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00호 | 2010-07-08 | 조회수 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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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1호점 파사드 주간 전경.
명동 1호점 파사드 야간 전경.
레이저 커팅된 갤브로 만든 앙증맞은 돌출사인.
잠산 작가가 그린 파사드 비주얼.
아쿠아쁘띠젤리 틴트·비비.
헬로우 홀리카.
딸기모공무스스타터.
매장 내 진열대.
1층에서 올려다본 매장 내 전경.
트럼프 카드 이미지가 반영된 파사드 데코레이션.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 예뻐지는 세상이 열린다’ 마법의 성 같은 화장품숍 ‘홀리카 홀리카’, 고객들 ‘홀리네’ 엔프라니, 중저가 브랜드 ‘홀리카 홀리카’ 런칭
고가의 명품 브랜드는 아니지만 퀄리티있는 제품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이미 많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엔프라니가 20대 여성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홀리카 홀리카’를 새롭게 런칭했다. 홀리카 홀리카는 기초에서부터 색조 라인까지 메이크업과 관련된 모든 상품을 아우르는데, 특히 색조 라인에 무게감을 더한 브랜드로 브랜드명을 내세운 전문 로드숍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엔프라니가 전문 로드숍을 전초기지로 삼은 중저가 브랜드를 런칭한 것에 소비자들은 반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이미 거리에는 서로 컨셉트까지 겹칠 정도로 수많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의 한가운데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엔프라니는 그 해답을 매장에서 찾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매장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홀리카 매장은 ‘호리병’ 닮은 마녀의 집
그래서인지 브랜드명부터 범상치 않다. ‘홀리카’는 ‘홀리다’, ‘매혹하다’는 뜻을 가진 ‘홀릭(holic)’이라는 영단어에서 착안한 명칭이다. ‘신비로운 매력으로 마법처럼 소비자들을 홀리는 매직 코스메틱’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브랜드의 메인 컨셉트가 됐다. 홀리카 홀리카 매장은 바로 이런 메인 컨셉트를 반영, ‘마녀의 집’이라는 공간 컨셉트로 꾸며졌다. 매장의 외관은 마녀가 휴대하고 다니는 호리병에서 본딴 것으로, 호리병의 모양이지만 궁전이나 성의 이미지도 함께 연상시킨다. 궁전의 모양은 여러개의 갤브나이즈드 스틸을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궁전의 꼭대기 부분과 호리병 형태에 따라 이어지는 형이상학적 곡선이 만들어낸 문양은 레이저로 커팅해 구현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마녀의 모습 또한 홀리카 홀리카 매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매장 상단에 자리잡고 있는 마녀의 모습은 홀리카 성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홀리카 홀리카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 화룡정점이 되고 있다. 매장의 포인트 역할을 하는 마녀는 LED를 내장한 채널사인으로 만들어 밤이 어둑어둑해지면 미려한 빛이 표출되는데, 특히 명동 2호점의 경우 다른 지점들이 화이트 조명을 사용한 것과 달리 풀컬러 LED를 채택해 보다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와함께 마녀가 지나가는 자리를 환하게 비춰주는 별빛을 형상화한 다이아몬드 문양과 상호는 아크릴 면발광사인으로 연출해 깔끔하고 미려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매장의 컬러도 압권이다. 바이올렛을 기본으로 핑크, 에메랄드 계통의 컬러들을 다양하게 조합,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홀리카 컬러’를 만들어냈다. 이 홀리카 컬러는 매장 이미지 메이킹 과정에서 만들어진 그림을 그대로 실사출력해 구현했다.
일러스트 작품이 상업 공간으로 ‘쏘옥~’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매장’을 앞세운 인지도 극대화 전략. 그 의도는 적중했다. 홀리카 홀리카는 현재 후발주자로서 타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빠른 속도로 맹렬히 추격중이고, 이는 다시 가파른 매출 신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엔프라니 홍보팀 오은정 대리는 “아직 런칭 초반인데다 매장수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로부터 빠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이사는 “매장 자체가 간판이고,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운을 떼며,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매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거리에 있는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의 로드숍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화려하게 포장돼 있던 상황. 그런 가운데서 확실하게 튀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다. 때문에 엔프라니는 국내 최정상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영입해 매장의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같은 매장 디자인은 통상적으로 인테리어 업체들이 맡는 역할이다. 하지만 엔프라니는 군계일학을 창출해내기 위해 이같은 전통적인 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매장 이미지 디자인작업을 일종의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임 이사는 “종전과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면 역시 뻔한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시도를 했다”며 “과정이 추가됨에 따라 수반되는 비용을 감수하고 작가의 작품을 매장의 이미지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엔프라니의 신선하고 발칙한 시도로부터 탄생한 홀리카 매장은 어느덧 많은 이들이 사진 찍을 때 배경으로 삼는 지역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서서히 고객들을 홀리며 매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잠산 작가. “상업 공간 파사드 디자인은 홀리카가 첫 작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비주얼이 딱 내 스타일”
신비롭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지닌 홀리카 홀리카 파사드 이미지는 한 작가의 그림에서부터 출발했다. 다름아닌 국내 최정상급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컨셉트 디자이너 잠산(본명 강산) 작가가 홀리카의 브랜드 컨셉에 맞춰 매장의 비주얼을 담당한 것. 나이키의 ‘BE THE LEGEND’ 프로젝트의 비주얼 컨셉트 디자인, KBS 2TV 홍보 CF 일러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잠산 작가는 각종 CF를 비롯해 온라인, 포스터, 책표지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컨셉트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분야를 막론하고 작업을 하는 잠산 작가이지만 파사드를 그린 것은 이번이 처음. 그를 만나 이번 작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매장 파사드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어땠나. ▲처음 작업한 거라 쉽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작업했다. 그전부터 파사드 작업에 흥미를 느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평면에 연출되는 작가의 작품이 실제 매장으로 표현되는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품과 실제 설치된 파사드 간의 괴리는 없었는지. ▲일부 컬러가 왜곡된 부분은 있지만, 그걸 빼면 큰 차이가 없었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작품을 그릴 때 클라이언트와 인테리어 업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작업의 방향을 조율했다. 어떤 작가들은 현실에 반영할 수 없는 작품들을 만들어 놓고 그대로 표현이 안됐다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난 그네들과 생각이 다르다. 내 작품이 상업적인 공간에 사용되는 경우라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업은 특히나 철저하게 상업적인 공간에 사용되는 만큼 작품과 실제 매장 간의 차이가 없도록 조언을 많이 구했다.
-남자로서 여성을 겨냥한 화장품 매장을 그린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원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홀리카 홀리카도 마침 그런 분위기를 원했기 때문에 작업하기 적절했다. 후일담이지만 엔프라니가 이번 작업의 작가를 공모 방식으로 선발했고, 최종 엔트리에 올랐던 이중에 내가 유일한 남자였다고 한다. 그래도 작업을 하기 전에 홀리카 홀리카의 브랜드 컨셉트를 좀더 이해해 보고자 사전 정보도 많이 수집했다. 그런데 솔직히 여성 화장품들은 종류가 너무 많아 좀 어렵더라. 이번 작업하면서 여성 화장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작업량은 어땠나. ▲3개월 정도 작업했고, 30여장의 그림을 그렸다. 그중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작품이 파사드에 연출돼 있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계속 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원래 원했던 것이기도 해서 이번에 작업할 수 있게 돼서 좋았다. 기회가 생긴다면 앞으로도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