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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 13:57

(기획연재) 디자인서울거리 현장 스케치 ④ 서초구 반포로 예술의 전당 앞

  • 이정은 기자 | 187호 | 2009-12-28 | 조회수 3,89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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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랜드마크인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서울교대입구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반포로 770m구간이 문화예술의 거리에 걸맞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일대변신을 했다. 지난 5월 간판개선주민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6월 사업자선정, 7~9월 디자인 협의 및 점포주 동의, 제작설치까지 한여름 더위만큼이나 숨가쁜 5개월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을 맞고 있는 반포로를 찾아가 봤다.
 
문화예술의 거리는 간판도 뭔가 다르다
업소별 BI디자인 개발 및 서체·프레임 다양화로 획일화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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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조잡해 보이는 판류형 간판이 작고 아담한 채널간판으로 교체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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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서울집’의 간판정비 전후 모습. 깔끔하고 보기 좋은 민속화 그림으로 외벽을 단장해 거리에 ‘엣지’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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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업소의 특성에 맞춰 개발된 BI디자인과 픽토그램. 서체 및 디자인 다양성을 추구한 노력도 엿보인다.
 
반포로는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명악기 판매점이나 수리점, 레슨실 등 관련 예술산업으로 파생된 상권과 문화산업이 형성된 곳으로, 무분별한 불법간판과 낙후된 건물로 문화예술의 이미지와 크게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서초구는 반포로의 지역적인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예술적인 이미지를 고려한 간판문화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품질을 위해 서초구 관내업체를 대상으로 일반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한 것이 특징적이다. 동측(한독모터스~수맥돌침대) 구간은 한국컷팅이, 서측(호경빌딩~지에스칼텍스) 구간은 애드피아월드가 사업자로 선정돼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에 걸쳐 간판 디자인 개발 및 설치작업을 진행했다.
두 회사는 구의 방침대로 ‘빛과 예술의 거리’에 부합하면서 기존 간판개선사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획일화를 지양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임에도 점포주의 요구까지 담아 업소별 특성에 맞는 BI 디자인 및 픽토그램을 개발해 개성 있는 채널간판들이 탄생했다. 프레임 하나하나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건물별로 같은 디자인과 색상의 프레임을 적용하되 각각의 프레임은 시각적인 차별화와 재미요소를 주는 디자인으로 개발됐다. 거리 및 업소의 특성에 맞게 오선지 위 음표나 악기 모양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나무숲이나 큐브 모양이 들어간 프레임도 있다.
서체 선택에 있어서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엿보인다. 기존 간판개선사업이 시간과 비용의 문제, 그리고 가독률을 이유로 유독 ‘고딕체’ 일변도로 흐르고 있는데 반해 반포로의 간판은 다채로운 서체가 활용돼 획일적이지 않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포로 중간지점에 소재한 음식점 ‘서울집’ 외벽에 표현된 슈퍼그래픽(김홍도의 민속화)은 여타 간판개선사업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요소로, 거리 이미지에 확실한 ‘엣지’를 부여한다. 
 
<사업개요>
●사업기간 : 2009년 5월~2009년 9월
●사업구간 : 예술의 전당 앞~교대입구삼거리(770m)
●구간현황 : 건물 49개동, 점포 140개소, 광고물 137개
●사업비 : 6억4,400만원
●간판디자인·제작사 : 한국컷팅(동측), 애드피아월드(서측)
 
 
디자인·제작업체에게 듣는다 - 한국컷팅 김주정·김연희 실장
“통일성 갖추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 개발에 역점”
 짧은 사업기간·채널 일변도는 아쉬운 대목
 
한국컷팅 김연희 실장(왼쪽)과 김주정 실장.
한국컷팅 김연희 실장(왼쪽)과 김주정 실장.
 
한국컷팅은 서초구 관내에서 14년의 업력을 쌓아온 광고제작업체로, 반포로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주역이다. 인생의 동반자이자 사업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 오고 있는 김주정 실장과 김연희 실장으로부터 이번 간판개선사업과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 간판개선사업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라면.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약 70개 간판의 디자인부터 제작까지를 마무리해야 하는 무척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시간을 핑계로 공장에서 찍어낸듯 똑같은 서체, 똑같은 색상, 똑같은 디자인의 간판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예술의 전당’을 끼고 있는 음악예술의 거리에 부합하는 특색이 있고, 개성 있는 간판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업소별 특성에 맞춰 최소 3개 이상의 BI디자인을 개발해 점포주에 제안해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최종 디자인을 도출해 냈다. ‘고딕체 전시장’이 되지 않도록 서체를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했다.
 
-애로점이 있었다면.
▲점포주의 동의를 얻고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사전에 구에서 홍보를 많이 해놨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에도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크기와 숫자가 줄어들게 되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는 업주도 있었고, 점포주의 니즈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최종디자인을 확정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점포주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간판교체에 부정적이었거나 반신반의했던 점포주들이 사업이 끝난 후 오히려 고맙다고 이야기 해주신다. 고생한 만큼 보람을 느낀다. 돌출간판과 지주간판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점은 점포주들이 가장 아쉬워한 부분이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이라면.
▲디자인 개발부터 제작·설치까지 주어진 3개월이 빠듯한 감이 있었다. ‘다양성’을 지향하고자 했지만 100%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정비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전체를 채널간판으로 제작했는데, 이 역시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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