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를 보고 신기해서 들어와 봤어요. 날개가 돌아가는 게 풍력발전기가 맞지요? 보통 편의점과 다르게 꼭 휴양지라도 방문한 것처럼 서정적인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양평에 놀러온 이인숙씨(35·여)는 강변에 있는 편의점의 친환경 콘셉트에 크게 감명 받았다고 했다.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기가 있어 전력소비도 줄이고, 그만큼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친환경 콘셉트가 강을 끼고 있는 자연경관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광훼미리마트 양평강변점에선 다양한 친환경 기능을 접할 수 있다.
친환경 설비는 이렇게 이곳은 ‘그린스토어’ 1호로 다시 태어난 보광훼미리마트 양평강변점. 그린스토어란 말 그대로 ‘친환경 점포’라는 의미다. 보광훼미리마트 그린스토어 1호점은 친환경·저탄소 발전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풍력발전 입간판 ▲태양광발전가로등 ▲LED조명 ▲폐건전지 수거함 ▲조도 조절기 ▲재활용 수거함 ▲적삼목 마감재 ▲친환경상품 ▲자전거 비치대 등의 여러 친환경 아이템을 모두 도입했다. 풍력발전기는 입간판에 달려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풍력발전기로 생산한 전력은 입간판 조명에 사용한다고 한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으로는 가로등과 매장 내 전력으로 활용한다. 남한강변 인근은 일조량이 풍부해 태양광 발전을 하기에 좋다고 한다. 이밖에도 이곳에선 백열등보다 수명은 길지만 에너지 소비율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설치했다. 가격은 하나에 10만원이나 할 정도로 비싸지만 친환경 효과 때문에 67개를 모두 교체했다. “리모델링에는 총 17일이 걸렸습니다. LED조명 작업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나머지는 금방 끝났어요. 어떤 날은 작업 때문에 간판도 내려놨는데 입간판의 프로펠러를 보고 찾아온 고객도 있었습니다. 프로펠러만 보고 신기해서 들러보셨다는 겁니다. 오기 전에는 편의점인 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윤순복 점장은 “이곳은 125㎡ 크기로 다른 지점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데, 남는 공간에 친환경 상품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객들도 친환경 상품을 구매해 착한 소비에 능동적으로 동참하실 수 있으시죠. 친환경 상품은 모두 6종을 들여오고 있어요. 신문으로 만든 연필 등의 친환경 필기구와 아름다운 가게에서 들어오는 공정무역 상품인 아프리카 초콜릿, 저탄소 콜라, 양평군에서 직접 생산하는 친환경 상품 등을 골라 보실 수 있습니다.”
양평강변점의 친환경 설비는 연간 2900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한다 .
나무 2900그루 심는 효과 낼 수 있어 그렇다면 이곳의 친환경 효과는 얼마나 될까. 산림과학원에서는 그린스토어 1호점에서 앞으로 절감할 탄소량이 연간 2900여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당장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요금도 줄어든다. 그래서 윤순복 점장은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탄소 및 에너지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리모델링 후 처음으로 낼 전기요금이 궁금해요. 리모델링 전에는 140만원 정도 냈는데, 얼마나 줄었을까요.” 그녀는 또 “LED전등을 설치를 하고 나니 눈의 피로감도 한결 덜 수 있었다”며 “게다가 전구 수명도 5년이나 된다고 하더라”며 만족해했다.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 쪽에선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당초 매출을 염두에 둔 리모델링은 아니었지만, 매출 효과로도 이어진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겠지요. 매장을 찾는 고객분들은 ‘얼마나 들었는지’, ‘이런 곳 처음 봤다’ 등등 궁금한 내용을 이것저것 여쭤보시며 매장을 떠나지 않으신답니다.” 그녀가 이곳을 친환경 매장으로 바꾼 것은 본사의 권유 덕택이라고 한다. 평소 친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제안을 반겼고,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아 매장을 그린스토어로 바꿨다.
친환경 점포 계속 열릴 듯 보광훼미리마트가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의 홍보팀 이석춘 대리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비가 각광받는 추세인데, 녹색성장을 위해 앞장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보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모든 사람이 하지만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막상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보광훼미리마트에선 2006년에 친환경 운영 방침을 공식 발표했고, 2008년에는 2016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그린스토어 오픈에 앞서 탄소 캐시백과 탄소성적표시제를 도입한 것도 친환경 운영 방침에 따른 것입니다.” 원래 보광훼미리마트에선 제주도에 그린스토어 1호점을 낼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곳 홍보팀 이석춘 대리는 “그린스토어 1호점은 풍력발전과 태양열 발전의 최적지인 제주도에 만들 계획이었지만, 양평강변점에서 먼저 공사를 끝내 1호점으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리는 “제주도 쪽과도 접촉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올해 안에 제주도 그린스토어점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탄소배출량 50% 절감을 목표로 다양한 친환경 아이템을 도입해 그린스토어를 계속 오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점포를 만들기 위해선 입지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각 지점이 도심에 밀집해 있어, 고층 빌딩 때문에 일조량 등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만족하기 힘듭니다. 양평강변점은 강을 끼고 있어 강바람이 불어오고, 주위에는 높은 건물이 없어요. 점포가 단층건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공원 인근 지역과 대학가를 물색하여 리뉴얼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적삼목으로 된 외관에는 환경보호 포스터가 걸려 있다.
친환경 점포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것은 2008년 부천에 그린스토어를 연 ‘홈플러스’가 최초다. 홈플러스 부천점은 건축비의 15%를 친환경 설비에 투자해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가로등과 문화센터 등의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친환경 시스템은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더딜 수 있는 반면, 편의점의 경우 작은 규모 면에서부터 대형마트에 비해 투자가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거리의 골목마다 편의점은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 동네 곳곳에서 친환경 점포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