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이정은 기자 | 188호 | 2010-01-13 | 조회수 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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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얼굴, 도톤보리의 화려한 명물 간판 속으로~
‘천하의 부엌’. 바로 오사카의 별명이다. 세상의 모든 진귀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뜻으로,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오사카로 각지의 산물을 모아들이면서 생겨난 말이다. 히데요시는 오사카성의 축성 작업과 함께 중심시가지를 개발했고, 하천과 운하의 정비사업으로 물자의 수송이 원활해지면서 상업도시 오사카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로 인해 오사카는 인접한 고도(古都) 교토, 나라의 고색창연한 분위기와 달리 시장의 활기가 도시를 지배했다. 미나미(南) 지역의 도톤보리(道頓堀)는 이같은 오사카의 특징이 응축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도톤보리는 오사카 식도락과 유흥의 중심지로 1년 365일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넘쳐난다. ‘먹다가 망한다(구이타오레)’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있을 만큼 식도락의 천국인 오사카, 그 중에서도 최고의 먹자골목인 도톤보리는 화려한 간판문화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긴류라면, 구이타오레, 즈보라야, 카니도라쿠 등 오사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점들은 개성 넘치고 화려한 간판으로 오사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식도락의 즐거움과 함께 볼거리의 즐거움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밤이 되면 조명을 환하게 밝힌 네온사인과 간판, 반짝이는 전등불빛, 그리고 붐비는 인파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인파로 넘쳐나는 도톤보리 거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꽃게 전문점 카니도라쿠의 움직이는 게다리 간판은 오사카 3대 명물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도톤보리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62년. 게다리 하나의 길이만 1미터가 넘는 초대형 사이즈로, 실제 살아있는 것처럼 다리가 움직인다. 이같은 간판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도입해 사용되고 있어 낯설지 않다.
긴류라면 바로 옆에 위치한 시텐노(사천왕)라면도 긴류라면 만큼이나 유명한 라면집이다. 건물 외벽에 나무판을 덧대고 글자 부분을 파내 상호를 표시하고, 전면부에 육수를 우려내는 대형냄비를 일렬로 진열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2층이나 자리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는 한국어가 웃음을 유발한다.
꼬치튀김인 쿠시카츠(串かつ)로 유명한 맛집 다루마. 잔뜩 찡그린 얼굴로 쿠시카츠를 들고 있는 다루마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광판을 통해서는 각종 매스컴을 통해 소개된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일본의 상징적인 오락산업인 파친코. 일본의 번화가라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데, 도톤보리의 파친코 간판은 거리의 특성에 맞게 크고 화려한 입체형이다.
도톤보리에서 신사이바시로 이어지는 다리로 나오면 오사카를 대표하는 ‘글리코(구리코)’ 간판을 만날 수 있다. 간판의 규모가 가로 10.85m, 세로 20m로 사용된 네온관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무려 5.1km에 달한다고. 메이지시대부터 있었던 제과업체인 글리코가 이 간판을 세운 것은 1935년으로, 규모와 역사 모두 도톤보리 간판의 넘버원이라고 할만하다.
오사카 라면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긴류(금룡)라면’. 오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 대부분이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라면을 즐긴다. 멀리에서도 한 눈에 보이는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용이 이 가게의 심볼이다. 이곳의 라면은 돼지고기 육수에 간장 국물에 얇게 썬 돼지고기, 콩나물, 죽순이 들어가 담백하고, 김치와 부추, 마늘을 입맛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미나미 오사카에만 4개의 가게가 있는데, 이 입체형 용 간판이 있는 도톤보리점이 가장 유명하다.
도톰보리에서 신사이바시로 꺾어지는 곳에서 바라다본 도톤보리의 밤풍경. 북적대는 인파와 화려한 광고판이 어우러져 낮보다 화려한 밤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거대한 너구리가 상징인 오코노미야키 가게인 도톤보리. 도쿄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오코노미야키 가게 밀집지역인 이곳에도 진출을 했다고.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앞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입체형 문어 간판.
심야영업과 압축진열로 유명한 대형마켓 돈키호테 도톤보리점. 돈키호테의 건물 외벽에 대형 관람차 에비스타워가 설치돼 미나미의 새로운 명물이 되었다. 에비스타워는 세계 최초의 타원형 관람차로 한바퀴 도는데 약 15분이 소요된다.
도톤보리 강가에 접한 건물의 옥상에 설치된 아사히 맥주의 초대형 광고판. 투명한 유리잔을 타고 넘쳐흐르는 하얀 거품을 모티브로 한 동적인 화면이 저절로 맥주 한잔을 떠오르게 한다.
즈보라야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이 있는 복어요리 전문점 타요시. 거대한 북어 등불 이 홍등과 어우러진 모습에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