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194호 | 2010-04-14 | 조회수 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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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영상의 비밀을 파헤치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화면 속 세상’ 소름끼치도록 생생한 입체감을 무기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일대 변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3D입체 영상. 이 입체감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안경 하나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게 하는 3D입체 영상의 비밀에 대해 알아봤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입체영상의 비밀 오른눈과 왼눈의 시차 이용… 입체 시감각 전달 3D 컨버팅 기술로 기존 2D 콘텐츠 재생산 가능
매직아이. 눈의 초점을 모아 그림에 있는 두 점을 겹쳐지게 하면, 점이 3개로 보이면서 입체적인 굴곡이 나타나게 된다.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 것이 3D입체 영상으로써 사람이 신경을 써 초점을 모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입체 안경이 대신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의 3D TV.
3D 디스플레이. 두 상이 겹쳐 있기 때문에 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어지러운 화면이 보인다. 삼성전자 제품.
전용의 콘텐츠 없이도 하드웨어에서 실시간으로 2D->3D 변환이 가능한 3D 디스플레이. 현대아이티 제품.
애너글리프 글라스(적청안경).
편광글라스.
셔터글라스
입체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2대의 카메라를 정밀하게 결합시키는 3D 촬영장비 ‘리그’. 리그는 카메라를 나란히 수평 배치하는 수평식과 서로 직각으로 배치하는 직교식 리그가 있다. 수평식 리그(좌)의 경우 사람의 눈 사이 간격보다 카메라의 렌즈 간격 멀리 떨어지게 돼 촬영한 콘텐츠 관람 시 일정거리를 둬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근접 거리에서도 관람이 가능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교식 리그가 주로 사용된다. (자료 제공 : 리얼스코프) <사진 좌> 수평식 리그 <사진 우> 직교식 리그
최근에는 파나소닉, 소니 등이 3D전용의 카메라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파나소닉의 3D 촬영 전용 카메라.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시야각에 따른 영상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은 상용화가 어려운 단계에.
▲눈과 눈 사이 6cm에 숨겨진 입체영상의 원리 평면의 화면에서 표출되는 영상임에는 다를 바 없는데, 특수 안경을 끼면 입체영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뭐지? 이 비밀은 바로 왼쪽 눈과 오른쪽 눈 사이, 약 6cm 정도의 공간에 숨어 있다. 사람의 두 눈은 이 공간으로 인해 약간의 시차(양안시차)를 지니게 된다. 왼쪽에 가까운 물체는 오른 눈보다 왼 눈이 먼저 인식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 오른 눈이 먼저 인식하게 되는 것. 간단한 예로 왼쪽 눈을 가리고 앞을 본 후, 다시 오른쪽 눈을 가리고 앞을 보면 같은 풍경이 미세하게 수평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양안시차에 의한 효과다. 이렇게 왼쪽 눈, 오른쪽 눈은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보지만, 사람은 이 두 개의 상을 하나로 합성해 인식한다. 이 과정에서 원근감과 공간감이 형성돼 입체적인 영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쪽 눈을 감고 거리를 걸으면 원근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3D 입체영상은 이런 양안시차를 응용한 영상기법이다. 좌우 영상을 분리한 후 안경을 통해 이를 융상시키면, 사람은 일종의 인지 착각을 통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가로, 세로, 높이만이 존재하던 화면에 깊이가 더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매직아이를 생각하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 눈의 초점을 모아 매직아이를 보면 평면상의 그림에서 입체 굴곡이 보이게 되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원리를 영상기술에 접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개 영상 융합시킴으로써 입체 시감각 부여 3D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은 크게 2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3D 촬영 장비를 활용해 3D 전용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3D 컨버팅을 통해 기존 2D영상을 3D 영상으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전자의 경우, 사람의 두 눈처럼 한 대의 카메라에 두 개의 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영상을 촬영한다. 두 개의 렌즈 간 간격도 사람의 좌·우안의 동공거리와 유사하게 만들기 때문에 망막에 투영된 영상처럼 카메라의 영상도 각기 다른 두 개의 영상이 맺히게 된다. 즉 사람의 양안시차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촬영된 두 개의 영상을 융상시킴으로써 입체 시감각(하나의 물체를 볼 때, 같은 거리에서 찍은 사진과 달리 입체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 방식은 2개의 렌즈 각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멀리 있는 사물을 보다가 가까운 사물을 보면 우리의 눈동자가 모아지는 것처럼 3D를 촬영할 때도 2대의 카메라 각도가 달라지며 촬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 제약이 많고 비용도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3D 컨버팅 방식은 이미 제작된 2D 영상에 또 하나의 영상을 추가로 생성시키고 이를 겹쳐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실사방식에 비해 입체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모든 종류의 2D 영상을 입체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실사 방식의 1/3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새로운 콘텐츠의 제작 없이, 풍부한 2D콘텐츠를 모두 3D 입체영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최근 제작되는 3D 콘텐츠들은 3D 컨버팅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산업투자조사실 김윤지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같이 3D관련 제작 장비와 기술적 노하우가 부족한 환경에서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2D 콘텐츠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제작비가 들게 된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추가비용을 통해 3D 입체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3D 컨버팅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에는 하드웨어 자체에서 2D에서 3D로의 변환이 이뤄지는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개발한 3D TV에 접목된 기술로써 기존의 2D영상을 단말기 내부에서 3D로 변환시켜 표출할 수 있게 한다.
