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30호 | 2011-10-17 | 조회수 5,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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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명확한 ‘컨셉’이 만든다 상품 형태 및 운영 방식에 대한 지속적 개선도 필요
옥외광고시장에 불어오는 디지털 사이니지 열풍은 날로 그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디지털 사이니지의 도입이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아날로그 광고매체가 디지털 광고매체로 교체되는 움직임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사이니지는 옥외광고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시장 자체가 초기인 까닭에 내외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여러 공간에서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지금, 시장 일각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 회의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예상보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이에 본지에서는 무한한 잠재력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의 허와 실, 그리고 성공적인 사업모델로 정착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2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나우쇼잉과 함께 롯데시네마에 공급되는 IS. 터치스크린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가위바위보 게임 등 유희적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바이널이 롯데시네마에 공급하고 있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사이니지 ‘나우쇼잉(Now Showing)’. 관람객이 관심있는 영화 앞에 다가서면 감지 센서가 반응해 해당영화의 상영시간, 평점, 상세 정보 등이 제공된다. 영화 정보와 더불어 전체 연결된 화면 전체가 반전되면서 광고영상을 표출한다.
디스트릭트가 출시한 광고플랫폼 ‘스티커스 테이블’. MS가 개발한 서피스2.0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테이블에 설치된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송시키는 등의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함께 광고를 표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키오스크코리아 개발한 투명 LCD를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 ‘아이스(ICE, Idea for Creation and Evolution)’. 아이스는 이런 투명 LCD의 특성을 활용해 정보 전달과 실제품 전시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화면 뒤쪽에 공간을 마련, 실제 제품을 넣어 보여줄 수 있게 한 것. 특히 이 전시공간에 특수 장치를 이용해 제품을 회전시키는 기능(무빙 기능)을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각도에서 제품이 비춰질 수 있게 했다.
글래스미디어는 개발한 디지털POP ‘팝스크린’. 리어타입 프로젝터에서 쏘아진 영상이 전면의 스크린에 투사되며 고화질의 영상을 표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특히 영상이 투사되는 스크린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어 제품이나 로고의 형태로 화면을 디자인해 주목도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제품 및 업종의 성격도 강렬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
▲대상 공간에 최적화된 ‘매체 컨셉’ 개발이 관건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익성의 개선이다. 지난 호<228호 22~23면>에서 설명했던 바처럼 현재 국내에서 광고사업을 위해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중 디지털 사이니지 자체만으로 성공적인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매체는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물론, 디지털 사이니지의 범주에 기존 설치돼 있던 LED전광판 등의 단방향 광고매체를 포함할 경우에는 그 수치가 달라지겠지만, 인터랙티브 기능을 통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광고매체라는 측면에서 짚어 볼 때, 디지털 사이니지는 아직 의미있는 사업모델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사이니지가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 강력한 광고매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대상 공간에 최적화된 매체의 컨셉 개발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의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서 부재했던 것이 바로 ‘컨셉’이었다는 것이다.
국내에 설치된 광고 목적의 디지털 사이니지 중에서는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첨단 기술의 접목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제품은 드물다. 단순히 좋은 위치에 서 있기 위한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급급한 구색 갖추기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교통 및 주변 지리 정보를 제공한다던가, 그리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이 다가와 주길 바라는 것은 ‘스마트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아날로그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광고기획자들의 판단착오라고도 볼 수 있다. 아날로그 광고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와 사이즈다. 얼마나 좋은 자리에서 얼마만한 크기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느냐가 핵심이었던 만큼, 광고기획자들은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했던 것이다.
