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23호 | 2011-06-29 | 조회수 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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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우리말 이름 적힌 간판들 ‘색다르네~’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색 스트리트 퍼니처에도 ‘눈길’
경기도 고양시는 화가, 무용가, 작가, 배우 등 예술가들이 그 지역에 얼마나 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보헤미안 지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할 만큼 문화예술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는 이런 고양시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각각 덕양구와 일산 동구에 위치한 어울림과 아람누리는 고양시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 고양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매일매일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이뤄질 뿐 아니라, 아이스링크와 수영장과 같은 시민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또한 고양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만큼 어울림과 아람누리에서는 평범한 듯 개성있는 사인물과 다양한 스트리트퍼니처들이 설치돼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특히 순수 우리말로 이뤄진 그 명칭처럼 공연장과 극장, 미술관 등 공간 내에 위치한 모든 시설에도 우리말 이름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곳에 처음 방문하면 ‘얼음마루(아이스링크)’, ‘몸과 마음 닦음터(실내체육관)’등 우리말이기 때문에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건물의 사인 앞에서 매우 신선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울림누리
어울림누리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에 위치한 복합 문화체육 공간이다. 2004년 9월 1일에 개관했으며, 문화체육시설이 부족한 경기도 서북부 최초의 대규모 복합 시설로 준공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는 1,200석 규모의 대형 극장 ‘어울림극장’을 비롯해 400석 규모의 소극장인 별모래극장, 야외극장인 ‘꽃메놀이터’, 실내체육관 ‘덕양몸과마음닦음터’, 아이스링크 ‘성사얼음마루’, 문화센터인 ‘고양별따기배움터’ 등이 들어서 있다.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의 입구사인은 모두 커다란 석재로 이뤄졌다. 특히 어울림 누리의 입구사인은 가공되지 않은 바위를 사용해 웅장한 느낌을 전달한다.
회색의 거대한 기둥에 화려한 채색을 입힌 안두진 작가의 ‘만들어진 하늘’ 광장에 설치된 석재 캐노피에 실사출력물로 제작된 작품을 입혀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탈바꿈시켰다.
카페를 안내하는 사인물의 모습도 독특하다.
어울림누리에서 건물과 공간 전체를 활용한 다양한 설치 미술 작품을 볼 수 있다. 사진은 건물 벽 전체를 캔버스로 사용한 듯한 모습의 작품 ‘멜팅 스페이스’로서 한성필 작가가 실제 건물 공사에 사용됐던 가림막을 사진으로 재현한 후 이를 다시 거대한 실사출력물로 제작해 외벽에 부착했다.
이진준 작가는 콘크리트 계단을 서정적 벤치로 변화시켰다. 계단에 그려진 벤치 그림위에 앉은 사람을 전방에 위치한 카메라 그림 위에 서서 바라보면 마치 실제 벤치위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간이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여기에 사람이 더해져 완성되는 어울림의 미술이다.
보석과 고양이의 모습을 형상화한 예술작품과 같은 벤치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산책하면서도 손쉽게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광장이 지닌 가치를 일깨운다.
아람누리
2007년 5월 개관한 아람누리는 어울림누리와 마찬가지로 고양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공연장이다. ‘도심 속의 도심’이라는 목적으로 건물마다 대지, 바람, 불, 물의 거리를 설정해 색다른 건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초 일산문화센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울림누리와 마찬가지로 순수 우리말 이름을 사용하자는 취지에 따라 ‘아람누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1,887석 규모의 오페라극장인 아람극장, 패션쇼부터 마당극까지 모든 장르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실험적 성격의 극장인 새라새극장, 전시공간인 아람미술관, 아람누리도서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석재로 제작된 입구사인.
아람누리의 건물들은 별도의 사인을 설치하지 않고 건물의 유리벽 내부에 실사출력물을 부착해 사인을 구성했다. 건물마다 다른 색상으로 이뤄진 출력물들이 깔끔하면서도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울림누리의 작품들처럼 아람누리에서도 건물에 실사출력물을 부착해 구현한 독특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지하 갤러리의 사인도 건물이 지닌 느낌이 연결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사인 우측에 스테인리스와 아크릴을 사용해 개장시간을 안내하는 부분을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자판기와 자판기 뒤편의 벽면에 같은 문양의 시트를 부착함으로써 자판기 자체가 공간의 액세서리와 같은 느낌을 구현한다.
순수 우리말 명칭 단 사인 더 눈에 띄네!
어울림과 아람누리 내의 모든 시설들의 명칭은 순수 우리말로 이뤄졌다.
사인물의 형태가 그리 독특하지 않음에도 새롭게 다가오는 우리말 이름만으로도 시선을 잡아끈다.
새롭게 다가온다는 의미의 ‘새라새극장’, 아이스링크의 우리말인 ‘얼음마루’ 등의 신선한 이름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