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01호 | 2010-07-26 | 조회수 3,332
Copy Link
인기
3,332
0
진정한 전문가 양성 위한 절차·운영방안 마련해야
디자인 직렬 공무원 채용제 도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말 공무원 채용에 디자인 직렬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공무원임용령’ 개정법령이 통과되고 올 상반기 공무원(국가직·지방직) 공채 시험부터 본격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공채 절차와 운영 과정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먼저 공채 절차가 디자인 직렬 공무원 도입 취지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디자인 직렬 공무원 채용 취지가 디자인 행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행정 전문가를 양성하자는데서 비롯된 것인데, 정작 채용 절차 자체가 전문성을 띄지 않고 있다는 것.
도시디자인 관련 부서에 재직중인 한 현직 공무원은 “디자인 직렬 공채 시험을 보는 수험생 중에 몇 %나 디자인적인 전문성을 지니고 있겠냐”며 “행정직 등 일반직을 공부하다 채용 수요에 따라 직렬을 바꿔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험 과목 중에 디자인 행정론이나 기획론 등 관련 과목이 있긴 하지만 그 과목들 자체가 전문적인 소양을 평가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운영 과정 상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결원이나 충원 계획에 따라 공채를 추진해 디자인직 공무원을 선발하기는 하지만, 막상 디자인 부서에 결원이 없는 경우 장기간 대기 발령 상태에 있게 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결국 디자인직이 아닌 다른 업무에 투입돼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의견이다.
그런가하면 서울시 등에서 별정직으로 채용하던 디자인 전공 출신 실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이들 공무원들은 이미 해당 분야에서 적게는 5~6년, 많게는 20년 가까이 업무를 맡아온 그야말로 전문가들”이라며 “그런데 그들은 별정직이라 승진의 기회도 없는데, 그들보다 비전문적인 새내기 공채 출신들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어느순간 직급이 높아질 수 있는데 그런데서 불거지는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진정으로 디자인 행정을 펼칠 수 있는 행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현직 공무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공무원의 디자인 직렬 신설은 2008년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고, 수차례의 국회 공공디자인포럼, 한국공공디자인학회의 연구를 통해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시 전국 233개의 지자체 가운데 177곳이 디자인 공무원 신설을 희망했으며,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 공공디자인 지역지원재단이 세부사항을 준비해 지난해 7월말 개정안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