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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15:40

마을 미술 프로젝트 현장 스케치② 부천시 심곡본동 펄벅 미술거리

  • 신한중 기자 | 194호 | 2010-04-14 | 조회수 4,68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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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높은 계단에 타일을 이용한 미술작품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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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주차장 입구 벽면을 그려진 예수그리스도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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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주택 낡은 담벼락도 벽화를 통해 산뜻하게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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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벽면에 그려진 꽃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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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에 이르는 빌라축대를 캔버스로 사용한 대규모 벽화 펄벅아리랑.
 
‘마을로 찾아온 미술, 회색빛 거리를 물들이다’
 담장과 계단 구석구석에 감성과 문화가 ‘흠뻑’ 
 
낡은 건물과 노후된 시설물로 가득했던 부천시 심곡본동. 이곳이 펄벅 여사의 향취가 가득한 미술 갤러리로 변신했다.
펄벅은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여류 소설가로, 1960년대 말~1970년대 초에 이곳에 소사희망원을 세워 전쟁고아와 혼혈아 2,000여명을 돌보는 등 부천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러한 펄벅 여사와 부천 심곡본동의 인연이 미술가들의 손에서 다시 꽃을 피웠다. 거리를 변화시킨 것은 서양화가 김야천씨 등 부천미술협회 소속 미술가 5명이다. 이들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응모해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펄벅 미술거리’를 조성했다.
이에 따라 소사구 심곡본동 남초등학교, 펄벅 회주로, 펄벅 기념관 입구, 성주산 산책로 등을 포함한 1km구간에 대변화가 생겼다. 거리 곳곳에 펄벅 여사와 관련한 벽화 30여개가 그려지고, 펄벅 공원과 성주산 입구 등지에는 각종 조형물을 설치됐다.

특히 심곡본동은 성주산 아래 고지대에 위치해 경사진 오르막길과 골목과 골목사이에 계단이 많아 주변 환경이 늘 어둡고 지저분했다.
김 작가 등 미술가들은 도로변에 위치한 주택의 시멘트 담장에 그림을 그려 넣어 칙칙했던 회색빛 거리에 활력을 더하는 한편, 지저분한 골목 계단에는 형형색색의 타일로 이뤄진 모자이크 미술을 설치함으로써 어두웠던 분위기를 밝고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특히 펄벅기념관에 이르는 100여 미터 구간의 빌라 축대에 그려진 벽화 ‘펄벅아리랑’은 이번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다. 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는 ‘오방색’을 사용해 펄벅 여사의 형상을 그려낸 이 대규모 벽화는 벌써부터 입소문이 돌며 부천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야천 작가는 “평화와 인도주의로 점철됐던 펄벅 여사의 삶을 기리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펄벅 아리랑 등 벽화 작업에 있어 소통과 평화의 상징인 오방색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2차선 도로변에 위치한 100평 규모의 대형마트도 이번 프로젝트의 수혜자가 됐다.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탓에 볼품없었던 이 건물의 전면에도 화사한 벽화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리의 미관 개선은 물론, 상가의 이미지 향상에도 일조하게 됐다.
부천시에 거주하는 장씨(27)는 “없던 게 생겼네 하면서 보다보니, 미술작품으로 인해 거리의 낡은 공간들이 지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쓸데없이 벌어지는 도로 보수작업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거리가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서 타일 붙이기와 채색 등 후반작업에는 심곡본동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마을에 대한 애정과 설치된 미술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부천시 관계자는 “펄벅 미술거리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 문화장소인 까닭에 주민 스스로가 이를 깨끗이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점이 관주도의 개선작업과 차별되는 점”이라며 “공공미술과 문화콘텐츠가 융합된 이 거리를 지역의 새로운 문화·관광명소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각종 문화행사와 연계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생활의 공간을 문화와 감성이 흐르는 미술 갤러리로 변모시킨 펄벅 미술거리,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 쬐는 봄날, 회색빛 콘크리트로 가득한 도시가 지겹다면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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