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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8 17:33

┃2011 간판정비사업 현장을 가다┃ 3 경기도 고양시

  • 이승희 기자 | 217호 | 2011-03-28 | 조회수 4,61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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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으로 변한 거리,  간판으로 역동하는  도시’

지난 2년간 약 115억 사업비로 대규모 간판정비사업 전개

일산 동·서구에 5.9km 최장 간판시범가로 구간도 탄생
1층 파사드에 꽃문양·옵아트 등 다양한 접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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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양구 네이버타운 정비전후. 건물 전체를 도배했던 불법광고물들이 사라지고 깔끔한 채널사인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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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 정비 뿐 아니라 전체적인 건물 디자인 및 야간을 고려, 야간 경관을 접목했다. 사진은 일산서구 한솔코아 정비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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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양구 화정로 일대 1층 파사드에는 꽃문양을 적용한 베이스판을 설치하는 등 차별화된 시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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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상미술의 일종인 옵아트를 간판에 접목하는 차별화된 시도를 했다.


경기도 고양시가 최근 덕양구 화정동 일대의 간판정비사업을 완료함에따라 ‘덕양구 간판이 아름다운거리 조성사업’의 대장정이 끝났다. 

이번 사업은 도비 3억원을 투입해 네이버빌딩, 건영캐스빌 등 4개 건물 95개 업소 276개 간판을 철거하고 84개를 신규로 설치한 사업으로, 고양시화인 장미 문양을 적용한 파사드를 1층에 적용하고 야간에 은은한 조명효과를 위해 LED조명과 다운라이팅 조명을 적용하는 등 야간경관의 개념을 도입했다.

덕양구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은 지난 2008년에 시작된 사업으로, 2008년도에는 7개 건물, 2009~2010년 56개 건물의 정비를 완료한바 있다. 3년동안 이 지역의 67개 건물 1,034개 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총 4,294개의 간판을 철거하고 1,472개의 간판을 새로 설치하게 됐다.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는 약 42억원이었다.

시가 실시한 사업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덕양구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하는 동안 일산동·서구 지역의 간판도 함께 변화하고 있었다. 시는 일산동·서구 지역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약 2년에 걸쳐 간판교체사업을 실시, 5.9km라는 국내 최장의 간판시범가로를 만들어냈다. 약 73억원이란 예산 투입으로, 113개 건물 2,228개업소의 6,699개의 간판을 2,480개의 신규 간판으로 교체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이로써 시는 약 2년간 113억원의 사업비로 3개 구의 주요 거리를 변화시켰다.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인 사업규모다.

대대적인 사업의 결과, 전체를 뒤덮어 형태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던 건물 외관이 깨끗하게 드러나고 그 위로 간판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리됐다.

이처럼 사업의 규모에 먼저 눈길이 가지만, 디자인적으로 차별화된 시도를 했다는 점도 고양시가 사업을 통해 남긴 눈에띄는 족적들이다.

덕양구 화정동의 경우 건물 1층에 화정을 상징하는 꽃문양의 베이스판을 설치해 은은한 LED경관 조명을 연출했다. 꽃문양은 철판을 레이저커팅해 표현했으며, 꽃문양의 후면에 LED를 적용함으로써 은은한 경관조명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덕양구청 앞에 위치한 장원프라자, 비젼타워21 등 2개 건물는 추상미술의 한 장르인 옵아트를 접목했다. 옵아트는 ‘옵티컬 아트(Optical Art)’의 줄임말로 기하학적 형태나 색채의 장력을 이용해 시각적 착각을 유발하는 추상미술의 한 장르다. 바둑판무늬, 동심원 같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화면을 의도적으로 제작하고 명도가 같은 보색을 병렬시켜 색채의 긴장상태를 유도하고 수용자에게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시는 간판에 옵아트를 표현하기 위해 강화유리를 세로로 반복적으로 설치했으며, 유리 안쪽에 장미 문양까지 적용해 시민들이 보행시 보는 각도에 따라 문양이 다르게 보이도록 다이나믹하게 표현했다. 간판에 영업내용을 표시하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예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셈이다.

