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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15:33

폭설·혹한에 ‘꽁꽁’ 발묶인 ‘간판 공사’

  • 이승희 기자 | 188호 | 2010-01-13 | 조회수 2,745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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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중단·보류… 비수기인 겨울철에 ‘엎친데 덮친격’
시공·제작·유통 등 분야 막론하고 발 ‘동동’
자재가 동반상승까지 예고돼 좌불안석   
 
“새해 첫 공사 스케줄이 눈 때문에 무기한 연기돼서 일도 못하고 그저 하늘만 쳐다볼 뿐이니….”
새해, 새출발하겠다는 각오로 의욕을 가득 안고 이른 새벽부터 공사 현장을 찾아가던 시공업자 신모씨는 칼바람에 고개를 떨구며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간판 시공으로 20년을 넘게 생계를 이어온 김씨는 2주 넘게 개점휴업한 상태다. 안그래도 비수기인 겨울철에 폭설까지 겹쳐 시공 현장은 발이 ‘꽁꽁’ 묶여있기 때문이다.
 
60년 만에 찾아온 백호의 해는 용맹스러운 상징성 만큼이나 기세 등등한 모습으로 폭설과 함께 출발했다.
1월 4일 새해의 첫 출근일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삽시간에 온세상을 하얗게 뒤덮었다.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은 1969년도 1월에 기록했던 최고 기록 25.6cm의 적설량을 경신했다. 
온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광경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낭만에 빠지는 것도 잠시. 현실은 참혹하기만하다. 기습적인 폭설과 이어지고 있는 혹한은 간판 공사를 올스톱시키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시공, 제작, 유통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일감이 무더기로 중단·보류, 연기됐다.
폭설이 내린 당일, 시공 현장에서는 모든 스케출이 취소됐다. 폭설이 내리는 공사현장에서 로프를 타는 일은 어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강도 높은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또 혹한 속에서 노련한 손놀림이란 기대할 수도 없다. 급하다고 섣불리 진행했다간 부실 공사를 유발, 되레 재공사 등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폭설이 빚어냈던 교통대란은 시공현장으로 이동조차 못하게 발목을 붙들어맸다.

폭설이 그치고 난 뒤에도 그 여파는 고스란히 남아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혹한까지 이어지고 있어 제작사나 시공업자들의 활동 재개는 더디기만 하다. 앞으로 또 한차례 폭설과 혹한이 예고되면서 발주처들은 공사를 아예 잠정 중단시키거나 무기한으로 연장하고 있어 겨울철 비수기 속에서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시공업자 한모씨는 “반갑지 않은 겨울방학에 접어들었다”며 “방학을 맞는 기쁨은 없고 과제만 산더미처럼 안고 있는 기분”이라며 짙은 한숨을 쉬었다.
한 간판제작사 대표는 “폭설로 인한 손실액을 수치로 환산할 수 없지만 업계 전체로 봤을 때는 막대한 손해”라고 예측했다. 
유통 분야도 폭설로 인한 후유증을 크게 앓고 있다. 교통 대란으로 폭설 당일과 그 이튿날까지는 아예 물류 이동 자체가 어려웠고, 그 이후에도 빠른 대응이 불가능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폭설과 이어지는 혹한의 여파로 업계가 극비수기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원자재 대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초비상이다.
새해 들어 북반구 전역에 걸쳐 나타난 한파와 폭설 영향으로 원유와 구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대란 우려를 낳고 있는 것.
전문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96년 2월 이후 가장 긴 원자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도 유가, 알루미늄 등 원자재가의 변동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자재 거래에 있어 손실을 극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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