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27호 | 2011-08-31 | 조회수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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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판 모방한 생활형 간판 ‘봇물’
파리바게뜨 간판은 생활형 간판의 롤모델이 되었던 대표적인 간판이다.
요즘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전후광 방식의 면발광사인을 채택한 간판 사례.
40T 통아크릴을 채택한 KT의 올레 간판도 요즘 생활형 간판들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LED모듈의 도트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과거 파리바게뜨, LG텔레콤 폰앤펀 매장 등이 사용했었던 방식이다.
LG텔레콤이 선보였던 성형간판.
기업의 간판에서 볼 수 있었던 성형간판을 요즘은 일반 점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생활형 간판은 기업형 간판의 축소판이다.
생활형 간판은 생계형의 소규모 점포에 설치되는 간판으로 언뜻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등의 기업형 간판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당수의 생활형 간판들이 기업형 간판이 추구하는 디자인이나 형태를 쫓아간다. 디자인에서부터 소재의 사용에 이르기까지 기업형 간판에서 모티브를 얻고 한단계 진일보한 형태로 응용하기도 한다. 기업형 간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파리바게뜨 등 기업 모방사례 다수
“파리바게뜨처럼 만들어주세요~”
2007년도를 전후해, 간판집에는 이같은 신종 주문법이 등장했다. 당시 백페인트글라스, LED 등 첨단의 소재를 활용해 리뉴얼했던 파리바게뜨 간판을 접한 일부 점주들은 해당 점포의 간판을 파리바게뜨와 닮은 꼴로 만들고자 했다.
당시의 파리바게뜨 간판은 디자인이나 소재의 응용성 등 다방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간판. 간판을 생계와도 연관시킬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형 점포의 점주들에게는 더욱 닮고 싶은 로망이었던 것이다. 한 제작업계 관계자는 “당시 파리바게뜨 간판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방하고 싶어하는 점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근래에 교체된 KT의 ‘올레’ 간판도 파리바게뜨처럼 일반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아크릴 제조사 관계자는 “아는 지인이 올레 간판을 보고 반해 자신이 운영중인 매장의 간판을 올레 방식으로 설치했다”며 “통아크릴로 표현된 3D같은 입체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 간판 시장에서 기업의 간판을 모방하는 이같은 사례들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는 것으로, 이밖에도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기업 간판이 간판 문화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디자인, 소재 등 트렌드 주도
이처럼 기업형 간판이 생활형 간판의 트렌드를 이끄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은 이미지를 중시 여기는 만큼, 매장의 간판에도 해당 회사의 이미지를 잘 담아내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우선 전달력있는 디자인을 만드는데 주력하며, 다음으로는 평면에 그려진 디자인을 3D의 공간에 제대로 표현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간판을 변경할 때 수차례의 샘플 작업을 시도하는 이유다.
또한 평면에 있는 디자인을 현실 공간에서 제대로 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간판의 소재다. 어떤 소재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즉, 기업들은 간판을 만드는 데 있어 최선의 디자인, 또 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소재를 찾고자 한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들이니 만큼, 트렌드를 앞서갈 수 밖에 없고 앞선 트렌드는 생활형 간판의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1990년대 은행들이 대형 파나플렉스 간판을 달기 시작한 것이, 일반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간판의 80%가 플렉스 간판으로 뒤덮여진 것처럼 기업의 움직임은 시장 전반의 문화를 뒤흔들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의 간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