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기자 | 204호 | 2010-09-09 | 조회수 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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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자연·재활용 소재 활용 움직임 활발 사인 전용 친환경 소재 개발 노력 미흡해 ‘아쉬움’
“뚜껑 열어보니 무늬만 친환경인 경우도 다수” “후처리 등 가공과정에서 환경유해성분 추가”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무는 친환경 소재로 인기가 높다.
금속과 아크릴 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도 친환경 사인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바야흐로 사인의 화두는 친환경이다. 등장 당시 획기적인 소재로 평가받으며 전체 사인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플렉스도 환경유해성을 이유로 퇴출 위기를 맞고 있고, 네온이나 형광등 같은 조명용 소재도 이같은 이유로 점점 사용이 규제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환경오염이 인체와 자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친환경에 대한 논의는 비단 사인 뿐 아니라 전세계에 걸친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사인업계에서는 새롭게 대두될 친환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사인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가 바로 소재다. 사인에서는 어떤 소재를 선택하느냐가 친환경의 척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기존의 소재들 가운데 사인에 적합한 친환경 소재를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이와함께 대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개발의 움직임도 전개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PVC소재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사출력 분야를 제외한 친환경 사인 소재는 전무후무한 상황이다.
사실 가까운 미래에 열릴 친환경사인 시장을 주도하려면 기존의 소재를 찾아 사인에 맞추기보다 사인에 최적화된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게 최우선이다. 하지만 업계가 군소한 업체들 위주로 형성돼 있다보니 팔을 걷어부치고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는 없다. 또 대기업들은 옥외광고의 시장성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는데다 관련 정책이나 법이 급변하는 상황이라 섣불리 많은 투자와 개발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때문에 친환경을 겨냥한 새로운 소재보다는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일반적으로 사용돼오던 소재들을 사인에 접목해 친환경 사인으로 앞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자연으로부터 채취한 친자연 원료로 만들어진 소재들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소재로는 나무, 유리, 파벽돌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나무는 그 자체가 자연 소재인데다 가공성이 좋고 옥외환경에 적용하기도 무난해 ‘친환경’을 표방한 사인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친자연 소재를 활용해 친환경을 추구하려는 것과 달리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을 추구하려는 사례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들어 사용량이 늘고 있는 채널사인에 적용되는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등 각종 금속 소재, 아크릴이나 페트 등 플라스틱 소재들이 바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들이다.
이렇게 친자연 소재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든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시중에 나오고 있지만 사실 알고보면 이들 소재는 100%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 가공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나무의 경우 제대로 숙성되지 않으면 옥외에 설치했을 때 비나 눈에 의해 뒤틀어지거나 무르게된다. 나무를 자연상태에 두고 오랫동안 보존하며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자연공간이 필요한데 사실 그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는 나무사인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소규모 업체들은 평상시에 소재의 재고를 많이 확보해놓고 있지 않다. 발주 당시 소재를 확보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숙성을 시키지 않고도 옥외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상태의 나무들을 사용한다. 그런 나무들은 대개 합성목재인데, 그렇지 않으면 후가공 과정에서 방부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방부제에는 크롬이나 비소와 같은 환경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자연에 상당히 유해하다.
금속 소재들의 경우 나무와 같이 방부처리를 할 필요는 없지만 대신 색을 더하기 위해 도색을 하고, 또 도색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화학처리제품을 사용한다. 또한 일부 금속이나 플라스틱 소재들은 재활용율이 그리 높지 않아 오히려 산업폐기물이 돼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쩌면 국내에 친환경 시장이 열리는 초반이라 미숙한 점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잘못된 것은 친환경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목적이긴 하나 친환경 제품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소재를 연구하고 개발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판매를 위한 수단으로만 삼고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업체는 ‘친환경 사인 전문가’를 자처하며 사인의 친환경도를 100%까지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업체는 “전통적인 사인들이 사용하고 나면 버릴 수 밖에 없는 낭비로 가득하다”고 지적하며, “사인은 옥외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자연 활동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또 낡은 사인들이 새로운 사인들로 교체되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관련 업자들은 환경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고 철저하게 친환경 사인 공급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특히 소재에 주목하고, 사인에 철저하게 친환경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재생종이와 식물성 잉크를 사용해 만든 폼보드를 사용하거나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없는 MDI를 사용한 대나무, 재생종이와 식물성 오일, 수성기반의 레진 등으로 만든 스톤 소재에 이르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친환경 원료를 포함한 소재들만 취급하고 있다. 바로 사인을 위한 친환경 소재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개발해 나가고 있는 것.
물론 시장 초반에는 코스트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 가격지상주의의 국내 사인시장에서 이같은 행보를 걸어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그린 사인’ 아이템을 가지고 ‘그린 컴퍼니’를 추구해 간다면 오히려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