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10.06.11 15:48

뜨거웠던 6.2지방선거 유세 현장 속으로

  • 신한중 기자 | 198호 | 2010-06-11 | 조회수 2,162 Copy Link 인기
  • 2,162
    0
거리 곳곳에서 펄럭이는 선거용 현수막들의 모습.
 
46.jpg 
풀컬러 LED전광판이 장착된 유세 차량.
 
46_copy.jpg 
거리를 달리고 있는 선거 유세 차량들의 모습. 
 
47.jpg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사무실에 한해 크기 및 수량의 제한 없이 현수막을 걸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현수막들을 볼 수 있었다.
 
47_copy.jpg 
선명하게 대조되는 보수진영의 파란색 유세차량과 진보진영의 노란색 유세차량.
 
47_copy1.jpg 
서울 거리를 지나던 도중 한명숙 서울 시장 후보와 진보진영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유세차량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47_copy2.jpg 
어두운 밤거리, LED전광판을 단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유세 차량이 스쳐 지나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6.2지방선거를 잡아라’… 전국 뒤덮은 선거 광고 물결
사인업계 ‘보릿고개 넘었네’, 경기 한파 속 반짝 특수 톡톡
현수막·유세차량 자리다툼 치열… 캠프 간 팽팽한 신경전  
 
노풍과 북풍 등 수많은 바람 속에서 뜨겁게 불타올랐던 6.2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자치단체장, 기초의원부터 교육감 및 교육의원 등 8명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최종 후보자만 1만 5,000여명에 달했던 만큼 선거 관련 광고물들도 홍수를 이루며, 어마어마한 물량을 쏟아 냈다.
이에 따라 경기한파와 정부의 규제강화로 인해 일감에 목말라 했던 실사출력업계를 비롯한 옥외광고업계에는 가뭄 속 시원한 단비를 맞았다.
업계에 의하면 선거를 앞두고 벽보용 종이, 현수막, 유세차량, LED전광판 등 자재가 동이 날 정도로 이번 선거에 소요된 광고물의 물량은 엄청났다. 또한 유세 기간 전까지 홍보물의 제작을 완료해야 했던 까닭에 후보 진영들은 웃돈을 얹어서라도 이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 얼굴·이름 알리는데는 ‘현수막’이 최고 
지난 5월 19일 늦은 밤, 거리 곳곳에는 저마다 돌돌 말린 현수막을 손에 쥔 자원봉사자들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유동인구 및 차량이 많은, 속칭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후보 진영들 간의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후보의 경우 선거법에 의해 각 동마다 현수막을 한 장만을 걸 수 있는 까닭에 현수막 자리 확보를 위한 눈치싸움이 더욱 팽팽하게 전개됐다.
이에 따라 유세가 시작되는 20일 0시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들은 전날 밤부터 요충지를 서성거리며 자리싸움에 나설 정도로 ‘명당’ 확보에 전념했다. 
특히 금번 선거의 경우, 투표자가 총 8명에게 투표해야 하는 복잡한 형태로 진행됐다. 더구나 교육감 및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지지정당 및 후보 성향이 투표지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들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따라서 벽보나 전단 등 타 광고매체보다 효과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있는 현수막은 후보들의 최대 무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난 2004년 신설된 공직선거법 60조 3항에 따라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숫자와 크기 제한 없이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어 일반적인 현수막 외에도 선거사무실이 자리 잡은 건물마다 후보의 얼굴이 인쇄된 초대형 현수막들이 나부끼는 광경도 이번 선거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현수막 제작업계는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을 한껏 누렸다. 특히 후보자의 얼굴을 선명한 실사이미지로 담다보니 현수막의 단가도 높아졌다. 현수막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많을수록 현수막의 가격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 LED전광판도 홍보효과 ‘톡톡’
이번 선거의 유세 열전에서는 LED전광판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활용되며 홍보효과가 검증된 LED전광판은 이번 선거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높은 수요가 나타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보자 대부분이 유세차량에 LED전광판을 탑재하려 했던 까닭에, 국내 물량이 달려 중국에서 급하게 물건을 공수해 와야 했을 정도로 LED전광판의 인기는 뜨거웠다. 특히 홍보영상을 내보내는 풀컬러 전광판 외에도 기호와 이름을 표출하는 삼색전광판까지 다양한 제품이 선거에 투입됐다.
한 LED전광판 업체 관계자는 “선거용 물량을 맞추느라 다른 사업에는 손도 대지 못할 지경이었다”며 “앞선 선거에서 LED전광판의 홍보효과가 검증됨에 따라 후보자들 대부분이 이를 적극적으로 유세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LED전광판이 설치된 차량의 경우, 야간에 별도의 인력 없이도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또한 멀리서도 시인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홍보영상을 표출하며 천천히 도로를 지나다니는 LED전광판 차량은 선거에서 후보자들에게 든든한 우군이 됐다.
한편, 일부 지차체들은 LED전광판을 장착한 투표참여 홍보차량을 구성해 선거 당일까지 도심 일대를 달리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 색을 각인시켜라… 후보 간 컬러 대결 ‘눈길’
정치인들을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고유의 색깔이 있다. 색은 소속당의 색깔이면서 개인의 정치적 이념을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시민이라도 현수막 및 유세차량의 색상만 봐도 그 후보의 소속정당이나 정치성향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유세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후보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색을 강조하게 된다. 색 자체가 자신의 마케팅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토론회가 개최될 때 배경 색상이 특정 정당의 색채를 띄게 되면 거센 반발이 일어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노풍(老風) VS 북풍(北風) 이라는 상징적 대결 구도가 쟁점으로 떠오름에 따라 후보 간의 컬러 대결이 더욱 부각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천안함 사건이 몰고 온 북풍을 타고 비상하려는 여당의 청색 ‘돛’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한껏 부풀은 황색과 녹색 ‘돛’이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 것.
이에 따라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는 컬러 전쟁도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각 진영들은 명함부터 전단, 현수, 차량에 이르기까지 고유의 색으로 무장하고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집권층인 한나라당 후보들은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메인컬러로 삼았다. 파란색은 정직, 희망, 청렴의 이미지를 주는 색으로 신뢰감 주기의 전략적 포인트라 볼 수 있다. 이 색상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즐겨 쓰는 색이다. 
녹색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상징색으로 통합, 소통, 균형, 조화, 성장, 안정, 평화, 번영 등을 의미한다.
금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녹색과 함께 노란색을 상징적으로 활용했다. 노란색은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색은 2002년 거대한 한나라당에 맞서 대역전극을 펼쳤던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다. 까닭에 그를 그리워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강한 어필이 됐다는 평이다.
 
