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99호 | 2010-06-23 | 조회수 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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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TV 시장 호재가 범용아크릴 원료 공급 ‘발목’
제조사 일제히 가격 인상… 일부 업체 공급 중단 선언도 유통사들 재고 싸움 돌입… ‘아크릴 품귀설’까지 나돌아
이르면 하반기부터 아크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아크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크릴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아크릴 제조사들이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제조사들의 불안정한 제품 공급은 유통업계의 제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구매 한계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아크릴 공급 대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크릴 원료 공급이 부족해진 것은 아크릴 원료 공급의 편중현상에 따른 것이다. 최근 LCD TV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호황기를 맞으면서 대다수의 아크릴 원료가 TV 도광판 제조 분야로 공급되고 있는 것.
도광판이란 LCD 내에서 빛을 액정에 인도하는 BLU 안에 조립돼 있는 사출물로 아크릴로 만들어진다. 때문에 LCD TV를 제조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며, 도광판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범용 아크릴 제조 분야에 대한 원료 공급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전세계 아크릴 원료 생산량이 연간 300만톤 이상인데, 이중 범용아크릴 용도로 공급되는 원료의 비중은 현재 겨우 8% 정도”라며 “5% 정도가 인조마블 등 다른 소재 생산에 사용되고 약 90%에 달하는 원료가 TV 제조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PMMA, MMA 등 아크릴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는 LG MMA, 호남정유를 비롯해 약 4개사이고,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는 일본 등 다른 나라를 통한 우회적인 경로로 수입하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범용 아크릴 시장의 비중은 전체 원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만큼 원료 공급사들이 중시하는 시장이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원료 시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LCD TV 생산업체들의 시장 호재 등 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형 제조사들은 도광판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아크릴 수지 압출시트의 공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나서 압출시트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제조사들은 그동안 범용아크릴 시장에 판매해왔던 압출시트 마저도 도광판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계산이다. 원료 공급 부족 탓에 일부 제조사들은 압출시트 생산에 신제 대신 스크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되고 있다. 제조사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통사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조사들로부터 제품 공급이 지연되거나 아예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유통사들은 종전에 확보해뒀던 물량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곧있으면 바닥이 날 지경이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지금 유통사 간 재고 싸움에 돌입했다”며 “누가 많은 재고를 가지고 오래 버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제품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아크릴 가격도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 6월 있었던 가격 인상만해도 벌써 올들어 세 번째 인상이다. 세 번의 인상을 합하면 상반기 동안 아크릴 가격이 30% 이상 인상된 셈이다. 때문에 아크릴 판재의 주소비처인 아크릴 가공사들 역시 울상이다. 경기 불황으로 업체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인상된 아크릴 가격을 소비자가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가운데 원료 공급 부족 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업계가 각자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