차별화된 디자인 시도와 더불어 사업후 간판의 사후관리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일산동구 지역 간판의 경우 누구나 간단하고 쉽게 설치하도록 조립식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용이할 뿐 아니라 업종 변경시 교체도 편리하다.

일산서구 지역 2~3층 간판의 경우 부착 후 각도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 제작해 원거리 및 근거리에서도 잘 보이도록 간판의 시인성을 높였다. 또한 전면발광 및 다운라이팅이 가능한 LED를 함께 설치하는 등 야간경관에도 신경을 써 전체적으로 거리 분위기를 밝게 하는 등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밖에 역사유적지로서 의미를 갖는 행주산성 주변의 무질서하고 경쟁적으로 설치된 옥외광고물을 정비해 행주산성 의미를 되살리는 사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같이 시가 약 2년간 간판정비사업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거리가 깔끔해지고 있다는 가시적인 성과도 발생했지만 무엇보다 시민의 인식이 전환되는데 기여한 측면도 적지 않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간판자율정비사업’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은 사례.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주민 스스로 경관운영회를 설립하고 시와 경관협정을 맺어 주민 스스로 간판정비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그동안 관주도형의 사업을 탈피한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간판 문화를 바꾸는데 지난 2년간 총력을 기울여온 고양시. 기초자치단체로는 이례적으로 대단위 사업을 펼친 것은 물론 차별화된 시도들을 보여줘, 정부 및 지자체 등 32개 기관 405명이 다년가는 등 벤치마킹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 품격도시추진과 담당자 인터뷰

간판으로 달라진 고양시. 그 뒤에는 행정적 지원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온 담당자들이 있다. 품격도시추진과 광고물 담당자들을 만나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하며 느낀 점, 보다 나은 간판 문화 조성을 위해 앞으로 개선·보완돼야 할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편, 고양시 품격도시추진과는 2008년도 ‘광고물’, ‘노점상’, ‘노상적치물’, ‘주차’ 등 4대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신설됐다. 현재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품격도시추진과는 사라지고 각 업무는 기존의 담당부서로 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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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과장

우리 시는 2006년도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역동하는 세계도시로 선정됐다. 이 타이틀에 걸맞는 도시를 가꿔나가기 위한 고민을 했고, 도시를 공간하는 요소 중에서 질서가 없다고 손꼽히는 ‘노점상’, ‘광고물’, ‘노상적치물’, ‘주차’ 등 4대 기초질서 확립에 나섰다. 바로 품격도시추진과가 생긴 배경이기도하다.

먼저 2008년도에 노점상을 이슈화하고, 불법 노점상을 제도권 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집중 정비했다. 이후 2009년부터 고양시 광고물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대대적인 간판 정비에 나섰다. 광고물에 대해서는 단순 정비가 목적은 아니었다. 광고물에는 관련법이 있고 이에따른 허가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궁극의 목표가 있었다.

덕양구 화정동, 일산 동·서구 등 주요 도심을 대상으로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하고 롤 모델을 제시한 결과, 주민 스스로 광고물 정비를 요청하는 문의가 쇄도했다. 눈에 보이는 사업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시민의 인식 전환이라는 소귀의 성과를 달성한 셈이다. 고양시민의 80~90%는 사업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들이 앞으로 다음 단계의 사업들을 통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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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범 광고물정비팀장


팀을 맡아 3년 동안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일한 결과 거리가 변화돼 뿌듯하다. 정성들인 만큼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광고물 업무가 특성상 민원이 많아 힘든 점도 많았다. 점포주 간의 내부적인 문제를 가지고 관을 통째로 흔들어 버리는 민감한 민원도 아직까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1년에 들어오는 민원만 해도 250건이 넘고, 빗발치는 전화 민원은 말할 것도 없다. 힘들었지만 팀웍이 좋아 웃으며 일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광고물에 대해 공부하다가 옥외광고에 관한 논문까지 쓰게됐다. 논문에 밝혔듯이 국내에 자영업자의 비중이 취업자의 33.6%에 해당한다. 유럽과 같은 서구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간판과 매출의 상관관계 등 옥외광고에 대한 논문이 빈약한 현실이 안타깝다.

