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20호 | 2011-05-18 | 조회수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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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예술과 영상·IT기술의 컨버전스… 새로운 관광자원 구축 매일 저녁 3시간 한국의 문화관광 영상 콘텐츠 표출
한국관광공사 본관 앞 특설무대에 설치된 상징조형물의 모습. 낮에는 가운데가 빈 ‘창’의 형상을 하고 있다.
저녁이 되면 조형물의 ‘창’ 부분에 설치된 매직글라스가 불투명 스크린 형태로 변해 프로젝션 영상을 송출하는 화면이 된다.
영상은 리어타입으로 설치된 산요의 4,500안시(ANSI) 고성능 프로젝터를 통해 비춰진다. 조형물의 높이가 높기 때문에 뒤편에 별도의 하우징을 제작해 프로젝터를 설치해야 했다.
이 작품에는 특수 소재인 매직글라스가 적용됐다. 국내의 DM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이 제품은 두 장의 유리사이에 특수필름을 넣어 압착한 접합유리로, 평시에는 투명하지만 전원을 공급하면 불투명으로 변환돼 프로젝터용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어라~ 조금 전까지 분명히 투명한 유리였는데, 영상이 나오네”
“저게 전광판이야, 조형물이야? 신기하다.”
지난 5월 2일 늦은 저녁, 서울 청계천로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본관 앞 소광장은 때 아닌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광장 특설무대 위에 설치된 평범한 조형물 위로 어둠이 내려앉자, 어느 순간 비정형의 영상화면이 마술처럼 나타나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송출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자사 상징조형물에 디지털미디어 기술을 접목,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아트로 재탄생시키고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공사는 청계천로의 관광자원 개발 및 한국의 다양한 문화관광 유산 홍보를 위해 상징조형물의 디지털미디어化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 4월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 2006년 설치된 이 상징조형물은 ‘ㄱ’자 모양의 붉은색과 푸른색 철구조물이 사각으로 연결되는 ‘창’ 형태로 이뤄져 있는데, 그 형상처럼 ‘한국을 새롭게 비추는 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조형물은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오가는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도 전달하지 못한 채 그저 도시의 풍경으로만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다.
이에 공사 측은 조형물에 디지털미디어를 입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 조형물에서 창에 해당하는 가운데 빈 공간을 영상 스크린으로 활용키로 했다.
사업을 기획한 한국관광공사 IT센터의 김경태 차장은 “이번 사업은 의미가 퇴색되고 있던 조형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었다”며 “IT융복합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을 위해 기존의 조형예술과 디지털미디어의 컨버전스를 시도했다”고 사업취지를 밝혔다.
사업의 진행은 입찰을 통해 선정된 영상 시스템 전문업체 프라이머스코즈가 담당했다.
이 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작업에는 조형물이 지닌 ‘창’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 매직글라스라는 첨단 소재를 적용했다. 매직글라스는 두 장의 유리사이에 특수필름을 넣어 압착한 접합유리로서, 평시에는 투명하지만 전원을 공급하면 불투명으로 변환돼 프로젝터용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프라이머스코즈는 조형물의 빈 공간에 이 매직글라스를 설치하고, 리어타입의 프로젝터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을 통해 약 120인치 크기의 화면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작품의 큰 외적 변화 없이 디지털미디어로서의 변신이 가능했으며, 평시에는 뒤가 훤히 들여다보이던 공간이 밤이 되면 영상매체로 변화되는 극적효과도 함께 얻게 됐다.
프라이머스코즈 기획팀 김동한 부장은 “이번 사업은 얼핏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4면의 길이가 모두 다른 비정형의 화면에 영상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영상 마스킹(masking)작업이 필요했다”며 “영상이 투사되는 것이 아니라 조형물 자체에서 영상이 나타나는 것 같은 효과를 연출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작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매우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계천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승민씨는 “매일 오가며 봤던 조형물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IT기술의 우수성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성미양 또한 “청계천의 야경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긴 것 같다. 독특한 형태의 화면이 매우 인상적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은 매일 저녁 6시 50분부터 10시까지 3시간 10분간 가동되며, 한국관광공사가 자체 제작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송출된다. 공사 측은 향후 이 작품을 통해 공연 등을 실시간 중계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한국관광공사 IT센터 김경태 차장은 “이 작품은 한국의 문화관광유산을 널리 홍보하는 한편, 청계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IT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여러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이러한 사업을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