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92호 | 2010-03-17 | 조회수 4,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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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최근 플래그십 스토어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명품 등 고급형 브랜드에서 중저가형 브랜드까지 알만한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보고 싶다면 명동을 찾으면 될 정도다.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는 청담동 명품 매장들이 원조다. 여전히 이 일대의 많은 명품 매장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플래그십 스토어로 조성되고 있다.
최근 교보타워사거리에 개장된 코오롱 스포츠의 ‘컬처 스테이션’. 최첨단 미디어 파사드 기법이 도입돼 야간에 예술적인 영상쇼가 펼쳐진다. 다양한 디지털 소재와 솔루션의 발달로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층 더 사이버틱한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거리의 매장, ‘브랜드’로 날개 달다 브랜드 극대화 전략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급증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인지도 극대화에 제격
거리의 매장이 ‘브랜드’를 입고 있다.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이른바 ‘플래그십 스토어’가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단층의 소규모 점포와 달리 넓은 전용면적과 2~3층의 저층, 4~5층의 중층에 해당하는 건물에 조성되며, 해당 브랜드를 연상할 수 있도록 꾸며지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때 청담동 거리의 전유물이기도 했다. 원래 플래그십 스토어 자체가 해외의 명품숍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국내에서도 최대 명품거리인 청담동을 중심으로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 그러나 요즘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무대가 서울의 청담동 뿐 아니라 명동, 강남, 이태원, 수유리, 심지어는 광주, 대구 등 지방으로까지 이동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 지역·브랜드 수준 막론하고 확산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주로 청담동 명품거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플래그십 스토어를 요즘에는 유동인구 밀집지역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패션의 메카 명동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데, 명품 브랜드 위주로 조성되는 청담동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명품을 필두로 한 고급 브랜드 뿐 아니라 중저가형 브랜드, 심지어 개인숍에까지 플래그십 스토어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경쟁이 심한 업종의 경우 아예 매장을 한 개가 아닌 2~3개씩 개장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명동과 같은 유명 패션특구 뿐 아니라 의외의 지역에서도 플래그십 스토어의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스포츠 전문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강북구 수유리에 이례적으로 면적 250평에 1~2층을 브랜드 전용 매장, 3~4층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노스페이스 측에 따르면, 수유리가 등산 등 스포츠에 전문화된 브랜드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북한산 자락에 인근해 있다는 게 매장 위치 선정의 이유다. 새로운 상권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위치를 선정하는 사례도 있다. 코오롱스포츠가 9호선 지하철 개통에 따라 신논현역 일대에 ‘컬처 스테이션’을 오픈한 것. 총면적 899㎡(300여 평), 지하 1층, 지상 4층의 대규모 매장으로, 등산, 캠핑, 자전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컬처 스테이션은 디지털 기법으로 매장 외관을 화려하게 꾸며, 벌써부터 랜드마크적 기능까지 하고 있다. 이밖에도 코오롱이 광주에 자사 브랜드 종합 매장인 ‘조이 코오롱’을 오픈하는 등 플래그십 스토어 바람은 지역을 막론하고 확산되고 있다. 한편 과거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조성됐던 플래그십 스토어가 이제는 화장품, 아웃도어 스포츠, 소형생활가전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작금의 변화다.
▲ 매장 자체가 ‘하나의 광고판’ 그렇다면 플래그십 스토어 열풍의 이유는 뭘까. 이는 유통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요즘 유통업계의 최신 화두는 ‘고급화’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급증함에 따라 유통업계는 다양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꾀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소비자와의 접점인 매장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것이다. 매장의 고급화만으로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데 효과적인 광고 매체로 활용되기도 한다. 원래 플래그십 스토어가 세워지는 목적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장 전체를 브랜드 연상 요소로 뒤덮는다. 즉,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장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옥외광고판인 셈이다.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에도 제격이다. 기업 뿐 아니라 유통시장에 뛰어든 군소 후발주자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이유이자, 시장 전반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급증하는 이유이다.
▲ 이미지 연출에 최우선 주력 수익창출보다 인지도 제고가 그 주된 목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외관부터 시작해 내부 디자인과 상품 진열에 이르기까지 매장 곳곳에 브랜드 이미지를 담고 있다. 사용 소재와 표현 기법은 다양하게 동원되지만, 그 의도는 브랜드 이미지 전달로 집중된다. BI를 형상화해 외관을 꾸민다거나, 홍보 모델이 대형 실사출력물과 함께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등 다양한 브랜드 연상 장치들을 접목한다. 특히 최근에는 최첨단 광고기법의 도입으로 브랜드 이미지 연상을 의도하는 수단이나 방법들이 고도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최첨단 소재로는 LED조명, 표현 기법으로는 3D 기술을 손꼽을 수 있는데, 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플래그십 스토어의 비주얼이 보다 화려해지고 입체적이며 다이내믹해지고 있다. 일례로 아디다스 명동 매장에는 운동선수들이 경기하는 역동적인 모습과 브랜드 이미지가 표출되는 미디어파사드가 접목됐으며, 최근 개장된 코오롱스포츠 ‘컬처 스테이션’에도 미디어 파사드가 도입돼 ‘인터렉티브 스킨 영상쇼’가 펼쳐진다. 이같은 기법들은 단순히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하나의 예술작품을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의도가 더 크다. 매장 외관 뿐 아니라 내부에 들어가는 POP나 디스플레이에도 브랜드 이미지가 접목돼 있으며, 이들을 표현하는 소재나 기법도 점차 디지털화되는 추세이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아직까지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의 수준이 브랜드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비난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단순 상업매장에서 머물지 않고 복합문화공간과 접목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가능성의 공간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