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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16:59

2010 간판정비사업 현장을 가다 ② 경남 통영시

  • 이승희 기자 | 194호 | 2010-04-14 | 조회수 5,647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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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정비 전후 모습. 사진 왼쪽은 정비전, 오른쪽은 정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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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정비후 야경. 채널 게시바와 타공된 갤브철판을 통해 은은한 LED빛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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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뿐 아니라 파사드, 노후화된 건물의 벽면까지 전체적인 리뉴얼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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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는 LED 내장형 채널사인, 베이스 패널은 친환경 합성 목재를 활용했다. 특히 상호와 함께 통영섬을 모티브로 만든 입체사인을 설치했다는 게 포인트. 36개의 다양한 통영섬을 간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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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체 일변도를 탈피한 다양한 서체 적용에도 신경을 썼다.
 
‘통영의 섬’을 품은    ‘도천동 횟집거리’
36개 섬을 모티브로 한 입체간판 제작
파사드 전체 정비… 가로경관도 개선 예정  
 
통영 도천동 횟집거리 일대의 간판들이 자연의 섬을 품은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통영시가 도천동 횟집거리를 문화예술관광의 도시에 걸맞는 명품 거리로 격상시키기 위해 실시한 간판 시범거리 조성사업의 결과다. 특히 새로 정비된 개별 간판 속에서 통영시를 둘러싼 ‘아름다운 섬’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간판의 관전 포인트다.
 
▲도천동 횟집거리=도천동 횟집거리는 40여개가 넘는 많은 횟집이 밀집해 있는데다, 통영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바다가 마주하고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대표적인 명소다.
하지만 이 거리가 통영의 명물로 자리매김하면서 업소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탓인지, 횟집 간판들이 서로 앞다퉈 호객행위라도 하듯 노랑, 빨강 원색을 입고 상가 건물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바로 통영시가 간판정비사업이란 극약처방을 내리기전 ‘비포어(before)’의 모습이 그러했다. 통영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도천동 횟집거리를 관광명소에 걸맞는 이미지로 바꾸고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통영의 지역색에 어울리는 거리로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를 위해 2008년도 행정안전부 간판시범사업 우수시로 선정돼 지원받은 국비 4억원(행안부 3억원, 지경부 1억원), 도비 1억원, 시비 1억원, 간판디자인비 1억원 등 총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0여개의 점포 간판을 정비했으며, 지난해 11월 착공해 올 2월말에 완공했다.
 
▲새로 정비된 간판=통영시를 둘러싼 다양한 섬을 담고 있다. 예를들어 무진장 횟집 간판에는 소섬 뒤편에 있는 자연부락인 ‘혈도’가 들어있고, 한산도 회식당에는 업소명 그대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한산도’가 있다.
또 요리사의 집에는 ‘외부지도’가, 희락 회맛집에는 ‘납도’가 있다. 36개의 다양한 통영의 섬을 모티브로 만든 갤브 철판 입체 간판들이 연출하는 광경이다.
이와 함께 LED 내장형 채널사인을 사용해 개별 점포의 상호를 표현했는데, 미관보다 가독성만을 고려한 고딕체 일변도의 서체를 탈피한 다양한 서체를 도입했다. 또 주목할만한 것은 기존의 사업들이 45cm(가로×세로) 사이즈의 입체간판을 채택한 것과 달리, 보다 현실적인 주목도를 고려해 65cm의 크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친환경 합성목재로 베이스 패널을 제작·설치, 기존의 큰 간판을 떼고 드러난 노후화된 벽면의 노출을 방지했다.
야간에는 LED 채널과 게시바 등을 통해 LED 불빛이 연출되며, 특히 섬을 모티브로 만든 입체간판의 경우 일정한 간격과 크기로 타공이 돼 있어 그 틈을 통해 은은한 LED 조명이 노출된다.
통영시 건축디자인과 변광수 주사는 “야간에 경관조명의 개념을 도입해 빛을 연출했는데, 빛이 반사되는 면적이 기존에 비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어둡게 연출되는 면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앞으로 거리에 가로등 등 다양한 경관조명을 연출해 이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사드 처리=간판을 떼고 드러난 간판 부착 부분 뿐 아니라 사실 건물 전체의 노후화도 문제였다. 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벽면의 리모델링을 시도, 건물의 벽면을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마감처리하고 화이트 컬러로 도색해 깨끗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점포가 횟집이라는 특수성도 파사드 연출에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었다. 일반 점포와 달리 횟감을 보존해야 하는 수족관, 냉각기, 실외기 등의 설비가 있는데, 대다수가 미관을 감안하지 않고 설치돼 있어 시각적으로 다소 지저분한 환경에 놓여 있었던 것.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파사드를 디자인해 연출하고, 필요한 경우 실외기나 수족관 등 설비의 위치를 옮긴다든가 조정해 전체적인 미관을 개선했다. 
 