▲왜 3D 입체안경이 필요한 것일까? 사람의 눈에 보이는 영상은 실제로는 2D 영상이다. 하지만 좌우의 눈이 본 각각의 2차원 영상을 뇌가 융합시켜 재생시킴으로써 우리는 3차원의 시계를 가지게 된다. 3D 입체영상 또한 평면의 화면에서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눈과 뇌는 이를 정확히 평면 영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3D 입체안경은 우리 머릿속에서 왼쪽 눈의 영상과 오른쪽 눈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두 상이 융상되기 전에 기계적인 방법을 통해 융상된 영상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D 입체안경은 애너글리프 글라스, 편광글라스, 셔터글라스 이상 3종의 방식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중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일명 적청방식이라고도 불리는 애너글리프 글라스이다. 왼 눈에는 청색, 오른 눈에는 적색의 필터가 붙은 안경을 통해 입체영상을 보는 방식으로 가장 오래된 3D 입체안경이기도 하다. 두 영상을 각각 청색과 적색으로 제작한 후, 이를 겹쳐 스크린 상에 투영한 후, 애너글리프 글라스로 보면 좌우의 눈이 서로 다른 영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애너글리프 방식의 경우, 특별한 장비 없이 애너글리프 방식으로 컨버팅된 영상과 셀로판 안경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화면이 어지럽고 색 재현성은 낮기 때문에 동영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활용 목적에 따라 입체 안경 방식 달라져 앞서 설명한 애너글래프 방식은 화질에 있어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기술은 편광 글래스 방식과 셔터 글래스 방식이다. 편광 글래스 방식은 2개의 영상을 각각 특정 편광면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제작한 후, 양쪽이 각기 다른 편광면만을 통과시키는 편광 안경을 통해 화면을 봄으로써 왼 눈과 오른 눈에 각기 다른 영상을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색상이 깨끗하게 재생되지만 그러나 해상도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디스플레이와 안경에 부착된 편광필름에 의해 휘도가 저하된다. 관람 위치에 따라 입체의 깊이가 차이를 보여 눈의 피로도가 높다는 것도 단점이다. 셔터 글래스 방식은 카메라의 셔터와 작동원리가 비슷하다. 양쪽 눈을 번갈아가면서 가려주는 방법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각기 다른 영상을 보게 한다. 화면에서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을 초당 480회 정도의 초고속으로 번갈아 송출하면, 화면에 부착된 칩에서 동기신호를 받은 셔터 안경이 왼쪽과 오른쪽을 순간적으로 열고 닫게 된다. 오른쪽 영상이 보일 때는 오른쪽 눈이, 왼쪽 영상이 보일 때는 왼쪽 눈만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입체시감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3D스크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안경이 주도적으로 입체영상을 유도하기 때문에 ‘능동형(Active)’입체 안경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두 방식의 장단점은 분명하게 비교된다. 편광안경방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편광필름에 의해 해상도의 1/2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며, 셔터안경방식의 전체 프레임의 1/2를 볼 수 없게 된다. 즉 화질은 셔터글래스 방식이 우수하지만 화면의 깜박임이 발생해 어지럼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또한 편광글라스 방식의 경우 스크린에 부착하는 편광필터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품의 가격은 높아지지만, 안경의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반면 셔터 글래스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가격은 높지 않지만, 안경의 가격이 대당 1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편이다. 따라서 다수가 동시에 관람하게 되는 극장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안경 가격이 저렴한 편광 글래스 방식이 사용되며, TV와 같이 실내에서 소규모 인원이 시청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낮은 셔터 글래스 방식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CJ파워캐스트 관계자는 “극장과 같이 대규모 인원의 이동이 일어나는 곳에서는 안경 분실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저렴한 편광 글래스 방식을 이용하지만, 소수가 시청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화질이 우수하고 제품의 단가가 낮은 셔터 글래스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3D란? 3D의 ‘D’는 ‘Dimension(공간, 차원)’의 약자로서 2D, 3D는 2차원과 3차원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1D는 점으로 이뤄진 세계(일차원)를 뜻한다. 점과 점만을 연결해 만들어진 미디어, 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1D(일차원)의 점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 2D의 세계, 바로 평면그림·영상이다. 점과 점이 연결돼 만들어진 선들이 모여 면을 만들고, 이 면을 통해 보여지는 것이 바로 2D영상이다. 우리가 늘상 접하는 TV등의 2D화면이 점과 선으로 이뤄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2D의 면과 면이 중첩되고 쌓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 바로 3D이다. 사각형의 면 6개가 모이면 입체형태의 정육면체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3D 그래픽과 3D 입체영상의 차이점은? 3D 그래픽은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역시 가상의 3차원의 피사체를 놓고 이것을 하나의 렌즈로 찍는 방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2D 영상에 원근법과 명암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컴퓨터 기법으로 CG나 애니매이션 제작시 주로 사용된다. 반면 3D입체는 좌안용과 우안용, 두개의 영상을 사용함으로써 양안시차를 발생시켜 피사체가 스크린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스크린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상기술이다. 3D 그래픽과 3D 입체의 차이는 한쪽 눈을 감고 콘텐츠를 시청할 때의 정보 습득량의 차이로도 설명할 수 있다. 3D 그래픽을 한쪽 눈으로 본다고 해도 습득하는 정보량의 손실은 없다. 그러나 3D 입체영상을 한쪽 눈으로 본다면 입체감이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