양열을 이용한 노원구 거리의 사인시스템.
화면과 문자 교체만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내세운 재사용 간판 프레임의 개발도 늘고 있다. 사진은 인앤아웃디자인의 ‘파사드 프레임’을 응용한 간판 사례. 문자 뿐 아니라 화면 소재의 교체까지 용이하다는 특장점을 지닌다.
유연성 원단 대신 금속이나 아크릴 등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적 화두는 바로 ‘친환경’
바야흐로 무형의 자산인 탄소도 사고 파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는 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국가간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해놓고 이를 초과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제도가 시행되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지난 7월부터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인 만큼 포인트를 돌려주는 탄소 포인트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도 가솔린이나 디젤과 같은 화학연료 대신 수소나 태양열과 같은 친환경 동력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금 정부가 내걸고 있는 기치도 바로 ‘녹색 성장’이다. 이는 바로 전세계적으로 전분야에 걸쳐 ‘친환경’이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실례들이다. 이같은 녹색 바람은 간판 분야에서도 어김없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간판 소재 관심 UP
그렇다면 친환경을 내건 ‘그린 간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간판은 다양한 소재를 절단, 연마, 절곡 등 가공을 거쳐 만드는 제작의 분야이다. 따라서 두가지 관점에서 친환경적인 가치를 고려할 수 있다. 그 한가지는 간판 자체의 친환경성이고, 다른 한가지는 제작 과정에서 유발할 수 있는 환경오염 요소를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이중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간판 자체가 지니는 친환경성이다. 간판 자체가 친환경성을 지니려면 간판을 구성하는 소재의 친환경성이 요구되는데, 최근들어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목재 사용 비중 증가
친환경 간판 소재로 그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소재는 바로 목재이다. 금속이나 플라스틱, 유연성 원단 및 시트류 등 사용 비중이 높은 간판 소재 가운데 자연에서 채취한 유일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에서 채취한 간판 소재로 목재 이외에 석재도 꼽을 수 있지만, 가공성의 한계로 인해 목재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일례로 최근 자치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립공원의 간판 교체사업의 경우 목재를 소재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공공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재 안내사인도 주소재로 목재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옥외 간판에 사용되고 있는 목재라고 전부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수년을 자연 환경에서 숙성시킨 고급 목재를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방부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목재는 눈이나 비, 바람 등 자연 환경의 영향을 받아 쉽게 풍화·부식·마모될 수 있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방부처리를 하거나, 아예 이를 겨냥해 나온 가공목재인 방부목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친환경적인 방부처리제도 있긴 하지만 비소와 같은 환경유해물질을 포함한 CCA제 처리 방부목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 문제가 된다. 이같이 환경유해물질로 방부처리된 목재의 대안으로 나온 WPC라는 소재도 있다. WPC는 목재와 플라스틱을 혼합해 만든 소재로 옥외환경에 최적화돼 있으며, 환경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아직은 다른 소재에 비해 비용이 높아 사용 정도는 미미한 편이다. 얼마전 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한강안내간판이 교체됐는데, 이 사례가 WPC가 간판에 적용된 최초의 국내 사례로 꼽힌다. 이후에 간판 시장에 이 소재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울산 등 일부 간판정비사업에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재활용’·‘재사용’에 소재 개발 초점
목재와 같이 친자연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 사인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재활용이나 재사용을 겨냥한 소재의 사용이나 제품의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산업폐기물이 돼 버리는 유연성 원단의 사용을 제약하고 입체형 간판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트류 간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금속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업계는 아예 재사용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임들이 바로 그것. 어차피 각종 광고물 규제책에 따라 간판이 채널문자 정도로 국한되고 있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채널 게시대나 파사드형의 프레임 등의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업종 교체시 프레임은 그대로 두고 상호에 해당하는 채널만 교체해서 사용하자는 개념이다. 인앤아웃디자인 인앤아웃 파사드 프레임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 프레임은 업종 변경시 문자만 교체해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프레임의 화면 부분의 소재 교체가 용이하도록 고안된 게 특화된 장점. 기본 프레임 바탕 위에 파벽돌이나 나무, 강화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수시로 변경할 수 있어 새로운 모습으로 사용을 거듭할 수 있는 팔방미인 소재이다.
친환경 간판의 핵심은 ‘에너지’
목재와 같은 천연 소재의 사용이나 재사용,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간판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친환경 간판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야간의 주목도 때문에 대부분의 간판에는 조명이 들어가기 마련. 야간에 영업을 하는 전국의 수많은 상점들이 일제히 조명을 사용할 경우 과다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간판 크기에 따라 적게는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광원이 사용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간판 1개당 소모되는 에너지량도 만만치 않다. 최근 LED가 간판 조명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 반도체 소자라는 광원의 특성상 친환경적이기도 하지만, 네온이나 백열등에 비해 80%, 형광등에 비해 30% 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어 주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간판정비사업 등을 통해 기존의 플렉스 간판을 입체형으로 바꾸고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이유도 사실은 미관상의 이유라기 보다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며 “사이즈의 제약으로 기존보다 광원을 적게 사용하도록 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광원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조명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신재생에너지이다. 바로 태양광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일부 업체가 태양광 발전 간판을 개발해 이미 제품으로 상용화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같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친환경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해 가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친환경을 표방한 제품들이 이제 막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즉, 갈수록 저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장에서는 고비용의 친환경 제품이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사실 이미 업계에서는 시트나 잉크 등 다양한 소재가 친환경을 겨냥해 개발됐다가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고 사장된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친환경 시장이 급속도로 형성되고 있고, 친환경은 전세계적인 과제이므로 향후 트렌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관련 제품 개발과 이에 대한 가격적인 메리트를 높이려는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기업의 제품 개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녹색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