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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3 15:26

디지털 세상은 아날로그를 꿈꾼다… 네온의 재조명

  • 신한중 기자 | 199호 | 2010-06-23 | 조회수 4,00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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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문화 상징 이미지 벗고 ‘고급’스러운 광고물로 각광
크리스피크림 도넛 매장에 설치된 네온사인. 붉은 색 네온사인이 고급스럽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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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철망을 활용해 복고풍 익스테리어를 구성한 홍대의 나이키 매장. 한구석에 달려 있는 네온사인이 익스테리어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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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문자를 구성하는데서 그치는 국내의 네온 디자인에 비해 미국 등 외국에서는 보다 자유로운 디자인이 연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네온만을 사용하기보다 여러 가지 소재와 믹싱을 통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다.
 
편안하고 은은한 빛… 아날로그적 감성 불러일으켜
복고풍 디자인 트렌드 영향 등으로 새로운 형태로 귀환
 
‘사막을 걸어온 네온사인, 겨울을 지나온 검은 입술의 네온사인….’
가수 조규찬의 노래 ‘사막을 걸어온 네온사인’ 속에서 네온은 고독한 도시인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로 등장한다. 네온사인은 이처럼 수많은 노래 가사 속에서, 때론 영화 제목으로도 심심찮게 등장할 만큼 그만의 묘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때때로 1980~90년대의 모습을 회상해 보는 이라면 누구나 네온사인에 대한 추억 한 자락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지난날 촌스러운 이미지로 가득한 플렉스 간판들 속에서 네온사인은 꽃처럼 빛났다. 
하지만 높은 에너지 소모량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을 뿐 아니라, LED등 신광원의 등장에 따른 소비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며 네온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아울러 정부의 도시디자인 정책에 의한 간판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화려했던 네온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최근, 이 네온사인이 새롭게 재조명되며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LED와 채널사인 일색의 간판 문화에 식상함을 느낀 점포주들이 다시금 네온사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페 등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공간에서 네온의 활용이 진작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예전 유흥문화, 밤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던 네온이 이제는 ‘고급’의 이미지를 담은 광고물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
이처럼 네온에 새롭게 관심을 모이고 있는 데는 네온이 지닌 아날로그적 감성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간판용 광원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LED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네온만의 감성을 요구하는 공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의 화려한 연출이 가능한 반면, 빛의 직진성이 강해 눈에 자극이 심한 LED와 달리 네온은 바로 앞에서 쳐다봐도 눈이 부시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빛을 제공한다.
네온파크의 이진욱 대표는 “편안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제공하는 네온사인은 사람들의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감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듈 형태의 제품을 일정한 공식에 맞춰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 LED와 달리 네온은 숙련된 장인의 손끝을 통해서만이 제대로 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이점은 대량생산을 어렵게 함으로써 네온을 사양길에 접어들게 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네온을 빛나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공장에서 찍어내는 구두보다 수제화를 선호하듯 일일이 손으로 구부리고 꺾어 제작하는 네온사인에게서 명품 간판의 이미지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빛애드의 박희환 대표는 “최고급 시계나 가방이 모두 수제품인 것처럼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네온의 이미지를 높이 사는 경향이 일고 있다”며 “특히 수제품을 제작해 파는 곳에서 네온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의 복고 열풍은 사인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에도 변화를 끼치고 있는데, 이런 디자인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네온의 활용도 함께 진작되고 있는 추세다. 빈티지숍이나 복고풍의 인테리어를 꾸민 매장의 사인으로는 네온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네온사인이 예전처럼 간판 전체를 도배한 채 휘황찬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제 네온은 간판의 한구석을 조그맣게 장식하거나, 매장의 내부 사인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강화된 규제에 따라 그 나름의 영역과 디자인 전략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박희환 대표는 “최근 네온은 이전처럼 화려한 모습으로 제작되기 보다는 LED로는 구현할 수 없는 문체의 글자나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 요소로서의 사인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네온과 같은 효과를 연출할 수 있으면서도 전력효율 및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킨 CCFL, EEFL등의 광원의 발달은 네온시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이 광원들은 네온램프와 비교해 50% 이상의 전력절감이 가능하며 내구성도 배 이상 향상됐다. 따라서 경제성이 우수하고 폐기물의 발생도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높은 에너지 소모량과 내구성이 최대 단점이었던 네온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관련업계의 한 전문가는 “에너지 절감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과도한 전력이 소모되는 네온램프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절전형으로 개발된 신광원들은 LED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효율이 뛰어나 네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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