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192호 | 2010-03-17 | 조회수 4,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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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말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운영되는 소니의 ‘바이오 팝업스토어’. 나무 합판으로 이뤄진 익스테리어에는 소니의 제품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으며 내부에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활용한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밤이 되면 제품이 진열된 공간에 설치된 LED가 빛을 뿜으며 한층 화려한 모습으로 변화된다.
SK텔레콤의 팝업스토어 ‘T룸’은 ‘2009 서울 디자인 올림픽’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등장했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량해 설치됐다. 컨테이너 박스 내외부를 각각 T브랜드의 상징 컬러인 레드와 오렌지로 꾸며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KT의 ‘쿡쇼 팝업 스토어’. KT는 지역적 제약으로 인해 KT 상품을 체험하기 힘든 고객들을 위해 이동형 매장인 '쿡쇼 팝업스토어'를 신규 아파트단지 위주로 설치, 고객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서는 통신요금 설계 및 통신서비스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최신 휴대폰, IPTV 등 KT의 대표적인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일본의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미국 맨해턴에 선보였던 팝업스토어. 일본에서 막 들어온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를 사용했다.
작년 코카콜라가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출시하면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설치한 팝업 스토어. 외부는 물론 내부 디자인까지 독특한 컨셉으로 제작돼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호림박물관의 유휴공간에 설치됐던 제일모직의 의류브랜드 구호가 선보인 팝업스토어. 구호플러스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도 천막으로 설치된 팝업스토를 운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팝업 스토어를 아시나요?’ 팝업창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색 마케팅 공간 독특한 개성… 통통 튀는 디자인에 시민들 관심 집중
컴퓨터를 켜고 웹서핑을 즐기다 보면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팝업창. 이 팝업창처럼 느닷없이 나타났다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매장이 있다. 그 이름도 비슷한 ‘팝업 스토어’다.
■ 임시매장 활용한 신종 마케팅 공간 ‘어라~ 못 보던 매장인데…. 도대체 언제 생긴 거지?’ 어제는 없었던 매장이 오늘 불쑥 나타나고, 분명 이 자리에 있었는데 다음날이면 느닷없이 사라져 버리는 매장. 바로 ‘팝업 스토어’다. 팝업 스토어는 웹의 팝업창처럼 짧은 기간 동안 나타났다 사라지는 ‘임시’ 매장을 뜻한다.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운영하고, 그 이후로는 매장이 없어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리는 까닭에 ‘템퍼러리 스토어’ 또는 ‘게릴라 스토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의 빈 공간 또는 건물 내부의 유휴공간을 통해 등장하는 팝업 스토어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어봤자 한 달 정도면 사라지는 임시매장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매장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매출 확대를 최우선으로 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팝업 스토어는 운용목적 자체가 브랜드의 이미지 구축 및 홍보활동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팝업 스토어에는 기존 매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익스테리어와 감각적인 디스플레이들이 가득하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이들에게는 꼭 찾아 가 봐야 할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해외서 뜨거운 인기… 국내에도 ‘속속’ 등장 팝업 스토어는 아직 국내에서는 낮선 개념이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붐’을 일으키며 활성화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기법이다. 팝업 스토어는 신규 매장의 부지를 찾지 못했던 기업들이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유휴공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데서 시작됐다. 소요되는 비용이 적은데다 한정된 기간 동안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효율적 점포 형태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최초의 팝업 스토어는 2002년 미국의 대형 할인점 타깃(TARGET)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매장 부지를 찾지 못한 회사가 단기간 동안 임대한 임시 매장이 의외로 높은 인기를 얻자, 다양한 컨셉의 임시매장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팝업 스토어라는 개념이 정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포드를 비롯해 나이키, 프라다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이를 벤치마킹, 좋은 성과를 거두며 팝업 스토어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브랜드들의 팝업 스토어가 속속 등장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개성만점’ 차별화된 익스테리어 전략 ‘컨테이너 박스와 스쿨버스가 매장이라구?’ 팝업 스토어의 등장은 언제나 신선하다. 일반적인 매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매장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팝업창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동안 시민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 모으는 것이 관건이 된다. 대부분의 팝업스토어가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개성있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임시매장의 특성상 설치와 해체가 간편하게 이뤄져야 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 따라서 높은 가격의 고급 소재를 선호하기보다는 목재, 종이상자, 컨테이너 등 일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자재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함으로써 매장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2006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팝업스토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여러 브랜드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당시 유니클로는 뉴욕 소호 거리에 컨테이너 박스를 등장시켰는데, 이 브랜드가 일본에서 막 건너왔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다. 미국의 갭(GAP)은 2007년 스쿨버스를 개조한 팝업 스토어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했다. 60년대 분위기를 살린 이 스쿨버스 안에서 소비자들이 티셔츠와 모자 등을 산 뒤 운전석에서 계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소니, 구호 등의 브랜드들이 개성만점의 독특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팝업스토어의 독특한 매장 분위기를 전달하는 블로거들의 활약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 저비용 고효율의 차별화된 마케팅 효과 많은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팝업스토어만이 지니는 효율적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개장 기간이 하루 이틀에서 길게는 한 달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정판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제품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처럼, 앞다퉈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마케팅의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6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등장했던 코카콜라의 ‘글라소비타민워터 팝업스토어’는 한 달 동안 1만 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으며, 당초 6개월 수요를 예상하고 들여 온 물량을 1달만에 소진시켰다. 이렇듯 한정된 기간 동안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팝업스토어는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가능케 한다.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불황이 찾아왔던 2009년,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두각을 보였던 것이 바로 팝업스토어다. 불황기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비용 감축’과 ‘효율 증대’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신규 매장을 출점하거나 대대적인 광고 집행을 전개하는 것보다, 비용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팝업스토어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다. 코카콜라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TV광고는 일방적이지만 팝업스토어는 고객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고,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새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릴 수 있다”며 “게다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브랜드의 감성을 느끼는 ‘특별’한 체험공간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브랜드의 이미지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팝업스토어를 찾는 소비자들은 이 공간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 그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제일모직의 정구호 디렉터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독자성을 추구하고 기존과 구별되는 새로움과 신선함을 전달한다”며 “기존 고객에게는 흥미롭고 신선한 이벤트로, 새 고객에게는 낯설었던 브랜드를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 팝업스토어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기업들을 한층 더 가깝고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팝업창처럼 ‘반짝’하고 사라지는 팝업스토어의 유통기한은 짧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그 특별한 공간 안에서 느낀 감성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이것이 팝업스토어 마케팅이 지닌 진정한 힘이 아닐까? 어느날 갑자기 본 적 없었던 독특한 매장이나 울긋불긋한 컨테이너 박스, 초대형 종이상자가 길 한 가운데 등장한다면 주저없이 들어가 볼 것. 내일이면 사라질 특별한 공간 ‘팝업 스토어’일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