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재정공제회 산하 한국옥외광고센터는 2010년 연말 간판문화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국내의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다룬 ‘사인스케이프2010 :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출간했다. 간판문화연구소 최범 소장을 비롯해 계원디자인예술대 김명환 교수, 콜코스 김영배 대표, 곽명희 간판칼럼니스트, 부산대 우신구 교수 등 10인의 전문가가 필진으로 참여해 국내 간판 문화에 대한 10인 10색의 시선을 개성 있는 문체로 풀어낸 이 책은 국내 아름다운 간판거리의 문화 및 역사, 경관적 의미를 살피고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본지에서는 ‘대한민국 간판을 바라보는 10가지 시선’이라는 코너를 통해 ‘사인스케이프2010 : 아름다운 간판거리’에 소개된 10곳의 간판거리를 책 속 저자의 글 일부를 인용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편집자 주
간판의 길에서 가로수 길을 만나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유럽의 한 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런던이어도 좋고, 파리의 외진 골목이어도 좋다. 한 5~6년 전에 비해 사람들이 점점 더 이 좁은 골목을 찾아오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이런 유럽 분위기가 좋아서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는 것이 신사동 가로수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간판들은 우선 재료나 표현의 다양성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아크릴 재료, 페인팅 기법 등 흔히 고급스럽거나 세련된 표현에서 시대적으로 밀린다는 오해를 받는 이런 재료들을 가지고 너무나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점포들이 걸어 놓고 있는 간판들은 절대 나대지 않는다. 또한 이웃한 간판들에게 실례를 범하지도 않는다. 주변을 윽박지르려는 이기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서로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다. 청년시절 정감어린 눈으로 보았던 그 간판의 잔상들이 신사동 가로수길 이곳에서 이중영상으로 겹쳐 보이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 같다.
‘사인스케이프2010 : 아름다운 간판거리’ 中 콜커스 김영배 대표의 ‘간판의 길에서 가로수길을 만나다’ 전문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