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86호 | 2009-12-09 | 조회수 3,252
Copy Link
인기
3,252
0
‘속이 꽉 찬’ 내실 경영에 주력한다
설비 확충·사세 확장도 ‘스텝 바이 스텝’ 벤처기업 등 각종 인증 획득해 신뢰 구축 품질·생산 효율성도 꾸준히 업그레이드
채널벤더 앞에 기술자 한명이 앉아 모니터를 확인하며 간단히 컴퓨터 마우스와 키보드를 손으로 까딱하는 것만으로 채널사인 하나가 만들어진다. 남성의 성역이라고 여겨졌던 채널 공장 한켠에서는 여성들이 트림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바로 채널전문기업 현대기업 공장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현대기업 김길수 대표.
여성 인력자가 트림작업을 하고 있는 장면.
작업자가 수작업 대신 채널벤더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다.
선도적인 시스템 도입
수작업이 대부분이던 채널사인 업종에 자동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부터였다. 당시 채널 제작 장비인 채널벤더가 개발되고 일부 업체가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기업(대표 김길수)은 그때 채널의 자동화를 구축한 대표적인 업체 가운데 하나이다. 당시 이 업체 김길수 대표는 채널사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도입을 필두로 발빠르게 채널 자동화 구축을 위한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축한 시스템에 독자적인 인력, 장비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수작업이 대부분이던 채널 시장에 자동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채널 자동화라인의 모범 사례 먼저 인력 운영에 있어 고도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기용하기보다 단순 업무가 가능한 초보자를 현장에 투입했다. 장비 도입으로 인해 작업자가 해야 할 일은 채널을 손으로 꺾고 구부리는게 아니라, 버튼을 조작해 장비를 운전하고 이미 만들어진 채널을 조립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널 공정별로 작업을 세분화해 적재적소에 맞는 인력을 투입했다. 김길수 대표는 “채널 가격의 대부분이 사실 인건비”라며 “채널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동시에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순 인력을 활용하면 인건비가 절감될 뿐아니라 급변하는 현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인력 운영 뿐 아니라 채널제작방식도 남달랐다. 여느 채널업체와 같이 갤브,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등 다양한 소재의 채널을 제작하고 있지만, 특히 이가운데 알루미늄 채널을 용접방식으로 특화했다. 수작업으로는 손이 많이 가는 알루미늄 제작방식을 장비로 보완해 생산성을 높였고, 이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알루미늄 채널에 관한 특허는 침해자에게 권리를 행사하려는 의도보다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시장이 확대되면 분명히 이런 부분들이 걸림돌이 될 것 같아 미리 준비했다”고 전했다.
가로정비사업 경험치 급상승 자동화 시스템의 성공적인 도입과 운영은 채널의 품질 향상과 납기 실현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기업의 자동화 시스템은 한정된 기간 내에 사업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대규모 공사에서 장점으로 작용해 간판정비사업 등 관급 공사에서 비롯된 수요를 상당 부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이들 수요를 일정에 맞게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해당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스카시·조각사인 등 아이템 다각화 현대기업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채널사인 뿐 아니라 스카시, 조각사인 등 관련 사인 아이템도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채널사인만으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없다”며 “고무 스카시, 아크릴 스카시 등 스카시나 조각사인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요한 아이템들을 한데 모아 제공하기 때문에 발주처가 아이템별로 각기 다른 회사에 발주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돼 호응이 높다. 원활한 납품을 위해 채널사인과 스카시 용도의 CNC라우터를 별도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단순 스카시 작업을 넘어 모델하우스 등에서 요구하는 난이도 높은 스카시 작업까지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벤처기업·이노비즈·직접생산증명 여느 채널업체에서 보기 드문 각종 인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이 업체가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2007년도에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 ISO9001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확인서를 인증받았다. 게다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INNO-BIZ) 확인서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직접생산증명까지 확인받아 명실상부 ‘속이 알찬’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김대표의 끊임없는 탐구정신과 전문화의 노력은 옥외광고와 관련된 각종 특허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옥외 조명 간판, 알루미늄 채널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으며, 간판조립용 단속 클립에 대한 디자인 등록증도 보유하고 있다.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 중시 이같이 다각도로 무장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회사 설립 이후부터 꾸준하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사세를 공격적으로 확장할 법도 한데, 김대표는 무리한 투자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채널 업체를 하기전에 대규모 프레임 공장을 운영해 보기도 했지만, 내실있는 경영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대기업은 외형보다는 내실이 탄탄한 회사로 차근차근히 키워 나가고 싶다”고 김대표는 말했다. 그래서인지 설비를 확충하는 것도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듯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김대표의 스타일이다. 자동화 시스템도 한꺼번에 도입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채널벤더, 그 다음에는 캡 벤더, 이런 식으로 하나둘 도입해 차곡차곡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그렇게 서서히 도입한 장비만 해도 지금은 5여종. 채널벤더, 캡벤더, 플라즈마, CNC조각기, 레이저 커팅기 등 채널 제작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김대표는 “위험요인이 큰 무리한 투자는 절대 하지 않는다”며 “안정적인 자본이 확보될 때 그 중 30% 정도만을 투자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향후 공장을 확충할 계획도 가지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며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며 더 큰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기업의 은근과 끈기에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