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정(33) 하나은행 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로 잘라 말했다. ‘금융권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지난해 12월 개점한 하나은행 명동지점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에 관한 인터뷰 중이었다. 신 대리는 ‘나무와 친환경’을 컨셉으로 한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의 첫 아이디어부터 기획, 오픈까지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 입사 10년도 채 되지 않은 대리가 이전까지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광고마케팅 방식을 제안하고, 받아들여지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이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1층 로비와 외관 디자인에만 15억원이 들어갔다. ‘수익’을 내야 하는 은행이 선뜻 이같은 투자를 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신 대리는 하지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비용으로는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명동 거리에 옥외광고판을 거는데 드는 비용은 한 달에 6,000만원”이라며 “하루 150만명의 유동 인구가 있는 명동에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면서 그 중 1/5는 스토어에 들어오고, 1/3은 그냥 쳐다보고 지나간다면 그 고객들에겐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무를 키우는 은행’ 컨셉으로 만들어진 하나은행 명동지점 1층은 자신이 직접 첨단 미디어를 이용해 나무 키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2층은 영업점으로 꾸며졌다.
그는 “은행은 어떤 유형화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자체가 그동안 너무 보수적이고 기능적으로 만들어졌다”며 “하나은행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그게 브랜드플래그십 스토어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신 대리는 지난 2002년 하나은행에 입행했지만 입행 2년 뒤 홀연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3년 만에 미국 대학에서 저널리즘과 브랜드 홍보 분야로 석사 학위를 안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왔다. 전공인 브랜드 홍보 분야를 가장 폭넓게 구현할 수 있는 곳이 금융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은행업무 중 홍보쪽 분야는 활성화되지 않았었지만 아직 발달하지 않은 만큼 할 수 있는 일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대리의 다음 목표는 영업점을 브랜드플래그십 스토어 풍의 친근한 느낌으로 바꾸는 것. 번호표 뽑고 순서를 기다린 뒤 업무를 마치면 휙 나가버리는 기능적인 공간이 아닌, 편히 쉬면서 금융과 관련한 심화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바꾸는 것이다. 신 대리는 “은행에 와서 편안하게 쉬면서 금융과 관련한 심화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한편 영업점 자체를 코지 라운지로 꾸미거나 부스를 확충해서 프라이빗한 형태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