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08호 | 2010-11-10 | 조회수 5,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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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광고물 가이드라인 따라 입체형으로 교체 ‘줄줄이’
종전 간판 허가기간 만료 따른 교체 불가피 시점 도래 CI 교체하면서 입체형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다수 성형사인·면발광사인·백페인트글라스 등 소재 채택 경향도
심볼마크에 성형간판을 적용한 신한은행 새 간판.
아크릴 면발광사인을 적용한 우리은행 간판.
에폭시 면발광사인을 적용한 외환은행 간판.
사진은 채널사인으로 교체한 하나은행 간판. 현재 심볼마크를 성형으로 채택한 간판도 달고 있다.
대형 플렉스 간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금융권 간판들의 입체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회사의 CI를 상징하는 색상과 로고를 그래픽을 통해 크게 표출하던 금융권 간판이 종전보다 작은 소형 입체사인으로 바뀌고 있다.
이들이 간판을 바꿔다는 데에는 CI 교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일부 은행들은 사실 CI 교체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간판을 바꾸고 있다.
CI를 변경하면서 간판을 일제히 교체하는 방식을 관례처럼 고수하던 금융권이 CI 교체기가 도래하지도 않았는데 간판을 바꾸는 것은 이례적이고 드문 일이다. 또한 플렉스 간판을 선호하던 대표적인 업종인 금융권 간판의 변화여서 그런지 더욱 주목된다.
금융권 간판이 입체형태로 변화하는 것은 사실 정부 및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광고물 규제책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를 선도하는 광역 자치단체들은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면서 그어느때보다 타이트한 허가와 불법광고물 단속에 나섰다.
이같이 점점 강화되는 규제와 단속을 대기업들도 피해갈수 없고, 플렉스간판을 선호하던 대표적인 업종이던 금융권은 더더욱 변화를 서둘러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가 정부가 광고물과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선포했던 2008~2009년도에 갑작스럽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 종전 간판에 대한 허가 기간이 남고 연장허가신청이 가능한 광고물도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특정구역지정고시를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현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불법간판이어도 합법적인 존속이 가능했던 셈이다.
그러다 올들어서는 많은 금융권 간판들이 입체형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한 제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현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대부분의 금융권 간판들이 허가나 허가 연장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맞물려 있다”며 “자기 의사에 따른 교체를 떠나 어쩔수 없이 교체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들은 변화되는 광고물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기는 했으나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의지가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사실상 허가 잔여기간 동안 새 가이드라인에 따른 간판 교체를 준비했다.
이들은 주로 간판이 노후화되거나 허가 기간이 만료된 지점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으로 간판을 교체해왔다.
플렉스를 주소재로 채택하고 만들었던 기존의 판류형 간판을 벗어나 전혀 다른 형태인 입체형으로 바꾸는 작업인 만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온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제한된 규제 안에서 기존 사인이 보여주던 광고 효과를 유지시키는 게 기업이나 개별 점포주들 모두의 숙제가 되고 있다”며, “규제와 기존 사인의 역할 두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는데 주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새 가이드라인에 맞춰 간판을 교체하고 있는 은행으로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들은 간판을 교체하면서 보다 차별화되는 것들을 시도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한 제작업체 관계자는 “사실 금융권 만큼 간판을 중시하는 업종도 없다”며 “그런만큼 간판의 경쟁도 치열한 편인데, 차별화된 것들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고 전했다.
과거 은행의 플렉스 간판이 생활형 점포의 간판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전례를 볼때, 이들의 간판이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보는 것은 어떻게보면 향후 간판 트렌드를 가늠케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여러 은행 가운데 최근에 본격적으로 간판을 교체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상호는 채널사인으로 제작하지만 심볼마크를 성형으로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새 간판의 성형은 평면형이 아닌 반구 형태이며, ‘S’ 마크가 반구의 형태를 따라 굴곡을 이루는 모습으로 3D 같은 입체감을 느끼도록 표현했다는 게 신한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역시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로고 부분을 성형으로 제작, 입체감이 살아나는 포인트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가하면 야간의 조명이 미려하게 빛나는 면발광사인을 채택한 은행들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간판 화면부에 백페인트글라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특수 소재와 전·측광이 함께 연출되는 면발광사인으로 새로운 간판들을 교체해나가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보다 앞서 서울시 광고물 가이드라인 제정 시점인 2008년 7월 CI를 변경하면서 간판을 입체형으로 교체했는데 백페인트글라스와 에폭시 면발광사인을 소재로 채택했다.
성형사인이나 면발광사인은 아니지만 국민은행도 일부 지점을 대상으로 입체형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는데, 스트라이프 처리가 된 백페인트글라스와 채널사인을 소재로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제일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업들이 CI 교체나 허가기간 만료 등을 이유로 간판 교체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입체형 간판으로의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의 이같은 간판 입체화 경향은 업계에 때아닌 특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간판 트렌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