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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10:33

소재로 풀어가는 상암동 아트펜스(下-끝)

  • 이승희 기자 | 211호 | 2010-12-28 | 조회수 3,912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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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경계선… 펜스가 숨을 쉰다

디지털 거리 한가운데 피어난 예술꽃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감수성 자극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감수성 자극  최첨단 IT 기술과 인적자원들이 집적되는 21세기형 클러스터로, ‘디지털세상의 축소판’이자 ‘이성으로부터 강한 지배를 받을 것 같은 공간’. 서울 상암동에 조성되고 있는 DMC(Digital Media City, 디지털미디어시티)를 두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략 그렇다.  
 
왠지 차가운 이성만 있고 감성은 없을 것 같은 공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DMC 단지내 곳곳에는 입주예정인 기업들의 건축 공사가 한창인데, 이들의 공사가림막이 감수성이 묻어나는 예술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DMC내 ‘아트펜스’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펜스에는 ‘비를 가려줄 우산’도 있고, 펜스 담벼락에 유유자적 앉아있는 고양이도 있다. 또 삭막한 공사현장의 외벽에서 피어난 나무옹이와 새싹도 있다.  
 
아트펜스는 DMC라는 이성적 공간에 감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감성을 자극하고 끌어내는 요소는 실사출력이나 손그림이 아니다. 다양한 소재로 형상화된 조형작품들이다. 이들 조형작품은 펜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입체감을 더하고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성의 한가운데서 감수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생동감을 불어넣는 아트펜스. 그것을 일궈낸 다양한 소재를 통해 상암동 아트펜스 이야기를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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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休(작가 : 한천자) 
▲설치장소 : B5-1 블록  ▲건축예정자 : 팬엔터테인먼트(컨)

이 작품은 울창한 나무를 모티브로 삼았다. 한천자 작가의 작품으로 뿌리가 깊은 나무는 쉬 흔들리지 않고 세월의 깊이와 연륜이 있어 많은 것을 포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나무는 인간에게 필요한 쉼터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많은 것을 남겨준다. 때론 어머니 같고 때론 아버지 같으며, 친구같이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많은 세월을 견뎌온 이 커다란 고목은 어떠한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우주와 같은 힘이 있다. 무수한 잎사귀들로 자신을 채우다가도 계절에 순응할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여 때론 알몸으로 자신을 내보며 손수 겸손함을 가르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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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휴식(작가 : 김정희) 
▲설치장소 :  B6-1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시

이 작품은 연못가를 모티브로 만든 것으로, 합성수지와 페인트로 연못을 표현하고 다양한 주방기기들로 곤충을 묘사했다.
수많은 건물과 차들로 둘러싸인 도심 속에서 얻기 힘든 상쾌함과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연못가를 조성, 보행자들이 걸을 때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은 물론 수면 밑 물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시키기도 해 보는 이에게 즐거움 이상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입체로 연꽃잎을 표현해 벽화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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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낙원(작가 : 전항섭) 
▲설치장소 : B-1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시

나무, 삼베, 아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형태 제작 후 옥외용 투명 스테인으로 마감처리했다. 또한 아크릴 컬러로 채색한 삼베 천을 다시 아교나 락카로 마감하고, 접시머리 나사로 고정하는 작업을 했다.
작품 속에서 물고기는 생활의 여유와 즐거움을 상징한다. 항상 눈을 뜨고 잠시도 쉬지 않는 물고기는 근면성과 부단함을 상징하며 활달한 생동감으로 생활의 기쁨과 부귀영화를 뜻하기도 한다. 또한 많은 알을 낳는 속성으로 인해 다산과 부귀를 의미하기도 한다. 물이라는 본성 안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함께 이끌어 가는 현실에 대해서 삶이라는 본질을 시각적 체험으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이끌어 보는데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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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개미경(작가 : 김홍진)  ▲설치장소 : B3 블럭
▲건축예정자 : 서울시
메탈라스(얇은 철판에 일정한 간격의 절단면을 낸 후 기계로 늘려 놓은 판재로 구멍이 뚫린 형태를 띤다)의 각도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보이는 카멜레온 도료를 도색해 시공펜스에 SUTD로 고정해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개미의 매력은 조직적인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그들의 정신세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 약 8천만년 동안 온갖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형성된 그들의 체제를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를 형성한 인간의 사회와 비교하면 전체주의적인 정치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개미 사회는 개인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면서도 사회의 질서와 발전, 공공복지를 도모해야하는 인간 사회에 가장 근접한 조직 체제로 인간의 미래사회에 대하여 많은 질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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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신나는 세상, 뮤직&라이프(작가 : 류호열)
▲설치장소 :  D1-1 블럭  ▲건축예정자 : SBS(컨)

음악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와이어 고정과 앙카조임 방식으로 오브제를 고정하고 스테인리스스틸과 시트지를 붙여 작품을 완성시켰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악보 속 신나는 세상처럼 여러 파트별 악기가 모여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듯이 우리네 세상에서 각자의 임무를 다하면 신나는 인생을 즐릴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뮤직&라이프’ 또한 류 작가의 작품으로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음악의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화려한 색감의 피아노 건반을 통해 삶의 여유와 열정,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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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자리찾기(작가 : 김래환) 
▲설치장소 :  C1, 2 블럭    ▲건축예정자 : MBC

작업은 방부목을 사용해 보존성을 높이고 평면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부조 형식을 취했다. 특히 액자 속에 액자를 넣어 오브제 비틀기를 반복한 작업이나, 6M 이르는 고양이를 이음매 없이 세운 점이 눈에 띈다.
고정작업에서는 클립을 사용하고 타카고정 클립과 타카로 이중 고정을 해 안정성에 신경을 썼다. 오브제로 뒤틀림과 변형이 적은 스트러스 건축 재료를 사용해 옥외에 있어도 어떠한 변형이 없도록 보완했다.
작가는 “사람들은 사회나 조직에 빨리 적응하며 유연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그 속도와 기교는 더욱 정예화되고 학습되어져 또다른 유전인자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그것은 개인으로서 가지는 순수한 자유에 대한 기만일 수 있지만 그것은 거부되고 거세되어진지 오래다. 오히려 그들은 미끈하고 유연한 자세로 세상사에 침잠해 미끄덩거리는 몸집으로 비집고 들어와 안주한다. 항상 밤과 낮처럼 두종류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오늘도 그들 눈으로 또다른 모습의 자기를 투영하며 두리번거리고 있다”라고 작품에 대해 함축적으로 설명했다. 

 
 
<작품설명=정미애 큐레이터>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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