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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17:39

“불분명한 공익 이유로 과도한 간판 규제는 잘못”

  • 이승희 기자 | 201호 | 2010-07-26 | 조회수 2,87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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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강남구는 GS주유소 폴사인 설치불허 취소하라’ 판결
법·령 기준 초과하는 지자체 특정구역고시에 대한 첫 ‘무효’ 판결
시도 가이드라인 및 시군구 고시에 영향 불가피… 강남구는 항소의사 밝혀
 
 법과 시행령의 기준을 상회하는 과도한 간판 규제는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현행 각 시도의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과 시군구의 옥외광고물 특정구역고시가 법과 시행령에서 허용하고 있는 간판 설치권리를 부당하게 제약하고 있다며 옥외광고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각 지자체들의 간판 관련 정책 및 제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이인형)는 GS칼텍스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광고물 설치 불허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지난 7월 2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불분명한 공익을 이유로 한 과도한 규제는 허용될 수 없다’며 ‘해당 규제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GS칼텍스가 지난해 강남구 관내 한 주유소의 폴사인 연장허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당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
강남구는 지난 2008년 5월 특정구역지정고시를 통해 지주이용간판은 ‘종전의 허가기간까지’만 표시할 수 있도록 부칙으로 정해 놓고, 신규 허가는 물론 이미 설치돼 있는 지주이용간판의 연장도 허가해 주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내 다른 자치구들도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부분 주유소의 폴사인, 캐노피 등의 신규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지만, 강남구는 연장까지도 허용하지 않아 타 자치구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GS칼텍스 측은 지난해 11월 행정법원에 강남구를 상대로 ‘옥외광고물 설치 불허가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그리고 약 7개월간의 공방 끝에 재판부가 GS칼텍스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주유소의 폴사인은 주위 건물의 시야를 일부 가릴 수 있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관상의 문제만으로 강남구 전 지역의 모든 도로변에 폴사인 설치를 금지하는 것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폴사인 설치를 금지한 강남구청의 고시는 무효”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고시에 대해 “법과 시행령의 범위를 상회하는 수준의 조치이고 이는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주유소 위치 파악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약하는 것”이라며, “불분명한 공익을 이유로 규제가 허용될 수는 없다”고 적시했다.

GS칼텍스 홍보팀 관계자는 “주유소 고객들은 빨리 달리는 차 안에서 주유소를 인지해야 하므로 캐노피나 폴사인과 같이 상징성있는 사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또 어떤 주유소를 갈지 상표를 선택하는 것 또한 소비자의 권리”라며 주유소 사인물 설치허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 “통일된 CI를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기업의 중요한 활동”이라며 “하지만 지금 지자체마다 다른 조례 때문에 CI의 통일성이 방해되고 있어 기업 활동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동안 주유소 광고물 규제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던 정유업계와 관련 제작사들은 이번 판결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대한석유협회 한 관계자는 “광고물을 규제하는 것은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시인성 확보가 요구되는 사인물까지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원의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불합리한 규제는 적절하게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유소 사인물을 많이 제작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전국 다른 시군구에 영향력이 큰 강남구를 상대로 한 소송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강남구의 사례를 본떠 폴사인을 철거하려는 지자체도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규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나와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근본적으로 시도의 가이드라인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번 강남구의 고시에서 보듯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들이 지난 2008년 5월에 발표된 서울시 가이드라인에서부터 비롯됐다며, 규제일변도의 가이드라인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경관담당관 김정수 광고물정책팀장은 “이번 판결의 경우 강남구가 과도한 규제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11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그동안 설치를 금지하던 주유소 폴사인에 대해 광고물심의 통과 후 설치 쪽으로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형평성에 맞지 않는 사례가 나오더라도 시가 중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며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이 조속히 개정돼 시도지사의 권한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남구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는 어떤 이유에서도 허용할 수 없다”며 “항소심을 준비해 기본 방향을 고수할 것”이라고 항소 입장을 밝혔다.

이승희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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