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10호 | 2010-12-08 | 조회수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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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경계선… 펜스가 숨을 쉰다
디지털 거리 한가운데 피어난 예술꽃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감수성 자극
최첨단 IT 기술과 인적자원들이 집적되는 21세기형 클러스터로, ‘디지털세상의 축소판’이자 ‘이성으로부터 강한 지배를 받을 것 같은 공간’. 서울 상암동에 조성되고 있는 DMC(Digital Media City, 디지털미디어시티)를 두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략 그렇다.
왠지 차가운 이성만 있고 감성은 없을 것 같은 공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DMC 단지내 곳곳에는 입주예정인 기업들의 건축 공사가 한창인데, 이들의 공사가림막이 감수성이 묻어나는 예술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DMC내 ‘아트펜스’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펜스에는 ‘비를 가려줄 우산’도 있고, 펜스 담벼락에 유유자적 앉아있는 고양이도 있다. 또 삭막한 공사현장의 외벽에서 피어난 나무옹이와 새싹도 있다.
아트펜스는 DMC라는 이성적 공간에 감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감성을 자극하고 끌어내는 요소는 실사출력이나 손그림이 아니다. 다양한 소재로 형상화된 조형작품들이다.
이들 조형작품은 펜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입체감을 더하고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성의 한가운데서 감수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생동감을 불어넣는 아트펜스. 그것을 일궈낸 다양한 소재를 통해 상암동 아트펜스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작품명 : 레인보우(작가 : 이기용)
▲설치장소 : A1-2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자판클럽
물의 공간의 ‘레인보우’는 빗방울, 우산, 무지개로 스토리라인을 전개하고, 핀 고정으로 오브제를 붙였다. 또한 옥외 환경에서 작품을 장기간 초기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F.R.P 소재를 사용한 섬세함을 보였다. 자연을 이루는 수많은 구성요소들 중에 ‘비’에 착안, 자연이 주는 신비함과 존귀함을 인간의 오감과 연계시켜 가장 원시적(‘내리는 비를 막는다’는 개념)으로 현대화된 우산을 조형예술 구성요소로 설정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비로 본다면 우산은 시련을 막아주는 긍정의 산물로,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있는 무지개와 함께 표현했다.
나무옹이와 싹이 돋아나는 나뭇가지는 알루미늄 철사와 나사 못 조임으로 고정시키고 나무에 외부용 에나멜, 투명 락카로 코팅을 하여 에폭시로 붙이는 작업을 통해 탄생하였다. 이러한 오브제 사용으로 흙에 뿌리를 내린 자연이 가지고 있는 끈길긴 생명력을 보여준 것. 생명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무한하게 퍼져가는 잔잔한 파동 위에 벌목되어도 계속 돋아나는 나무의 옹이와 새싹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품명 : 우주로의 여행(작가 : 박창식)
▲설치장소 : H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시
이 작품에서 혹성을 표현한 원형볼은 스테인레스 스틸을 용접해 연결한 것. 작연의 바람으로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으로, 우주의 혹성을 표현한다. 미래로의 계획과 활기찬 생활을 위해 작품을 통해 다른 공간으로 정신을 이동시켜봄으로써 진취적 용기와 도전의 용기를 주고자 구상, 제작되었다. 다양한 색상의 컬러가 사용됨은 미래의 혹성을 상상하도록 유도하고 세계를 넘어 우주의 중심임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설명=한미애 한국큐레이터 연구소장 (아트펜스 총감독)>
▲작품명 : 사랑의 행성(작가 : 신용구) ▲설치장소 : D2-1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시
이 작품에서 실타래는 천연염색한 실타래 볼과 면실, 스티로폼, F.R.P를 사용했다. 작가는 태양계 모양의 만다라를 털실로 직접 뜨개질을 해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 여성의 섬세함과 감성을 느꼈다고 한다. 생명의 만남, 그 꿈을 위한 실타래. 실타래는 끊어지지 않는 생명을 상징하며, 그 실타래에 생명, 사랑, 우주의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컬러풀한 실타래와 행성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미궁 속의 진입과 탈출을 상상해본다. 현실의 공간에서 우주의 공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