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188호 | 2010-01-13 | 조회수 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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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내부에 설치된 형광등.
정부, 간판용 형광등 ‘효율관리기자재 품목’으로 고시… 1일자로 실행 저가 40W 단파장램프 사실상의 퇴출… 자재·유통업체들 사재기 ‘난리’
올해부터 간판용 형광등의 가격이 30% 이상 올라가게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소자재 유통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효율관리기자재 품목에 사인용 형광등이 포함된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 개정안을 고시했다. 이 고시는 2010년 1월 1일부로 실행에 돌입했다. 효율관리기자재란 보급량이 많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자재로서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해 지식경제부장관이 고시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을 표시해야 하는 품목을 말한다. 이 규정에는 최저 에너지소비효율기준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은 생산과 유통을 할 수 없다.
▲실내용 형광등과 동일한 최저소비효율 기준 적용 형광등은 이미 효율관리기자재 품목에 포함돼 있었지만,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 간판업체·인테리어업체 보호차원에서 간판용 제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을 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정부는 다량의 형광등이 사용되는 간판은 에너지 소모량이 클 뿐 아니라 저가의 간판용 형광등을 구입, 실내조명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음에 따라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에 간판용 형광등에 대해 실내용 제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효율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제품의 생산 및 유통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직관형 40W 제품의 최저 에너지 소비효율기준은 82lm/W이며, 32W 제품은 82.6lm/W이다. 이 두 제품은 간판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써 간판용으로 판매시에는 동일한 기준에서 연색성이 7100K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옥외에 사용되는 제품의 경우 방수등급(IP)을 표시해야 하며 저온시동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저가형 40W 단파장 램프 사실상의 퇴출 기준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의 최하 단계인 4~5등급 제품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최저가 제품 위주로 사용되는 간판용 형광등의 경우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조명기술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간판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40W 단파장 램프인데, 이 제품으로는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형광물질을 보완해 삼파장 램프로 제작해야만 기준을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0W 단파장 램프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현재 실내조명용 형광등은 대부분 절전형인 32W 제품이 사용되고 있지만, 가격대가 40W 제품에 비해 20~40% 높기 때문에 간판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40W 제품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삼파장램프로 제작할 경우 오히려 절전형 제품인 32W 제품보다 가격대가 높아질 소지가 있다. 따라서 32W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설치된 대부분의 간판에는 40W 안정기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40W 형광등이 퇴출될 경우 간판의 안정기도 함께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작정 최저효율치만 정해 놓으니 향후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할지 애매하다”며 “결국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형광등,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지나 효율관리기자재 규정은 제조일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010년 이전에 생산된 제품이라면 규정에 관계없이 유통,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 및 자재업체, 정보가 빠른 일부 간판업체들이 제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 자재유통업체 관계자는 “효율기자재 품목이 됐다는 것은 결국 현재보다 비싼 제품이 사용되게 된다는 것이나 진배없다”며 “정보를 입수한 수많은 업체들이 작년 말부터 평소 구매하는 양의 3~4배에 이르는 물량을 구매하며 사재기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또한 “아무리 에너지 효율이 좋다고 해도 간판업체들은 분명 싼 것을 찾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에 40W 단파장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업자들이 개미떼처럼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형광등의 가격상승 기류에 따라 정부의 규제로 가뜩이나 시장이 축소된 판류형 간판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ED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금, 판류형 간판의 유일한 생존 가능성인 가격경쟁력마저 무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형광등 대체형으로 개발된 개량형 EEFL 및 CCFL 등의 신광원들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형광등의 유일한 장점은 가격”이라며 “가격대가 상승하게 된다면 효율, 수명, 디자인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신광원들에 판류형 간판의 대표광원이라는 입지를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