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0호 | 2011-10-17 | 조회수 2,439
Copy Link
인기
2,439
0
타이트한 규제 벗어나 완화 사례 늘어 광고물 수량•크기 등 현실적 부분 고려 분위기 확산
타이트한 광고물 규제로 인해 불과 1년 전만해도 허가받기 어려웠던 크기의 광고물들의 설치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문자 크기 ‘45cm 이하’, ‘건물 가로폭의 80% 이하’로 제한돼오던 가로형 간판의 가로 길이 등 관련 규정보다 조금은 큼직한 사이즈의 광고물들이 허가를 통과하고 설치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획일 규제의 덫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프레임 및 채널제작업체 H사 대표는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사이즈의 채널사인, 프레임 등의 주문이 최근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워낙 타이트했던 규제로 주문이 들어오던 광고물의 사이즈가 상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확연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같은 변화가 조금은 의아해서 확인해보니, 불법도 아니고 허가를 받은 광고물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간판업체 K사 대표는 “얼마전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했었는데, 1업소 1간판이라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관청에서 간판 추가 설치를 허용했다”며 “지주형 간판을 간판의 원래 개수에 포함하고 가로형 간판을 파사드의 일부처럼 처리하는 식으로 규제의 덫을 피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광고물 크기나 수량에 대한 타이트한 규제보다 완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고시로 규정된 광고물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지나치게 규제일변도로 흐르고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간판업체 K사 대표는 “그동안의 규제가 너무 타이트하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면 현장에서는 주민들의 반발이 너무 크다”며 “간판정비사업의 경우 주민의 동의가 중요한 부분인 만큼, 아무래도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법 뿐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K구의 옥외광고물 담당자는 “점주들에게는 밥줄같은 간판인데, 그동안의 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많았다”며 “실무를 하면서 규정대로 적용하기에 애매한 상황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느정도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P시 담당공무원은 “쉐보레 자동차 간판처런 파사드에 디자인을 넣은 경우 규정대로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그 사례의 논란이 됐던 리본 부분은 간판이 아닌 파사드 디자인으로 결론을 내리고 허가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진정 디자인된 간판을 추구한다면 사이즈 규제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올들어 일정 지역을 특정구역으로 지정하고 광고물을 완화해주는 사례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정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더 타이트한 규제가 적용돼 왔던 게 관례처럼 굳어져왔기 때문에, 특정구역 지정고시의 남발에 대한 논란도 많아왔던 터였다.
하지만 최근에 나왔던 일련의 특정구역 지정고시 가운데에는 광고물 설치 완화를 내용으로 담은 사례가 적잖이 나왔다.
먼저 파주시는 지난해 11월 ‘옥외광고물 등의 특정구역 지정 및 표시제한 완화 고시’를 개정했다. 개정 고시는 7층 이상 건물은 4층까지 가로형 광고물 설치를 허용했으며 3~4층 건물은 글자 크기는 50cm에서 60cm로 확대, 규격을 초과한 기존 광고물을 사용할 경우 표시조건을 부과해 1회에 한해 연장 사용토록 하는 등 주로 광고물 설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지주이용 광고물은 6m 이상 도로변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업소에 한해 심의를 통해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어 충북 청주시는 지난 9월 택지개발지역과 주요 간선도로 미관지구와 간정비사업을 시행한 지역 일대를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고, 광고물 설치 기준을 완화했다.
고시에 따르면 1업소 1간판을 원칙적으로 적용하고 의료기관, 약국 등 특정 업소에만 2개까지 허용했던 광고물 수량을 특정시설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업소로 확대해 ▲연립지주이용광고물을 표시하는 경우 ▲도로의 곡각지점에 접한 업소로서 3층(7층 이상은 4층) 이하의 가로형 광고물 ▲건물의 양쪽에 도로가 접해 출입문이 양쪽으로 개방된 업소, 2개 층 이상을 사용하는 업소의 가로형광고물 ▲지하층과 2상 이상 업소가 설치하는 표준형 돌출광고물 ▲1층에 설치하는 소형돌출간판 등에 대해 광고물을 2개까지 설치토록 허용했다.
또한 그동안 70cm로 제한했던 광고물의 높이를 80cm로 완화하고 글자의 크기도 35cm 이내였던 것을 50cm까지 완화하고 2층 이상에는 층당 5cm씩 크게 해 최대 90cm까지 허용했다.
시가 특정구역을 확대하면서 기준을 대폭으로 완화한 이유는 그동안의 고시기준이 너무 강화돼 광고주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불법광고물이 양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판단에서다.
증평군도 증평읍 광장로와 중앙로 일대의 간판을 완화해주는 고시를 마련했다.
내용을 보면 청주시와 마찬가지로 개 업소에서 표시할 수 있는 광고물의 전체 수량은 1개 이내로 하지만 ▲의료기관, 약국 표지인 돌출간판을 표시하는 경우 ▲도로의 곡각지점 또는 앞뒤 도로에 접한 업소의 가로형 광고물 ▲건물 최상단에 건물명, 상징도형에 한해 표시하는 입체형 광고물 ▲5층 이상 건물의 부지 안에 설치하는 연립형 지주이용 광고물은 전체 수량을 2개 이내로 설치하도록 완화했다.
이밖에도 특정구역 고시 완화 사례나 실무 공무원의 재량으로 광고물의 타이트한 규제가 풀려가는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은 법이 아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광역자치단체의 권한이 강화되는데, 해당 지자체서 현실에 맞는 조례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