▲소비자 참여 유도할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 필요
물론, 디지털 사이니지도 위치와 크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사이니지는 그와 더불어 시스템의 형태와 컨셉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시스템의 형태에 따라 인구밀집 지역보다 조금은 여유로운 공간에서 오히려 더 강력한 홍보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광고매체가 얕고 넓게 퍼지는 미디어라면 디지털 사이니지는 한명 한명의 잠재 고객을 상대로 보다 집중력있는 홍보를 할 수 있는 미디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스틸샷 광고와 동영상 광고의 단순 비교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인데, 스틸샷은 한번 스쳐보기만 해도 대상 제품을 알 수 있지만, 동영상 광고의 경우 끝까지 보지 않으면 무슨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광고의 무작위 노출보다는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 개발업체 바이널의 이범준PD는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중요한 것은 일단 매체 앞까지 소비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 공간의 특성과 활동하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조사해 필요한 것이 편의기능인지 시간을 때울 엔터테인먼트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직 많은 광고 기획자들이 인터랙티브 기능을 터치스크린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들이 밀집한 공간에서는 위생상 터치스크린에 손을 대는 것조차 꺼리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기술적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아직 그 분야가 생소하기 때문에, 광고집행 후 효과 분석을 통해 상품 형태나 운영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광고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순환 작업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
▲양방향 소통 위해서 운영방식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편, 일각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의 운영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대부분은 기존 전광판과 같이 구좌 판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개 매체가 약 16~20개 정도의 구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콘텐츠의 가동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이런 운영방식은 기존의 단방향 디지털 사이니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양방향 소통을 전제로 하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사이니지의 활용에서는 걸림돌이 된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광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매체로 다가와 제품을 조작해 그에 대한 결과를 얻는데 까지 일련의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광고가 나오는가 싶으면 곧바로 다음 광고로 넘어가 버리는 현재의 운영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이오엠라이브의 황선범 차장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양방향 광고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광고주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구좌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단일 브랜드가 턴키로 광고를 집행하거나, 다수의 계좌를 한 업체에게 묶어 판매하는 등 운영 방식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은 일이다. 광고주들의 매체 운영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의 제작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해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질 수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옥외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 콘텐츠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매체 자체가 소비자를 끌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광고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또한 설치 후에도 지속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발전 가속… 시장에 활력 더해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는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 사이니지에 있어서도 멀티터치 기능은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일점 인식형의 기존 디지털 사이니지와 다중 인식이 가능한 멀티터치 제품은 활용성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의 일점 인식형 디지털 사이니지의 경우 아주 기본적인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멀티터치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에 활용될 경우, 관련 시장은 양적•질적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멀티터치 기능이 적용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된 바 있다.
멀티터치 센서의 경우 40인치 이상의 대형으로 갈수록 IR방식 및 광학식 멀티터치센서가 기능적•경제적으로 유리하다.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식 센서의 경우 비용은 저렴하나 터치의 정확도가 떨어지며, 스마트폰에서 사용되고 있는 정전용량식 터치 센서는 아직 대형 제품에 접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개발업체 알앤디플러스 관계자는 “향후에는 정전용량 방식이 뛰어난 경제성을 지니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 단계에서 가장 유리한 멀티터치 기술은 IR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테이블 형태로 만들어진 수평형 디스플레이 ‘전자테이블’도 주목해 볼 만한 아이템이다. 전자테이블은 사실 기존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수평으로 뉘여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의 내적 구조 자체는 대동소이하며 하우징의 차이, 즉 수직에서 수평으로의 디스플레이의 형태적 변화가 생겼을 뿐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테이블은 마주한 이와의 소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수평의 디스플레이보다는 수직의 디스플레이가 훨씬 편리하다. 즉 전자테이블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사람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테이블 ‘서피스’를 공급하고 있는 MS관계자는 “전자테이블은 컴퓨터의 미래기능이 ‘오락(entertainment)’과 ‘네트워킹(networking)’을 축으로 발전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제품”이라며 “멀티터치 기능을 통해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프로젝션 미디어와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투명LCD, 홀로그램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한층 더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런 제품들은 아직까지 신기한 디스플레이 기기로서 관심을 받고 있을 뿐, 광고매체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 및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옥외광고업계가 이런 새로운 플랫폼들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