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투데이-한국옥외광고센터 간판문화개선 공동기획 시리즈┃ ④ - 좋은 간판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승희 기자 | 210호 | 2010-12-08 | 조회수 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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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미려함보다 중요한 것은 ‘표시의 기능’
동양공전 앞 한글 모티브로 형상화한 픽토그램 간판 ‘눈길’ 표시의 목적에 충실… 한국적 정서담은 디자인도 ‘Good~’
업종을 표시한 별도의 픽토그램 간판을 부착한 사례.
좋은 간판이란 무엇인가. 좋은 디자인을 통한 시각적인 미려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표시의 기능이다. 간판이 상점의 정체성을 대변해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간판이 표시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할 경우 간판을 보는 수용자를 배려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간판이 점차 채널 일변도로 흘러가고 있는 요즘에는 간판에서의 표시 기능은 더욱이 찾아보기 어렵다. 간판이라고 붙어있는 문자를 다 읽어볼 때야 그제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다. 이처럼 간판의 표시 기능은 문자로 설명적으로 표시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디자인이 미려하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구로구 고척동 동양공전 앞 삼거리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의 간판개선사례는 표시의 기능에 충실한 최근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곳의 간판을 보면 상호를 채널문자로 표시한 것은 요즘의 여느 간판과 다를 것이 없지만, 상호 양쪽에 픽토그램을 표시한 별도의 보조간판을 부착해 차별화를 뒀다.
특히 이들 보조간판은 ‘ㄱ’, ‘ㄴ’, ‘ㄷ’ 등 한글의 자모를 모티브로 형상화시킨 것들이라는 점도 눈에띈다. 단순한 픽토그램 간판이 아닌 한국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픽토그램 간판인 셈이다. 이렇게 한글로 형상화된 간판에는 슈퍼마켓 카트, 커피, 약국 등 업종을 대표하는 픽토그램들이 반복적으로 표시돼 있어 업종의 빠른 식별이 가능하다.
물론 기존에도 상호의 중간이나 바로 옆에 픽토그램을 표시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 간판들처럼 픽토그램만을 위한 공간을 디자인해 별도로 마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곳 픽토그램 간판들은 메인간판들로부터 정확하게 양쪽에 배치되면서 디자인적인 기능을 더하는 한편 표시라는 간판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있다.
이 간판의 디자인을 담당한 나눔시스템 김호진 대표는 “해당 지역에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해 업종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픽토그램 간판을 구현했다”며 “외국인들을 배려한 픽토그램이지만 한국적인 정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인 한글 자모에서 디자인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노후화된 상가의 외벽은 파벽돌로 보완처리했다”며 “상가 전체에 마감된 파벽돌과 일관된 채널문자로 단조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픽토그램 간판을 통해 재미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글을 형상화한 픽토그램 간판으로 ‘표시’와 ‘디자인’이라는 두가지 중요한 간판의 요소를 모두 겸비하게 된 이곳 상가 간판은 디자인서울거리 3차 사업의 일환으로 구로구가 전개한 사업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