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07호 | 2010-10-27 | 조회수 6,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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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식 간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녹슬어 오래되 보이고 예스러운 느낌의 부식 간판과 반대로 고급스럽고 중후한 느낌을 주는 부식간판이 그것이다. 전자에 해당하는 부식간판의 경우 소재는 갤브나 코르텐강과 같이 부식이 잘되는 소재를 사용한다. 반면 후자의 경우 오히려 자연 부식이 아닌 인위적인 부식을 처리해야 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사용한다. 사용하는 소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두가지 부식간판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사인을 연출할 때 특정한 부분을 강조하고 싶을 경우 후자에 해당하는 부식간판을 만든다. 회사의 사명이나 이미지 등을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인 일례다. 특정한 것을 표현하는 것 외에도 옥외 환경에서 장기간 초기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사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주로 이같은 방식을 택한다.
이번호에는 지난호에 이은 철부식 간판 두 번째 이야기로, 부식에 강한 소재들을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연출하는 부식간판들에 대해 알아본다.
내식성 강한 소재에 인공 부식 가미해 표현
고급스럽고 중후한 분위기 표현에 제격 문구나 이미지 강조에 적합… 표현 영역 무제한 포인트만 부식처리하는 형태가 보편적
인공적인 부식은 소재 전체를 부식시켜 녹슨 느낌을 주는 형태의 부식이 아니다. 부식이 잘 안되는 소재에 부식액을 처리해 흠을 만들고 그 흠에 색을 입혀 만드는 게 인공적으로 만드는 부식간판의 보편적인 형태다.
이같은 부식간판은 사명이나 이미지 등 강조해야 하는 곳만 부분적으로 부식처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부식된 부분 이외의 부분은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미려한 소재를 채택하는게 일반적이다.
1980년도부터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
부식간판은 국내에서는 1980년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PVC발포시트를 비롯한 시트류의 대량 유입과 함께 유행이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이들 소재로는 섬세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리는데 부적합해 1990년도에 잠시 유행이 주춤하다 다시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부식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나 폐수 처리 등을 문제로 시내에서는 공장 허가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 부식 공장들은 소수에 국한돼 있으며, 기술자들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알루미늄·신주 등이 주소재
인공부식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구리 등 세가지 소재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구리는 다시 합금원료에 따라 신주(황동)와 적동으로 분류되며, 색상 표현이 달라 사인을 설치하는 곳의 분위기에 맞게 선택해 사용한다. 이들 소재 이외에도 요즘은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이라는 소재의 사용도 늘고 있다.
이들 소재 가운데 인공부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종전까지 스테인리스 스틸이었으나 최근에는 알루미늄의 사용이 스테인리스 스틸의 활용도를 추월하고 있는 추세다. 문화재나 고궁의 안내판을 교체하는데 있어 발주처가 알루미늄을 소재로 채택할 것으로 권장하는 게 요즘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연약해 그대로 사용할 경우 쉽게 변질되거나 부식되어 외관이나 기능이 쉽게 훼손되고 상실된다. 이런 취약성을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아노다이징’이라는 공법으로 산화피막을 형성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이 경우 처리하는 방법에 따라 본래의 성질보다 수십 내지 수백 배의 강도, 내마모성, 내식성, 전기절연성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표면을 미려하고 중후한 금속질감과 다양한 색상으로 처리도 가능하며 상품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아노다이징 처리를 한 알루미늄은 인공부식 중 고급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외부에서 사용할 경우 비나 눈 등 기후현상에 따른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27종을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또한 신주나 적동은 고급스럽고 중후함이 느껴지는 연출이 가능해 선호되는 소재이지만, 시간이 오래되면 색상이 변질되고 부식이 될 염려가 많다. 특히 옥외에서 사용할 경우 부식이 더 빠르게 진행되므로 코팅 등 후처리를 통해 내식성을 높인다. 인공부식 과정은 기본적으로 필름도안, 약품처리 후 촬영, 염화철기계를 통한 부식 과정을 거치며 색을 몰입(또는 투입)해 완성한다.
명판·현판·사인물 등 적용 범위도 다양
인공부식은 용도의 제약이 없다. 지주간판, 실내간판 등 각종 사인물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문화재나 안내판 등 보조적인 설명이 필요한 문화, 예술, 교육의 공간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창경궁, 덕수궁을 비롯한 유명 궁궐, 혜인사, 화인사 등 사찰에는 인공부식의 사인물이나 안내판 등이 필수적으로 설치돼 있다.
또한 공공의 영역 뿐 아니라 일반 사기업의 간판들, 안내도, 표지판, 아파트 층수·호수, 방향표지판, 설명도, 학교내 사인물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부식한 사례.
아노다이징을 처리한 알루미늄 부식 사례. 최근들어 문화재나 사찰 안내사인에 알루미늄 부식사인의 설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신주부식 사례. 사진 왼쪽은 광화문 한글이야기에 설치된 해시계 연출 사례로 고난이도의 부식사례(청룡부식 제작). 사진 오른쪽은 부식전 신주에 약품 처리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