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94호 | 2010-04-14 | 조회수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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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부터 서서히 ‘디자인’ 개념 도입 상호에 ‘광고’보다 ‘디자인’이란 단어 사용 증가
‘함석 간판에서 아크릴 간판으로’, ‘아크릴 간판에서 플렉스 간판으로’, 또 ‘플렉스 간판에서 채널 간판으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간판의 트렌드는 변화를 거듭한다. 하지만 변한 것은 비단 간판만이 아니다. 간판업소의 상호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고 또 변한다. 그것도 일정한 공식이나 규칙을 갖고 말이다. 바로 간판업소의 상호에도 나름의 트렌드가 있고,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변천사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간판업소의 상호는 어떤 공식과 규칙을 가지고 변했을까. 지난호에 간판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던 20년 전을 살펴봤던 데 이어, 이번호에는 90년대말부터 2000년 초반까지의 간판업소 명칭 변천사를 짚어본다.
옥외광고 분야의 현재의 화두는 단연 ‘디자인’이다. 물론 현재 불고 있는 디자인 바람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90년대말 국내 간판업소의 명칭을 보면, 사실 업계의 디자인 열풍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약 12~3년전부터 간판업소 상호에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해준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과 같은 상호 ‘○○디자인’을 소비자들은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그 상호만으로는 소비자들이 순수 디자인인지, 간판 디자인인지 많이 헷갈려 했다. 보통 순수 디자인 분야의 경우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인테리어나 브랜딩 디자인 업체이거나, 혹은 이와 반대로 출판·인쇄를 취급하며 전단지와 현수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해당됐다. 그래서 ○○디자인이란 상호를 사용하는 업소들은 차선책으로 매장 쇼윈도에 썬팅 등 보조 광고 수단을 활용해 ‘싸인탑’, ‘네온광’고 ‘옥외광고’ 등의 취급 품목을 표기함으로써 이를 극복했다. 이와함께 소비자들이 업종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상호에 직접 업종을 명기, ‘~디자인 간판’, ‘~간판 디자인’과 같은 형식을 취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때부터 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 1~2명을 고용하는 것도 일종의 유행이 됐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 디자인과 간판 디자인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순수 디자인 쪽에서 간판 디자인을 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순수하게 간판만 취급하는 업체는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존에 하도급을 하던 업체들의 규모가 점차 전문화, 대형화 됨에 따른 것. 전문 하도급 업체들이 많으니까 공사만 수주하고, 이를 하도급으로 넘기면 됐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디자인만 가능해도 간판업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요즘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간판업을 하는 업종들이 다변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