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현재 새로운 브랜드 ‘올레’를 내세운 SI 작업에 한창이다. 사진은 40T의 통아크릴을 심볼마크로 채택한 KT 신규사인의 이미지.
아크릴 사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업계간 과열 경쟁으로 채널사인의 가치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아크릴 사인이 고급화, 차별화된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기업이나 프랜차이즈의 간판 교체 현황을 통해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간판을 교체하는데 있어 신규 디자인 모델로 아크릴 사인을 채택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더페이스샵, 더샘, 아리따움, KT 등이 최근 로고나 심볼마크를 연출하는데 있어 아크릴 사인을 채택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올레’라는 브랜드로 ‘새 옷’ 갈아입기에 한창인 KT가 ‘쇼’ 간판 때부터 고수해오던 성형사인을 채택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심볼마크를 아크릴 사인으로 제작, 교체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기존의 에폭시 면발광 사인을 아크릴 사인으로 바꿔 달았으며, 이어서 채널사인을 고수하던 뚜레주르도 아크릴 사인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밖에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등 화장품 업종들도 기존의 플렉스나 채널사인을 서서히 아크릴 사인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요즘들어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작고, 슬림하고, 빛이 미려해야 한다’는 사인의 최신 트렌드에 아크릴 사인이 가장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아크릴 사인은 기본적으로 CNC장비 작업을 기반에 두고 하는 조립형태의 사인인 만큼 작고 슬림한 표현이 자유롭고, 빛도 전광, 측광, 후광 3면을 여러 조합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노출할 수 있다.
기존의 채널사인들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이런 표현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아크릴 사인과 비교해 볼땐 분명 표현력의 한계가 있다.
에폭시 사인도 에폭시를 얼마나 충진하는지, 측·후면에 어떤 소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작고’, ‘슬림하고’, ‘미려한 빛’이라는 세가지 공식을 충족시키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자외선에서 에폭시 팽창으로 인한 균열이나 변색, 사후 A/S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아크릴의 경우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일자 형태가 아닌 사선의 형태나 굴곡 등의 표현이 가능한데, 이처럼 입체의 표현력이 우수하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수한 컬러 표현력도 함께 손꼽히는 장점이다. 물론 소량 제작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기업의 CI나 BI를 교체할 때와 같이 대량 생산을 하는 경우 아크릴을 독자적인 컬러로 조색해 사용할 수 있다.
아크릴 사인이 새로운 태동기를 맞고 있는 것은 관련 장비의 보급이나 소재의 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금의 아크릴 사인은 1970년대 유행했던 아크릴 사인과 달리 수작업이 아닌 CNC라우터 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옥외광고업계에 CNC라우터의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또한 아크릴 사인 자체가 작고 슬림하기 때문에 내장되는 LED모듈이 마찬가지로 작고 슬림하면서 유연성을 띄고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PCB타입을 비롯해 아크릴 사인에 걸맞는 다양한 형태의 LED모듈이 개발, 보급되고 있어 아크릴 사인의 풍부한 표현을 가능케 하고 있다.
아크릴 소재 역시 UV코팅 등 후처리를 통해 변색의 문제가 계속적으로 보완되고 있으며, 아크릴 접합기술도 많이 발전하고 있는 추세여서 아크릴 사인 개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크릴이라는 소재 자체의 특성, 제작을 둘러싼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아크릴 사인. 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경우 연간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아크릴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1970년대 아크릴 간판 전성기 이후 아크릴은 플렉스 등 다른 소재에 밀리면서 옥외광고 업계에서 그 수요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있던 수요도 겨우 실내사인에서만 나오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의 아크릴 사인은 실내 뿐 아니라 실외까지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아크릴의 수요는 종전의 실내에서 실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지금의 아크릴 사인은 구조적으로 30T 이상의 아크릴 두께가 요구되기 때문에 사인의 크기가 작더라도 두께감에서 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소재와 함께 관련 시스템의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아크릴 사인을 만들려면 아크릴을 조각하고 절단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돕는 장비는 기본적으로 CNC라우터다. CNC라우터와 함께 관련 장비인 레이저 커팅기의 수요도 있을 수 있다.
아크릴 사인의 측면에 스테인리스 스틸 등 금속으로 입체를 세우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CNC라우터와 같은 아크릴 가공 장비 뿐 아니라 채널벤더의 수요도 함께 예상해 볼 수 있다.
제미니씨엔씨 김상일 대표는 “아크릴 사인 제작에는 설계, 디자인의 정밀도가 요구된다”며 “그런만큼 CNC라우터나 채널벤더 등 관련장비는 필수”라고 전했다.
제작업계에는 사인의 가치를 격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관련 소재나 시스템 업계에는 새로운 수요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아크릴 사인의 향후 확대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