선거 현수막 폐기문제 사회적 이슈 부상
재활용·친환경 제품 개발 등 해결방안 모색해야
  
47_copy3.jpg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
 
선거의 종결과 함께 유세 기간 동안 후보자들의 얼굴 역할을 해 온 현수막들의 처리문제 이슈로 떠올랐다.
선거열기와 함께 도시곳곳에 범람한 선거현수막이 선거가 끝난 후 폐기처분 돼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현수막을 태울 경우 다이옥신 등의 유독물질이 발생하며 땅에 묻는다고 해도 자연분해 되는데 최소 5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현수막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스스로 철거해 폐기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76조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후 지체없이 철거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철거기간 기준이 ‘지체 없이’라고만 나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철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최소 30만개에 이르는 현수막들이 고스란히 지역의 쓰레기로 전락하게 됐다.
일부 후보들의 경우, 사용된 현수막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진보신당 인천시당은 후보 모두가 사회적 기업에 현수막을 기증하기로 했으며 경기도교육감 후보로 나선 김상곤 후보는 현수막 600여개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렇게 기증된 현수막은 전문 디자인사를 통해 장바구니와 노트북 가방 등으로 재활용된다. 아울러 농사 때 밭이랑을 덮는 비닐을 현수막으로 대체할 수 있어 이를 원하는 농가에 무상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활용의 경우에도 그 양이 극히 일부일 뿐 아니라 재활용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아 선거 현수막의 처리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이제는 가정으로 배달되는 홍보물이나 트위터, 이메일을 통해서 소통하는 사회이므로 구시대적인 현수막은 사라질 때”라며 “선거현수막을 줄이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대 측은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통해 자원순환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예치금제도를 도입해 현수막부착 신고때 부담금을 예치했다가 재활용이 확인되면 비용을 돌려주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처럼 현수막의 폐기물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됨에 따라 향후 선거에서는 관련 제재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업계 또한 반짝 특수만을 기대하기 보다는 친환경 제품 개발 등 앞장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