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옥외광고 문화가 발달한 유럽 가운데서도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나라다. 규모 면에서는 물론 런던 피카딜리 광장이 뉴욕 타임스퀘어와 함께 세계 2대 옥외광고 명소로 꼽힐 만큼 상징적인 면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으로, 기업들의 한층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본지는 제일기획 런던지점장, 애드스카이코리아 국제영업이사 등을 역임하며 영국통 광고 전문가로 알려진 신현택 액티컴미디어서비시즈 대표가 연재하는 ‘신현택의 영국 사인 엿보기’ 코너를 통해 영국의 다양한 광고, 사인 문화를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런던은 물론 영국내 다른 도시를 방문하면 길거리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광고 매체가 있다. 매체사마다 일컫는 명칭이 조금씩 달랐으나, 최근에는 주로 ‘CLP(city light poster)’로 통일화되는 추세다.
규격은 가로 120cm(47.5인치)×세로 175cm(68.5인치)로 런던의 버스 쉘터 광고매체 규격과 동일하다. 이는 유럽과 미국 어느 지역을 가도 동일하게 유지되는 표준 규격이다. CLP를 운영하는 매체사에 상관없이 규격이 통일되어 있어 광고주가 CLP 또는 CLP와 버스 쉘터 혼합 광고 캠페인을 원할 경우 화면 제작 및 게첨이 수월하다.
CLP는 야립 매체(billboard)에 비하여 규격은 작지만 인도에 통행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치되어 있어 야립 매체에 못지 않은 노출과 임팩트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잡지 광고의 콘텐츠와 같이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수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야간에는 후면 조명 (background illumination)이 되어 도심을 밝히는 가로등의 역할도 한다. CLP라는 명칭은 여기서 유래된 듯 하다.
인도에 설치되는 CLP는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동 동선에 직각이 되도록 노출 각도를 최대한 높이는 게 매체 운영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매체로서의 노출 효과는 좋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불만 제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CLP는 공익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즉, CLP 하단에 쓰레기통을 부착한다든가 CLP 한 면을 광고용으로 쓰면 그 뒷면은 공익성 안내문으로 할애한다든가 또는 공중전화 부스로 활용한다든가 하는 방식이다.
한편, 통행인들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CLP는 스크롤러(scroller) 기술을 활용하여 2~3개의 다른 광고물을 상하로 계속 교체해 가면서 보여 준다. 사람의 시선이란 움직이는 것을 좇아가도록 되어 있기에 정지 상태의 매체에 비하여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수년 전에는 스크롤러가 광고효과 면에서는 좋으나 결정적으로 기술적 문제 때문에 광고주들이 선택하기에 망설임을 안겨주는 매체였었다. 즉, 움직이는 부위가 포함된 광고매체이다 보니 간혹 가다가 광고물 교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어떨 때는 아예 교체되는 중간에 정지해 버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장율이 낮아져서 광고매체로서의 신뢰성이 증가되고 있다.
런던 길거리에 설치된 CLP. 한 면은 스크롤러 방식으로 3개의 다른 광고를 번갈아서 보여주며, 뒷면은 공중전화 부스로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