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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17:52

<발행인 칼럼> G20 정상회의와 불법광고물 논란

  • 편집국 | 209호 | 2010-11-24 | 조회수 1,585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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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독려 불법광고물 홍수… 구청은 단속 눈감아 ‘형평성’ 시비
옥외광고 관련 법과 현실의 간극 확인… 제도 개선의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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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성공적으로 끝난 G20 정상회의가 옥외광고 제도와 관련, 중대한 모순점을 들춰내면서 풀어야 할 숙제거리를 남겼다.
 
행사를 앞두고 시내 곳곳은 슬로건과 기업체들의 홍보문 등이 담긴 초대형 현수막 광고물들이 홍수를 이뤘다. 특히 행사장 근처의 대형 건물들은 광고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광고물들은 행사 분위기를 북돋우고 시민들의 관심을 고취시키는 등 행사의 성공적 개최에 큰 기여를 했다. 옥외광고 언론의 입장으로만 보자면  옥외광고의 매력과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흐뭇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들 광고물은 모두가 불법이었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이런 상황이 초래되도록 한 주체가 불법을 단속해야 하는 공공기관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정부기관이 전면에 나서서 광고물을 내걸도록 독려했는가 하면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들은 ‘국가적 행사’를 이유로 눈을 감았다.
 
같은 ‘국가적 행사’였던 지난 월드컵때 같은 장소에 비슷한 내용의 광고물을 내걸었다가 과태료 제재를 받았던 기업들과 옥외광고 업계의 입장에서 보자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중적인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업계는 래핑광고의 합법화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시기상조와 부작용 우려 등을 이유로 업계의 염원을 외면해 왔다. 그러던 차에 이번 일이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형평성 시비가 불거졌고 일반 언론매체에서까지 논란거리가 됐다.
 
필자가 이를 거론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왜 불법 광고물을 독려했는가, 왜 단속을 안했는가를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공공기관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독려를 하고 단속을 눈감아야 했던 속사정, 즉 제도와 현실간의 괴리를 짚어보고 이 참에 바로잡는 조치를 취해 나가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다.
 
근래들어 대부분의 정부 정책은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추진돼 왔지만 유독 옥외광고 분야는 정반대였다. 간판이 거리질서를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때문에 다른 분야는 규제가 완화됐지만 옥외광고는 법과 시행령을 통한 규제뿐 아니라 조례, 고시, 가이드라인 등 겹겹이 규제의 올가미가 씌워졌다.
 
 상업광고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간판의 수량과 크기, 형태와 색깔, 글자의 크기까지 지정해서 강제하는 규제 강화의 정책이 펼쳐져 왔다. 그 결과는 새로운 형태의 간판 획일화와 간판의 기본 기능인 시인성(視認性)의 약화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돌출된 이번 공공기관에 의한 불법 래핑광고 논란은 래핑광고의 합법화가 절실함을 일깨워주는 한편 규제 중심의 우리 옥외광고 제도와 정책이 현실(시장의 수요)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잘 보여준다.
 
국가적 행사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그때마다 법을 집행하는 공공기관들이 국가적 행사를 이유로 법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를 독려하고 단속을 눈감는다면 이것이 될 일인가.
 
이미 서울의 여러 곳에 전자게시대가 설치돼 가동되고 있고 여러 공공기관들이 형태만 다르다뿐 비슷한 전광매체들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업계가 요구한 전자게시대 입법화를 보류한 바 있다.
 
새로운 옥외광고 기법과 기술, 소재와 장치는 가급적 제도의 틀 속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옥외광고 문화가 발전하고 산업도 발전한다.
 
이번 G20행사 불법광고 논란을 계기로 정부의 규제중심 정책 방향이 육성 위주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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