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26호 | 2011-08-17 | 조회수 2,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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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광고물 가이드라인과 상충… 이중 규제 여지 있어 일선 행정기관 공무원 업무 가중… 현재 행정력으론 무리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이 개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개정안 중 신고 배제 대상이었던 5㎡ 이하의 간판이 신고 대상으로 포함되는 데 따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법령 개정안에 따르면 신고대상 광고물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 5조에서 ‘가로형간판중 면적이 5제곱미터 이하인 간판’을 6조로 변경하고 신고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또 종전에 신고대상이 아니었던 창문이용 광고물도 신고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사실상 허가 대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간판이 신고대상이 된 셈이다.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간판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야 불법광고물의 양산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개정안이며, 법의 취지와 반대로 오히려 불법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법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가장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쪽은 일선행정기관 담당자들이다. 현재의 행정력으로 이를 뒷받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광고물 담당부서 내에 신고, 허가 업무 처리를 하고 있는 담당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한데, 5㎡ 이하의 가로형간판이 신고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이들이 처리해야 하는 민원 건수는 비약적으로 많아진다는 것. K구의 한 담당 공무원은 “그 수를 정확하게 추산할 수는 없지만, 수만건에 이르는 양이 될 것”이라며 “예전과 같이 동 담당자가 있어 해당 업무를 대응할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동 담당자도 없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업무 가중이 너무 압박적이다”고 전했다. T시 광고물 담당자도 “사실상 50% 이상을 차지하는 불법 간판이 신고 대상이 될 텐데 그 많은 업무를 어떻게 1인이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이는 행정력을 보강한다면 사후에라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광역자치단체별로 시행하고 있는 광고물 가이드라인과 해당 개정안이 상충된다는 데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로형 간판의 크기를 가로의 경우 업소 전면 폭의 80%(최대 10m), 세로는 80cm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면적 5㎡ 이하가 이 규정과 교집합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가이드라인의 규정에 맞춰 가로 6m, 세로 80cm로 허가를 낸 간판의 면적이 5㎡ 이하가 되므로 신고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결국 이 간판은 법령을 통해 한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또한번 이중 규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또 과거에 허가를 받은 간판이라 할지라도 가이드라인 시행 이전의 간판들은 형태가 더욱 다양해 다시 신고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는 것들도 상당수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한 공무원은 “이 개정안과 현행 지자체 가이드라인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가이드라인을 없애던지, 아니면 이 개정안에 대해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D시의 한 광고물 담당자는 “기존의 불법도 제대로 처리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완화보다는 규제에 무게중심을 둔 개정이 이뤄지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돼 오히려 합법보다 불법을 택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현실성있는 법개정 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