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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1 17:32

서체 저작권 문제 갈수록 태산!

  • 이승희 기자 | 198호 | 2010-06-11 | 조회수 3,218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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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업자들 영업수법 갈수록 악랄하고 교묘해져 
디자인 프로그램 판매업자도 영업대열 가세… 협회 차원 대책 마련돼야
 
특정 서체 판매업자들의 ‘강매’ 수준의 영업 행위가 점점 극심해지고 있어 업계의 불만과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일부 지역서만 극성을 부리던 서체 영업 행위가 수도권으로까지 옮겨가는 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현수막, 인쇄, 간판 등 업종도 가리지 않고 들쑤시고 다니는 통에 이제는 옥외광고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서체 판매업자들은 마치 법적 단속권을 가진 양 불시에 업체에 들이닥쳐 ‘트루타입 서체 정품사용 협조요청 안내문’이라고 된 공문서 형식의 문서와 정품구매사용계획서를 함께 제시하며 정품 구매를 강요하고 있다. 특히 공문에는 저작권 위반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형사처벌 강조 문구가 가득해 비품을 사용중인 업자들은 물론이고 비품인지 정품인지를 잘 알지 못하는 직원들마저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한 간판업체 관계자는 “서체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저작권 행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 때에 갑자기 큰 돈을 어떻게 한꺼번에 지불하느냐”고 울먹였다. 

서체도 한 개만 구매하라는 게 아니다. Y, A, S 등 3개 유명 서체를 전부 구입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1회 구입 비용이 무려 200만원에 달해 영세업체들이 구매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일부 서체 판매업자들의 경우 영업을 위한 행위가 갈수록 악랄해지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단속’, ‘처벌’을 앞세운 방문 영업이 통하지 않자 소비자를 가장해 해당 업체에 디자인을 의뢰하고, 그 디자인에 사용한 서체를 문제삼아 정품 구매를 강요한 사례도 있었다. 
해당 현수막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한 여자가 와서 시안에 사용할 서체를 여러 개 지정까지 해주며 현수막 시안만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해왔다”며 “그리고는 출력 시안과 영수증, 명함을 받아가더니 연락두절이 됐는데 며칠 후 서체 판매사 직원이 그 여자가 받은 시안을 그대로 들고 와서 서체를 무단으로 쓰고 있다고 다그쳐 울며겨자먹기로 서체를 구매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허위로 조건을 내세우며 서체 구매를 유도한 일도 있었다.
옥외광고협회 수원지회에 따르면 법률사무소 저작권팀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Y사 제품 4종 중 1종만 구매해도 나머지 3종을 구입하지 않고 사용하는데 대한 불법을 문제삼지 않겠다고 해 지회 차원에서 희망자 20명을 모집해 단체구매를 추진했다.

지회 측은 구매 추진 과정에서 Y사가 나머지 서체 3종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지 않는다는 근거 자료를 요구했으나 저작권팀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Y사, 총판, 법무사 3자가 합의한 사항이므로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만 받았다.
그래서 직접 Y사에 전화해 확인한 결과, Y사 측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사명은 알지도 못할 뿐더러 대금을 지불한 해당 정품 1종만 구입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판매업자들의 판매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업계가 곤경에 빠진 상황에서 최근에는 디자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매성 영업행위까지 이어지고 있어 업계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디자인에 사용하는 수종의 서체와 디자인 프로그램까지 전부 구매하려면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며 “간판 가이드라인에 소프트웨어 저작권까지 챙기라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서체 판매업자들의 얄팍한 상술에 휘둘리는 영세 사업자들을 위하여 협회가 범업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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