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0호 | 2011-10-17 | 조회수 6,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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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현상 잡고, 색상 22종으로 다양화
고영화 신임대표.
대성트림의 사업의 전화기를 맞으며, 품질 개선에 나섰다.
제미니트림, 와그너트림 등 외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트림 시장에서 트림의 국산화에 주력해온 대성트림이 국산 제품의 안정화를 목표로 제 2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어 주목된다.
트림은 해외에서 먼저 개발, 생산돼왔던 제품인 만큼 후발주자인 국산의 경우 가격을 앞세워 나오다보니 품질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대성트림(대표 고영화) 역시 국산 트림이라는 부분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품질에 대해서는 시장의 냉담한 반응과도 맞딱드려야 했다. 외산 트림에 비해 색상이 고르거나 다양하지 않고 백화현상이 발생하거나 강도가 약하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대성트림은 이같은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수용하고 최근 품질 개선에 나섰다. 제품의 색상을 다양화하고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백화현상도 해결했다.
회사가 품질개선에 나선 것은 제품의 대외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내적인 요인도 있다. 그간 대성트림의 주춧돌이 돼왔던 홍순환 대표가 지난해 간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해당 사업을 부인이 이어가게 된 것. 회사가 사업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만큼 변화는 불가피했다.
대성은 오랫동안 고인의 아이디어와 개발 노력으로 이어진 사업체였기 때문에, 대성트림의 존립 근거 자체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고영화 대표는 남편이 오랫동안 어렵게 이어온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남편이 생전에 사활을 걸었던 사업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고인의 일욕심은 업계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유명했다. 고영화 대표는 “남편은 자나깨나 일, 사업, 아이템만을 생각했다”며 “일에 대한 의욕이 넘치다 못해 중독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 자체가 그의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채널사인 장비, 에폭시, 트림에 이르기까지 채널에 관련된 것은 닥치는 대로 개발했던 그였다. 또한 앞선 아이템으로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고 대표는 “남편이 너무 앞서가서 그런지 개발품들이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일은 곁에서 하는 것만 지켜봤지 관여해본 적도 없지만, 사업을 이대로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고 또 그동안 남편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스스로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짧은 기간이지만 채널을 비롯해 옥외광고 시장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해야 했다. 특히 주력상품인 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 대표 자리에 오른 직후 한 일이 바로 시장조사였다. 그동안 거래처였던 곳이나 잠재적 거래선을 상대로 직접 발품을 팔고 다니며, 기존 제품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찾았다.
고 대표는 “그동안은 트림을 개발해 판매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이제는 품질의 개선을 생각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제품 하나를 판매하는데 치우치지 않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나를 팔더라도 좋은 제품을 팔겠다는 각오를 세웠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수집한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제품 재개발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해당 분야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압출전문가를 영입, 제품 재개발 및 테스트를 여러번 거쳤다.
고 대표는 “그동안 수집한 문제점들에 대해 관대한 시선을 보내는 소비자들도 많았지만 제품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보다 완성도 있는 제품을 내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테스트하고 맘에 안들면 버려지는 게 많았지만,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백화현상을 잡는 적정선을 찾아 제품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제품의 색상도 기존의 14종에서 22종으로 다양화했다. 또한 색상도 일정하게 나올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제품을 개선했지만, 판매가는 기존 그대로 고수하기로 했다. 고 대표는 “개발비용이라는 부분이 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생각은 없다”며 “마진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뛰어든 간판 시장을 겪어보니 옥외광고업이 사회적으로 ‘3D’ 업종으로 인식된다는 게 안타깝다는 고 대표. 그는 “간판은 디자인, 소재, 기술, 현장의 상황 등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하모니를 이뤄야 하는 종합예술로, 장인정신으로 사업을 영위해나가면 분명 이 업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나부터가 그것을 실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때 내부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성트림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 제품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신임 대표의 각오도 남다르다. 여성의 섬세함으로 새로 태어날 대성트림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