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85호 | 2009-11-25 | 조회수 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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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런칭 ‘봇물’… 폭발적 성장 추세
지하철·버스·택시부터 극장·은행·쇼핑몰·편의점·커피숍까지 대기업 진출 속속… 시장형성 초기단계로 기회와 위험요인 상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있다.’ LCD, PDP, LED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DID)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와 광고를 표출하는 이른바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사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신규사업들의 런칭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지하철, 버스, 택시부터 할인점 및 쇼핑몰, 아파트, 은행, 대학교, 병원, 커피숍, 편의점, 극장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이제 어디서라도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다양한 옥외공간에 디스플레이기기를 설치해 타깃된 시청자를 대상으로 광고 및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신개념의 영상광고 미디어로서, 전통적인 OOH(Out of Home)광고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그간 전광판 등 디지털 사이니지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매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중반을 기점으로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하나둘씩 디지털 사이니지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공공장소나 상업시설 어딜 가든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한 양적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옥외광고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지하철 광고시장을 살펴보면 그 변화의 바람을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다. 기존의 스크린도어PDP광고, 전동차 내 영상광고, 1~4호선 무인정보검색기 유메트로 등에 이어 올해 초 EPP휴먼네트웍스가 지하철 1·3·4호선 열차정보 안내시스템 ‘서브TV’를 런칭했고, 7월말 개통된 9호선에도 서브TV와 유사한 형태의 행선안내기가 설치돼 광고사업자인 동아일보가 운용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역사·전동차내 실시간 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비츠로시스는 조만간 착공에 들어가 내년 6월 신매체를 선보일 예정이고, 2기 지하철 사업자인 퍼프컴은 내년 3월경 지하철 5~8호선의 역구내, 승강장 등에 ‘메트로-TV’라는 신매체를 런칭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지하철 1~4호선 120개역 대합실 및 승강장에 인터넷 전화기와 DID가 결합된 뉴미디어 기반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키오스크 ‘IP텔레포니’가 등장한다.
지하철 뿐 아니라 다른 대중교통수단에도 디지털 사이니지 바람이 거세다. 택시 조수석 헤드레스트에 LCD를 장착해 다양한 콘텐츠와 광고를 표출하는 ‘택시TV’가 올해 1월 선을 보였고, 버스광고 전문업체인 다보미디어는 시내버스 모니터 광고 ‘버스TV’의 런칭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젊은층 타깃 최적의 광고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멀티플렉스(극장)에도 속속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되고 있다. 지난 8월말 세양커뮤니케이션이 멀티플렉스 CGV대표관 5곳에 DID동영상 매체를 선보였고, CJ파워캐스트도 12월 중순 코엑스에 올 1월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코몰 라이브’와 같은 형태인 70인치 초대형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씨네 라이브’를 CGV 8개관에 런칭할 예정이다. CJ파워캐스트는 자사의 콘텐츠 및 송출기반을 강점으로 이마트라이브, 코몰라이브 등의 광고사업과 미디어폴, 지하철9호선 행선안내기 등 송출사업을 병행하며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다. CJ파워캐스트는 특히 그룹의 인프라를 활용, 리테일숍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CGV에 이어 오는 12월부터는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을 기반으로 한 ‘올리브영 라이브’를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 국내시장에서 선도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개척해 오고 있는 또 다른 사업자로는 KT가 있다. KT는 2005년 홈플러스 PDP 동영상 광고사업을 시작으로 옥외광고 매체사 광인과 손잡고 시장개척에 나서 2006년에는 대학 내 동영상 광고사업 ‘비즈캠퍼스’, 2006년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동영상 사업 ‘함께사는세상’을 선보였다.
KT는 이밖에도 우리은행, 종합병원, 커피숍(할리스) 등 현재 전국에 2만5,000여개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 국내 1위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GS리테일과 손잡고 편의점 GS25 수도권 매장 1,000곳에 ‘GSTV’를 설치, 운용하고 있다. GS칼텍스, SK에너지 등도 부가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각각 GS주유소와 SK주유소를 거점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계 1위의 디지털 사이니지 디스플레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는 와이파이 터치 액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자판기 ‘유벤딩머신(uVending)’을 신촌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설치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강남대로 미디어폴, 을지로2가 U-스트리트 등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공사업, 유비쿼터스 사업도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의 확산에 불씨는 지피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의 중소사업자 중심에서 대기업들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시장은 향후 급격한 성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하드웨어, 콘텐츠 소싱 및 송출, 광고영업까지를 포함한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2015년 약 2,782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업 성패의 중요한 관건인 광고주, 광고대행사, 소매점 등의 디지털 사이니지 효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디지털 사이니지에 특화된 콘텐츠 제작이나 운용능력에 관한 전문성도 부재한 시장 초기단계인 만큼 위기와 기회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큰 사업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큰 리스크 요인인데, 지하철처럼 사업자가 발주처(공간제공자)에 사용료를 내는 사업구조가 많은 국내시장에서는 그 리스크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전통적인 4대 매체는 영향력이 줄어든 대신 뉴미디어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야외활동이 많아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합한다는 점은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의 기회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타깃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에 유리하고 광고효과의 실시간 측정 및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도 디지털 사이니지가 갖는 강점이다. 양방향 UI, RFID, 안면인식 등을 통해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제 막 물꼬를 트기 시작한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이 많은 기회와 위기요인이 상존하는 국내시장환경에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변화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