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22호 | 2011-06-15 | 조회수 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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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별로 엇갈린 해석에 간판 허가 희비의 쌍곡선
‘단순 인테리어 요소다’ VS ‘분명한 광고물이다’ 해석 분분 광고물로 해석될 경우 허가 불가… 디자인 수정 불가피
‘쉐보레’로 새 옷을 갈아입은 한국GM의 대리점 간판. 매장을 가로지르는 파란색 리본(사진 속 빨간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의 광고물 진위 여부를 두고 지자체 별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쉐보레’ 매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분할하고 있는 파란색 라인은 광고물일까, 아닐까?
한국GM이 ‘쉐보레’의 브랜드 도입과 함께 전국의 부품 및 정비소, 판매 대리점의 간판 및 인테리어를 바꾸는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하고 있는 가운데, 매장의 디자인적인 요소로 적용된 파란색 라인을 둘러싼 지자체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광고물을 허가하는데 있어 이를 광고물에 포함시키느냐, 불포함시키느냐가 쟁점이다.
최근 리뉴얼 작업이 완료된 쉐보레 매장을 보면 외관이 통유리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형태를 띄고 있으며, 길다란 직선으로 이뤄진 파란색 라인이 매장의 좌우를 가로지르며 이어지고 있다. 이 파란색 라인은 쉐보레 로고인 나비넥타이(보타이)를 형상화한 것으로, GM 측은 ‘리본’으로 통칭하고 있다. 리본은 철구조물로 제작되며, 단층 매장에 설치되느냐 2층형 매장에 설치되느냐에 따라 사이즈가 상이하게 설계돼 있다.
이 리본이 바로 광고물 허가 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논란의 핵심은 리본을 광고물로 보는가, 아닌가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인테리어의 요소로 보고 있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이를 광고물로 해석하고 있는 것.
이같은 해석의 차이는 특히 광고물의 규제가 타이트한 서울시 내 자치구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내 20개 자치구가 이를 광고물로 보지 않았으며, 5개 구가 광고물로 해석하고 있다.
20개의 자치구의 판단대로 리본이 인테리어적 요소라면 광고물 허가 심의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지만, 이와 달리 광고물로 해석할 경우 디자인 수정없이는 설치 허가를 득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리본을 광고물에 불포함 시킨 20개 자치구는 ‘매장의 리본은 파사드나 혹은 인테리어의 디자인 요소일 뿐 광고물은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반면 리본을 광고물로 판단하는 자치구의 경우 이를 인테리어적인 요소로 볼 수 없으며 광고물로 봐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간판 하단과 맞딱드린 파란색 라인이 바닥까지 이어지고 있어 광고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간판과 이어지는 라인을 간판과 이격 거리를 두고 시작되도록 디자인 수정을 권장해 간판 설치 허가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GM 담당 제작업체가 다른 지역 설치 사진을 들고와 허가 가능 여부를 사전 질의한 적이 있는데, 해당 라인은 분명히 간판과 연결되기 때문에 인테리어적인 요소로 볼 수 없고 광고물에 해당한다고 의견을 전달했다”며 “차라리 리본을 매장에서 도드라져보이는 파란색이 아닌, 매장 외관 유사색으로 처리했다면 인테리어로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제작사 측에 리본을 아예 인테리어 유사색으로 처리하든지 아니면, 리본도 판류형 간판으로 볼 수밖에 없으니까 1층 판류형 사이즈 규격인 세로 80cm, 매장의 가로폭 80%에 맞추도록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리본의 해석은 차치하고 외장의 마감인 강화유리의 사이즈를 지적한 경우도 있다. 금천구 관계자는 “파란색 라인 같은 것은 상관 안한다”며 “하지만 간판의 배경이 되고 있는 강화유리 자체가 광고물이기 때문에 1층 판류형 규격을 맞춰오지 않으면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같이 지자체의 상이한 해석에 따라 광고물 허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광고주와 업계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허가를 받으려면 지자체의 요구대로 디자인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고유의 디자인이 훼손되고 기형적인 형태의 디자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디자인이 형편없다면 모를까 잘된 디자인은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런가 하면 기업의 간판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 실무자는 “간판 규제가 타이트해 지면서 이같은 일이 빈번해지고 있는데, 통합된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조치”라며 “규제를 위한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디자인을 추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업계 일각에서는 자치구마다 다른 규정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중론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개정된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이 시행되면 시도지사의 권한이 강화되기 때문에 기초자치단체마다 상이한 기준들의 통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업계는 걱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종전보다 더욱 타이트한 규제안들이 시도 조례로 정해지게 되면 지금보다 광고물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