▲짧지 않은 사업기간=이번 사업은 2008년도 지원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완공하기까지 2년여라는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간판만 대상으로 전개하는 사업이 아니라, 가로경관도 함께 개선하는 사업으로서 보다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통영시 건축디자인과 김성한 계장은 “이번 사업이 간판 뿐 아니라 가로경관까지도 함께 개선하는 사업이라 가로경관과 간판에 대한 별도의 실시설계를 진행하는 등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려다보니 다소 오랜 작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있어 횟집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파사드를 개발하는 등 경관 전체의 개선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로경관에 대한 실시설계는 이미 지난해 4월말 완료 됐으며, 5월중 착공한다. 이에따라 이르면 6월말 간판은 물론 가로경관 전체가 디자인된 도천동 횟집거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좀처럼 디자인의 손길이 뻗칠 것 같지 않는 지방의 해양도시 통영의 도천동 횟집거리에서부터 일어나는 조용한 디자인 혁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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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과 임홍도 과장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큰 틀에서 꿴 첫 단추
“이번 사업은 통영시가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시책과 맞물려 추진한 첫 시도다. ‘문화예술의 도시, 통영’이라는 큰 틀 아래 접근한 사업으로, 간판 뿐 아니라 앞으로 경관조명, 데크, 주차장 및 자전거 도로 조성 등 다양한 경관개선사업을 실시한다.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컨셉은 전학림 화백, 이한수 화백, 작곡가 윤이상, 작가 박경리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배출한 도시라는데서 모티브를 딴 것으로, 시는 이같은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도시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접목하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웠다.  
건축디자인과 산하에 공공디자인담당을 도입한 것도 이미 전국에 공공디자인 붐이 일기 전인 2005년도였을 정도로 앞서있다. 현재도 시는 문화예술의 도시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사업을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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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과 김성한 계장 
지역색 반영위한 디자인개발에 초점
“문화예술이라는 도시 전체의 컨셉과 통영의 지역색을 반영하기 위한 간판 디자인 개발에 중점을 뒀다. 아울러 횟집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파사드 디자인과 노후화된 건물의 개선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해 다소 아쉬웠으나, 이번 사업의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면 인식도 점차 변해갈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광고물 업무를 담당한지도 벌써 5년째다. 그동안 불법광고물은 점차 늘고, 인허가 업무도 그와 비례해 증가했다. 게다가 단순할 것 같은 업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한 민원이 발생하기도 하고 안전사고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이다. 그래서 말단 직원들이 1년을 채 못 버티고 떠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느정도의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 중요한 업무인만큼 실무자들이 보다 선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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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과 변광수 주사 
다양한 서체 적용 등획일화 탈피 노력
“간판의 획일화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당초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등 통영 출신 문인들의 서체를 새 간판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사용권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고딕체 일변도를 탈피한 다양한 서체 적용에 신경을 썼다.
간판의 조명에도 경관 조명의 개념을 도입했으나 조명 노출 면적의 감소로 다소 어둡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간판정비와 더불어 추진중인 가로경관 개선사업이 마무리되면, 이같은 미비점이 보완될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애로점도 많았다. 간판의 수량과 사이즈를 기존에 비해 줄인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많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반발과 달리 다른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도천동 횟집 거리에만 수혜를 주는 거 아니냐고 불만할 정도로 사업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통영=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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