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16호 | 2011-03-16 | 조회수 3,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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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자 ‘이디어그램’ 간판 디자인에 적용
거리에 색다른 재미 부여… 업소 홍보효과도 탁월
지난 날 유흥 및 환락가로 각인돼 왔던 동대문구 장한로가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내고 새롭게 변신했다. 바로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통해서다.
동대문구는 장한로 장한평역~장안동사거리 양방향 1.26㎞ 구간의 간판을 정비하는 ‘장한로 간판 정비사업’을 최근 완료했다.
작년 11월부터 3개월의 기간을 거쳐 총 581개의 간판을 정비하고 새롭게 거듭난 장한로. 과연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 648개 간판 중 노후된 581개 교체 장한로 간판정비사업은 총 359개 업소의 648개 간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중 설치기간이 짧으면서, 디자인이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 않는 업소의 간판을 제외한 351개 업소 561개 간판이 교체됐다.
동대문구에 따르면 사업 시행 초기에는 간판 크기와 수량이 줄어듦에 따라 광고효과가 감소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업주들의 반발로 인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구청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업주들을 만나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한편, 간판개선주민위원회를 구성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한 결과 업주들의 적극적인 동의를 얻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사업 과정에서는 기존 간판 정비사업의 일괄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건물별로 다른 디자인을 반영하고, 그림문자인 이디어그램을 사용해 최대한 업소별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
구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는 사업인 까닭에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거리 미관과 효과적인 업소 홍보가 양립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 이디어그램으로 활용해 업소별 개성 강조 사업이 완료된 장한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각각의 간판마다 부착된 이디어그램(IDEOGRAM)이다. 표의문자를 뜻하는 이디어그램은 상징성 및 연관성이 있는 그림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상을 표현하는 그림문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적은 비용으로 업소의 개성을 강조할 있는 것을 장점으로 최근의 간판정비사업에서는 유행처럼 활용되고 있는 디자인 기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치과병원 간판에 상한 이 형태의 그림을 함께 붙인다든가, 치킨집 간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다리 형태의 문양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이디어그램이 간판에 적용되면 시민들은 보다 직관적으로 업종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이디어그램은 색다른 재미를 부여함으로써, 업소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간판정비사업을 담당한 동대문구 도시디자인과 이수원 담당자는 “이디어그램이 적용된 간판은 업종이 가지는 상징성을 그래픽화해 이해하기 쉬운 그림형태로 표현하기에 때문에 간판 크기가 작아져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며 “또한 독창적이고 다양한 디자인의 이디어그램을 통해 간판의 획일화를 피하고, 구민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 새 간판 뒤로 보이는 낡은 벽은 아쉬워 한편, 새롭게 부착된 간판 뒤로 드러난 일부 건물의 낡은 외벽은 이번 사업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신축된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은 간판 교체와 함께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변했지만, 지저분하고 노후된 건물에 붙어 번쩍이는 채널사인은 되레 부조화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특히 간판 정비 후, 시커멓게 남은 플렉스 간판의 흔적들을 가리기에는 채널사인의 몸집이 너무 부실해 보였다.
부족한 예산을 쪼개고 쪼개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간판정비사업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낡은 건물의 외벽 보수공사가 함께 진행됐으면, 힘들게 이뤄낸 사업이 한층 더 빛을 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장한로의 간판 디자인에는 각 매장의 업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문자 ‘이디어그램’이 적용됐다.
간판정비사업에서 떨어져 나간 커단란 간판의 멍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거리의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