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벽지 도로에도 명칭 부여… 주소만 알면 어디든 정확한 위치 찾을 수 있어 우리나라의 건물번호 표지판, 디자인 일률적이고 크기도 작은 감 있어
=>영국은 옥외광고 문화가 발달한 유럽 가운데서도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나라다. 규모 면에서는 물론 런던 피카딜리 광장이 뉴욕 타임스퀘어와 함께 세계 2대 옥외광고 명소로 꼽힐 만큼 상징적인 면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으로, 기업들의 한층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본지는 제일기획 런던지점장, 애드스카이코리아 국제영업이사 등을 역임하며 영국통 광고 전문가로 알려진 신현택 액티컴 미디어사이니지 대표가 연재하는 ‘신현택의 영국 사인 엿보기’ 코너를 통해 런던을 중심으로 영국의 다양한 광고, 사인 문화를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영국 도로명 표지판 사례. 도로 명칭과 해당 마을 명칭 그리고 막다른 골목길임이 표시돼 있다.
도로 명칭과 해당 마을 명칭, 사유지에 속한 도로임과 주차금지가 표시되어 있고, 막다른 골목길임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다.
도로 명칭과 해당 마을 명칭, 우편번호가 표시되어 있는 도로명 표지판.
영국내 건물번호 표지판을 디자인해 제작해 주는 업체 사례.
영국 개인 주택 건물번호 표지판 사례.
현재 한국의 모든 주소는 기존 지번으로부터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표기하는 체계로 전환 중에 있다. 2012년부터는 도로명 주소 표기가 의무화된다고 한다. 영국 및 많은 선진국들이 이미 도로명 및 건물번호 체계에 의거하여 주소를 표기하고 있다. 영국은 도로 표지판이 잘 되어 있는 국가 중 상위에 속하는 편이다. 인적이 드문 산간벽지의 도로에까지 모두 명칭이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누구든 주소만 알면 전국 어디든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게끔 해 준다. 기존 한국의 지번 주소는 개인보다는 행정 및 우편의 편익이라는 관점에서 운영되었다. 따라서 누구든지 한번쯤은 어떤 약속 장소를 찾아갈 때 해당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장황하게 설명을 들어야 찾아냈던 경험이 있으리라. 하물며 외국인이라면 한국인의 도움이 없이는 어느 주소를 찾아낸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한국에서는 휴대전화 및 차량용 내비게이션 장치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는 지번 주소 체계의 불편을 거의 느끼지 못하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런 첨단기기가 없이 주소만 가지고 위치를 찾아가거나 자신의 위치를(특히나 위급한 상황에서) 남에게 알리는 일은 간단한 과제가 아닐 수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이런 기기의 보급 이전에도 주소를 알고 지도만 가지고 있다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고자 하는 위치를 쉽게 검색할 수 있었다.
필자의 개인 의견이지만, 한국에서 상점들이 간판을 크게 만드는 이유들 중의 하나가 고객들로 하여금 주소만 가지고 해당 점포 위치를 찾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눈에 띄게 하려면 간판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이렇듯 근본적인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간판이 난립되었다면서 철거와 정비를 고집했던 행정당국의 정책이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 점에서 도로명 및 건물번호 주소 체계의 도입은 환영할 만하다.
영국 도로에서의 도로명 표지판(street name signs)은 지상으로부터 약 1m 높이에 설치되어 있으며 표지판의 크기도 대략 가로 100+cm, 세로
20cm로 큼지막한 편이다. 이 높이와 크기는 차량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서 해당 도로 명칭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즉 너무 높거나 낮으면 차량 운전자가 쉽게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행자의 입장에서는 도로명 표지판을 내려다 봐야 하지만 크게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영국 도로명 표지판에는 도로명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추가적 정보들이 표시된다. 예를 들어 해당 도로가 소속된 구(county)나 마을(town)의 명칭, 우편번호(post code), 막다른 길 (‘CUL DE SAC’), 막힌 길(‘NO THOROUGHFARE’), 사유지에 속한 도로 (‘PRIVATE ACCESS’), 주차금지 (‘NO PARKING’) 및 경유 도로의 경우 어느 도로로 통한다는 내용 (예: ‘XXXXX ROAD LEADING TO XXXXX STREET’) 등이 표기된다.
또한 도로명 표지판은 해당 도로의 양쪽 끝에 각각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차로에서는 도로명 표지판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도로명 주소 체계가 정착되면 나타날 현상 중의 하나로 개인 주택의 대문(출입구) 및 상점 간판 한 귀퉁이에 해당 건물번호 표지판이 부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야 방문객 및 고객들이 해당 주택과 상점을 찾기가 쉬울 테니까… 한국의 행정당국에서 현재 보급 및 부착중인 건물번호 표지판은 디자인도 일률적이고 크기도 좀 작은 감이 있다. 영국에서는 건물번호 표지판을 디자인, 제작, 판매하는 사업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