또한 현장에서 보면 건물이 다양한데도 3층 이하에만 가로형 간판을 설치해야 한다든지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부분 등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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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승만 광고물정비담당


2009년 당시만해도 간판을 모르고 시작했는데, 사업을 3년 동안 하다보니 전문가 만큼은 아니지만 광고물에 대해 알게됐다. 그러면서 간판을 잘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많이 생겼다. 처음에는 소재의 퀄리티가 좋은건지 나쁜건지도 구분 못했는데, 알게 되면서부터는 까다롭게 선택하게 돼 시공사들의 하소연도 이만저만 아니었다.

우리는 법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지만, 실제 장사하시는 분들은 간판을 목숨처럼 여긴다. 규정대로 간판을 바꿀 경우 간판을 시각적으로 수용하는 시민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불편한 게 현실이다. 사업 시행 후 매출이 줄었다는 불만이 있을 때 현실과 법의 괴리를 느껴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무질서한 간판이 난무한 거리를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업소주들에게 ‘간판을 수용하는 시민을 먼저 생각하라’고 설득시켰다.

앞으로 더 좋은 간판들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률적인 규정대신 각 지역 특성에 적합한 차별화된 규정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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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도 광고물정비담당


사업을 실시하며 주민들의 동의와 설득을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누구나 크게 걸고 싶어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게 현실이었다. 규정에 따라 간판을 정리하는 데 업주들의 불만이 많아 어렵기도 했지만, 나중에 입주하다보니 간판을 걸 수 없었던 점포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간판 자리를 마련해준다든가 했을때는 보람을 느꼈다. 또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칭찬, 주말까지 나와서 일한다고 격려해주는 상인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

실무를 하다보니 거리의 간판도 문제지만 법이 현실을 못따라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현재 LED가 간판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광류에 포함해서 LED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안된 상태다. 캡을 씌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전기로 명시한다든가 상황에 따른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전자현수막과 관련된 규정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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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무근 광고물정비담당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광고물 업무에 대한 기피 인식이 강하다. 주로 단속하고 정비해야 하는 업무라 민원인들과의 마찰과 시비가 잦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상대한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만개에 가까운 광고물을 정비했는데, 일을 마무리하고 보니 스스로 자부심과 보람도 느꼈다. 특히 광고물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보니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현장에서 점포주들과 대면할 때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되는데도, 법적인 부분과 현실과의 괴리에 부딪혀 해줄 수 없는 것들이 아쉬웠다. 건물의 형태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일정한 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전면이 유리로 돼있어 간판을 설치하기 어려운 부분, 건물에 100평 임대업소나 10평 업소나 간판 하나만 적용해야 하는 부분 등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 일정한 기준은 필요하지만 지자체에서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재량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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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영 광고물정비담당


개인적으로 노점 업무를 담당하다 광고물팀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민원도 많아 쉽지 않은 업무였지만 팀웍이 좋아 일하기가 수월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잘된다. 시의 노력의 결과 시민들의 인식이 변한 것을 보고 놀랄 때가 많다. 주변에 아는 분들이 있는데, 본인 업소도 시범가로 구간처럼 간판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간판 글자가 작아지는데 뭐가 좋냐’고 반문하면, 되레 ‘지금은 간판을 크기로 보고 오는 시대 지났다’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시민의 인식이 많이 변화됐다는 증거다.




이승희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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